[파이낸셜뉴스] 지난 3일 대만에서 일어난 강진이 '골든타임(발생 후 72시간 이내)'까지 지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6일 대만 자유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중앙재난대응센터는 이날 오전 6시2분(현지시각) 현재 실종자는 외국인 2명을 포함해 10명이며 다른 636명은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팀은 실종자 가운데 6명이 진앙 인근 유명 관광지 타이루거 국립공원 내 바위 더미 아래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은 가장 최근 사망자 2명이 발견된 장소다. 현재까지 총 사망자는 12명이지만, 대만 소방 당국은 마지막 2명을 아직 공식 집계에 넣지 않아 10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고립된 이들도 대부분 타이루거 국립공원에 갇혀있다. 타이루거 국립공원에는 대만 100개 봉우리 중 27개가 몰려있고, 가장 높은 봉우리 해발은 3742m에 달한다. 그만큼 산세가 험해 구조가 쉽지 않다. 여행객과 트레킹족들이 상당수 실종자가 된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는 1133명으로 집계됐다. 여진이 계속되는 점도 구조 작업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중앙기상서(기상청)는 이날 오전 6시까지 총 588차례 여진이 있었다면서 규모 6 이상이 2차례, 규모 5~6은 21차례였다고 밝혔다. 진동이 확연하게 느껴진 여진은 133차례에 달했다. 한편 대만에서는 지난 3일 오전 7시58분 규모 7.2(유럽지중해지진센터·미국 지질조사국은 7.4로 발표) 지진이 발생했다. 대만 당국은 이번 지진이 약 2400명이 숨진 지난 1999년 9월 21일 규모 7.6 지진 이후 최대라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4-06 10:33:13#. "나이 74세. 치매 환자인 아버지가 한국 여행 중 사라졌어요, 부탁합니다" 지난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일본인 A씨가 올린 글이다. A씨는 "한국 여행 중 경증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가 실종됐습니다"라고 도움을 청했다. 게시물은 삽시간에 퍼졌고 8시간 후 A씨의 아버지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자의 빠른 신고와 경찰의 프로파일링 대조로 실종자를 골든 타임이 지나기전에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길을 잃은 외국인 치매환자를 단 8시간 만에 찾는 것은 행운에 가깝다. 외국인도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할 수 있지만 참여율이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거주하거나 장기여행하는 여행객을 위해 사전등록을 장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지문등록 참여율 0.3% 불과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지문 등 사전등록을 한 외국인은 총 7539명이다. 18세 미만 아동이 7154명,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이 86명, 치매환자가 299명 등록했다. 올해에는 지난달 29일까지 118명(18세 미만 아동이 91명,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이 5명, 치매환자가 22명)이 추가로 등록에 참여했다. 여전히 참여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 250만7584명으로 단순 비교만 해봐도 참여율은 0.3%도 넘지 않는다. 경찰 안팎에서 인천 실종사건을 SNS의 순기능과 경찰의 기지가 합춰진 '행운'이라는 평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실종자가 15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의 화장실에서 사라지자 함께 관광 온 가족이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사건을 접수한 종로경찰서가 중심이 돼 인상착의와 행적 등을 토대로 일대를 샅샅이 뒤졌고, CCTV 영상까지 살펴 그가 인천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초동 수사를 맡은 경찰이 프로파일링을 빠르게 대조한 끝에 실종자를 문제없이 찾을 수 있었다. ■"적극 알리고 제도화해야"지문을 사전등록하면 아동 등의 실종을 방지하고 실종자 발생 시에도 신속히 발견할 수 있다. 보호자가 18세 미만의 아동, 치매환자, 지적·자폐 장애인을 대상으로 미리 지문과 사진, 인적사항, 보호자 연락처 등을 경찰청 프로파일링 정보시스템에 입력하면 경찰은 실종 시 등록된 지문자료를 바탕으로 신속히 실종자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지문을 사전에 등록한 아동은 실종 이후 발견까지 걸리는 시간이 극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기준 실종아동을 찾는 데 평균 56시간이 걸렸지만 지문 등 자료를 사전에 등록한 아동은 평균 52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외국인 홍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이 지문 등 사전등록을 원하는 경우 영어로 된 안내책자는 있다"면서도 "따로 외국인에게 해당 제도를 홍보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건수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사전지문등록제는 실종아동 찾기뿐만 아니라 범죄예방 효과도 뛰어나다"며 "국내 거주 외국인을 중심으로 홍보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4-01 18:09:43[파이낸셜뉴스] #. "나이 74세. 치매 환자인 아버지가 한국 여행 중 사라졌어요, 부탁합니다" 지난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일본인 A씨가 올린 글이다. A씨는 "한국 여행 중 경증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가 실종됐습니다"라고 도움을 청했다. 게시물은 삽시간에 퍼졌고 8시간 후 A씨의 아버지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자의 빠른 신고와 경찰의 프로파일링 대조로 실종자를 골든 타임이 지나기전에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길을 잃은 외국인 치매 환자를 단 8시간만에 찾는 것은 행운에 가깝다. 외국인도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할 수 있지만 참여율이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거주하거나 장기 여행하는 여행객을 위해 사전 등록을 장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지문등록 참여율 0.3% 불과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지문 등 사전등록을 한 외국인은 총 7539명이다. 18세 미만 아동이 7154명,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이 86명, 치매환자가 299명 등록했다. 올해에는 지난달 29일까지 118명(18세 미만 아동이 91명,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이 5명, 치매환자가 22명)이 추가로 등록에 참여했다. 여전히 참여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 250만7584명으로 단순 비교만 해봐도 참여율은 0.3%도 넘지 않는다. 내국인은 등록 인원 이 40만명 이상 등록률이 60% 이상인 점을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낮은 숫자다. 경찰 안팎에서 인천 실종 사건을 SNS의 순기능과 경찰의 기지가 합춰진 '행운'이라는 평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실종자가 15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의 화장실에서 사라지자 함께 관광 온 가족이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사건을 접수한 종로경찰서가 중심이 돼 인상착의와 행적 등을 토대로 일대를 샅샅이 뒤졌고, 폐쇄회로(CC)TV 영상까지 살펴 그가 인천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초동 수사를 맡은 경찰이 프로파일링을 빠르게 대조한 끝에 실종자를 문제 없이 찾을 수 있었다. "적극 알리고 제도화 해야"지문을 사전 등록하면 아동 등의 실종을 방지하고 실종자 발생 시에도 신속히 발견할 수 있다. 보호자가 18세 미만의 아동, 치매환자, 지적·자폐 장애인을 대상으로 미리 지문과 사진, 인적사항, 보호자 연락처 등을 경찰청 프로파일링 정보 시스템에 입력하면 경찰은 실종 시 등록된 지문자료를 바탕으로 신속히 실종자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지문을 사전에 등록한 아동의 경우 실종 이후 발견까지의 시간이 극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기준 실종 아동을 찾는 데 평균 56시간이 걸렸지만 지문 등 자료를 사전에 등록한 아동은 평균 52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외국인 홍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이 지문 등 사전등록을 원하는 경우 영어로 된 안내 책자는 있다"면서도 "따로 외국인에게 해당 제도를 홍보한 적은 없다. 어린이집 등을 통한 홍보로 자연스럽게 외국인 등록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 대해서도 지문 등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건수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사전지문등록제는 실종 아동 찾기 뿐만 아니라 범죄 예방 효과도 뛰어나다"며 "국내 거주 외국인을 중심으로 홍보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4-01 15:14:41【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혼슈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무쓰레섬 앞바다에서 한국 선적 운반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배에는 한국·인도네시아·중국 국적 11명이 타고 있었고 9명을 구조했으나,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최소 8명은 사망했다. 21일 NHK방송은 전날 전복된 한국 유조선의 실종자 수색 작업이 밤새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배에는 한국인 2명, 인도네시아인 8명, 중국인 1명 등 모두 11명이 타고 있었다. 구조된 9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8명은 사망했다. 한국인 1명도 포함됐다. 사망하지 않은 한 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보안부는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실종된 2명을 수색하고 있다. 해상보안부에 따르면 수송선은 18일 아침 6시께 효고현 히메지항을 출항해 한국 울산으로 향하다가 강한 바람을 만났다 20일 0시6분께 해상보안부에 날씨가 좋아질 때까지 대기한다고 신고하고, 새벽 2시5분께부터 시모노세키시 무쓰레섬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가 이날 아침 전복됐다. 배에는 아크릴산 980t이 실려 있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배가 전복된 것으로 추정되는 20일 아침 7시께 시모노세키시에는 약 초속 10m 바람이 불었다. 아사히신문은 해상보안부 관계자가 “이 풍속은 육지에서 (측정된) 숫자로 해상에서는 더 강한 바람이 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약 3.5m 높이 파도도 관측됐다. 한국 외교부는 “우리 국민의 구조 현황을 파악·지원하는 중이며 관할 공관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다”며 “외교부는 재외국민 보호 조치를 위해 해수부, 해경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3-21 07:07:28[파이낸셜뉴스] 9일 오전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 전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경이 남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통영해경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뒤집힌 어선 선원실 입구 쪽에서 1명, 오전 9시 27분께 조타실 쪽에서 1명, 9시 52분께 선원실 입구 쪽에서 1명을 각각 발견했다. 전체 9명 선원 중 3명을 구조했지만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해경은 나머지 실종 선원 6명도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뒤집힌 어선에 부력부이를 설치해 가라앉지 않게 한 후 수색,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얽혀 있는 낚싯줄 등 선박 안에 있는 어구를 일일이 제거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구조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6시 29분께 통영시 욕지도 남쪽 37해리(약 68㎞) 해상에서 제주 선적 20t급 근해연승어선이 전복됐다. 선장을 포함한 한국인 선원 2명, 인도네시아 선원 7명 등 9명이 이 어선에 타고 있었다. 이 선박은 다른 선박 1척과 선단을 이뤄 옥돔 조업차 지난 7일 오전 10시 36분 제주시 한림항을 출항해 통영 욕지해역까지 이동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3-09 13:51:33[파이낸셜뉴스]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로 실종됐던 승선원 2명 중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2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0분께 서귀포 마라도 서쪽 어선 전복사고 위치에서 약 22km 떨어진 해상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또 다른 어선이 실종 선원의 시신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이 시신을 수습해 확인한 결과 사고 당시 실종됐던 50대 선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명조끼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해경은 다른 실종자를 찾기 위해 반경을 넓혀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3-02 14:28:16[파이낸셜뉴스] “살면서 누군가에게 진정한 위로가 되고 싶다면 이 사람의 삶을 본받아라” 32년 동안 약 800명의 실종자를 찾은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전미찾모) 나주봉 회장(66)을 두고 나온 말이다. 월미도에서 만난 ‘개구리 소년’ 부모들 나 회장이 실종자 찾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누군가의 어려움을 보고 마치 내 일 같이 여겼던 그 마음 때문이었다. 1991년 7월, 나 회장이 1톤 트럭에 음악 테이프를 싣고 각설이 공연을 하며 ‘털보 각설이’로 불리던 시절, 인천 월미도에서 ‘개구리 소년’ 피해 부모들을 처음 만났다. ‘개구리 소년’ 사건이란 1991년 3월 26일 대구에 거주하는 5명의 초등학생이 와룡산에 도롱뇽알을 주우러 간다고 집을 나갔다가 실종된 일을 말한다. 소년들은 사건 발생 11년이 지난 2002년에 와룡산 세방골에서 유골이 발견됐다. 당시 유골 감정을 통해 '명백한 타살'이라는 결론이 났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 이 사건은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돼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있다. 당시 부모들은 월미도에서 잔뜩 지친 표정으로 전단지를 뿌리고 있었다. 나 회장은 공연을 하며 이들을 지켜보다 한 여성이 전단지를 받아서 하이힐에 붙은 껌을 닦는 모습을 목격하고 화가 났다. 그는 대뜸 부모들에게 다가가 전단지 한 뭉텅이를 건네받고는 마이크에 대고 “전단지를 가져가 달라”라고 소리치면서 부모들과 함께 전단지를 뿌리기 시작했다. 그날이 ‘미아 찾기’에 발을 들여놓게 된 첫날이다. 나 회장 나이 37살 때였다. 나 회장은 이후에도 개구리 소년 부모들을 돕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섰다. 사비를 들여 전단지를 추가 제작했으며 부모들이 서울에 올 때는 숙소와 차량을 제공했다. 부모들이 아이들 찾기에만 전념하느라 생계유지가 버거워진 것이 안타까워 이들을 위한 모금도 진행했다. 어느 날은 아내와 함께 지하철역 앞에서 모금함을 꺼내놓고 각설이 공연을 했다. 하루 종일 공연해 모은 돈을 부모들에게 전달했다. 이 소식이 언론사를 타고 퍼지다 보니 전국백화점연합회, 대구 초중고등학교 등에서도 모금에 동참하면서 4200만원을 다섯 가정에 전달할 수 있었다. 나 회장 찾아온 피해 부모들 “우리 아이도 찾아주세요” 나 회장이 개구리 소년 외에도 본격적인 실종자 찾기에 나서게 된 이유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만난 또 다른 피해 부모들 때문이었다. 나 회장을 찾아온 부모들은 그의 손을 붙잡고 ‘아이를 시장에 데리고 갔다가 잃어버렸다’ ‘백화점에 가서 손을 놓쳤다’ ‘놀이공원에서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사라졌다’ 등 저마다의 사연을 꺼내며 “우리 아이도 찾아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럼 나 회장은 이들의 전단지도 모두 받아와 함께 뿌리곤 했다. 비슷한 아이를 봤다는 제보라도 오면 거기가 어디든 직접 찾아갔다. 나 회장은 “안 가본 정신 병원이 없다”라고 했다. 그곳에 실종자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 수능 기간에는 공부 스트레스에 집을 나간 아이들을 찾으려고 동네 별 PC방과 찜질방은 다 돌았다. 언론사에 연락해 피해 가족을 연결해 주고 방송을 통해 아이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중재자 역할도 했다. 그가 가장 많은 실종 아동을 찾은 때는 2002년이다. 나 회장은 총선 기간, 대통령 후보들에게 홍보 전단지에 실종 아동들의 사진과 사연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두 개 당에서 나 회장 제안을 받아들여 전단지 겉표지 뒷면에 약 40명 정도의 실종 아동들이 실리게 됐다. 전국에 홍보 전단지 1900만통이 동시에 배포되니 효과가 엄청났다. 전단지가 뿌려진 2002년 12월 4일 오후부터 나 회장 휴대폰으로 전화가 빗발쳤다. 아침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쉬지 않고 약 4만통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제보를 받으면 아이를 봤다는 곳에 직접 찾아가 그 지역 보육원부터 기도원 등의 시설을 뒤져 아이를 찾곤 했다. 전단지를 본 유괴범이 제 발 저려 아이를 다시 몰래 데려다 놓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약 200명의 미아를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줬다. 실종아동법·사전지문등록제 등 제정에 기여 실종 아동 찾기를 위해 현장에서 뛰면서 나 회장은 법적·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을 피부로 체감했다. 이에 피해 부모들과 함께 문제를 꾸준히 공론화해 여러 법적 제도 제정에도 기여했다. 2005년에는 ‘실종 아동법’(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경찰이 장기 실종아동을 찾기 위한 경찰 전담인력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사전지문등록 제도와 유전자(DNA) 정보 검색 시스템도 만들어졌다. 덕분에 이제는 실종아동 찾기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실종아동의 99% 이상은 조기에 발견됐다. 나 회장이 요즘 집중하는 일은 ‘입양 가족 찾아주기’. 해외에서 SNS를 보고 제보를 해 오는 이들이 꾸준하게 있다. 두 살 때 미국으로 입양 갔다가 나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해 가족을 찾고 전미찾모 사무실에서 상봉식을 진행한 이부터 통역관을 대동하고 찾아와 가족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독일인까지, 다양하다. "가족들에 늘 미안..지지에 감사" 이렇게 달려오다 보니 32년이 흘렀다. 그동안 나 회장을 가장 힘들게 한 건 재정 문제. 실종자 찾기가 수입 창출이 목적이 아니다 보니 아내와 두 아들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웠다. 실종자를 찾으면서 동시에 군밤 장사 등을 병행하기도 했지만 생계유지를 위해선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10여년 전부터는 지인의 소개로 보험에 뛰어들었다. 나 회장은 첫 월급을 받았던 날을 회상했다. 사무실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성취감 등이 뒤엉켜 터져 나온 눈물이었다. 나 회장은 “첫째 아이 세 살 때 이 일을 시작했는데, 벌써 두 아들이 35세와 29세가 됐다”라며 “가족들에 늘 미안함뿐이다. 항상 지지해 주는 아내와 아이들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실종지침서 집필·추모관 건립 등 꿈 많은 나 회장 요즘 나 회장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2016년에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자 남은 일들에 조바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의 가장 큰 소원은 실종지침서가 될 만한 책을 집필하는 것이다. 나 회장은 특히 개구리 소년 사건의 전말을 구체적으로 남겨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개구리 소년) 사건의 초기 과정부터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이 남지 않아서 꼭 책으로 남겨놓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 밖에도 잔혹한 범죄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피해 보상 제도 도입’과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관 건립’ 등을 꿈꾸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성인실종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인실종법은 경찰이 실종 신고된 성인을 즉시 수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법상 성인은 아동과 달리 실종신고가 되더라도 가출인으로만 분류된다. 나 회장은 “치매 노인부터 여성 상대 범죄 등으로 성인 실종이 증가하고 있는데 관련 법률이 없어 제대로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라며 법 제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실종자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을까"..매일 하루 3시간, 3만여 시간을 연구해온 나 회장. 그는 누군가를 돕는 일에 '진심'이었다. 나 회장이 자신의 시간과 재정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를 찾아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힘들어도 실종자 찾기는 그만둘 수 없어요. 이건 저의 일이 아닌 사명이기 때문이에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사건·사고 소식들. 때로는 분노와 슬픔에 얼굴이 찌푸려지는데요, [선인장]은 '선'한 '인'물을 소개하는 '장'입니다. 각박한 세상에 작은 빛이 되는 우리 이웃들을 만나보세요. 여러분들의 따뜻한 제보도 기다립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29 21:34:48【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하와이 산불 희생자가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고 있다. 사망자 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 산불로 인한 실종자 수를 최대 1300명으로 추정하는 만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산불로 소실된 해안 항구 도시 라하이나에서 사망자 수가 114명으로 증가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연설을 통해 "산불로 27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됐고 피해 규모는 약 60억달러(약 8조580억원)에 달한다"면서 "(그러나) 물질적 손실보다 파괴적인 것이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실종자는 2000명 이상으로까지 예상됐지만, 통신이 복구되면서 주민들이 연락할 수 있게 되면서 줄어들었다. 사망자가 114명까지 늘었음에도 당국은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6명이다. 미 국방부의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 전담 부서가 신원 확인 작업을 위해 투입된 이유다. 연방 지원을 받기 위해 등록한 주민은 지금까지 6000명으로 지금까지 2000가구에 약 560만달러(약 75억)가 지급됐다고 연방재난관리청은 설명했다. 현재 공석인 하와이의 재난책임자 임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우이섬의 재난책임자인 비상관리국(EMA) 국장은 21일 임명될 예정이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허먼 안다야 EMA 전임 국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산불이 라하이나 등지를 덮쳤을 때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이유와 관련, "예기치 않은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산 쪽으로 피신할 것을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것을 옹호하는 듯한 그의 발언은 논란이 됐고 그는 하루 만에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2023-08-20 18:35:25【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하와이 산불 희생자가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고 있다. 사망자 수가 매일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이 산불로 인한 실종자 수를 최대 1300명으로 추정하는 만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산불로 소실된 해안 항구 도시 라하이나에서 사망자 수가 114명으로 증가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연설을 통해 "산불로 27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됐고 피해 규모는 약 60억달러(약 8조580억원)에 달한다"면서 "(그러나) 물질적 손실보다 파괴적인 것이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실종자는 2000명 이상으로까지 예상됐지만, 통신이 복구되면서 주민들이 연락할 수 있게 되면서 줄어들었다. 사망자가 114명까지 늘었음에도 당국은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6명이다. 미 국방부의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 전담 부서가 신원 확인 작업을 위해 투입된 이유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소속 법의학 인류학자 6명이 유골 수집과 신원 확인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서는 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군인들의 유전자를 감식했었다. 연방 지원을 받기 위해 등록한 주민은 지금까지 6000명으로 지금까지 2000가구에 약 560만달러(약 75억)가 지급됐다고 연방재난관리청은 설명했다. 현재 공석인 하와이의 재난책임자 임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우이섬의 재난책임자인 비상관리국(EMA) 국장은 21일 임명될 예정이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허먼 안다야 EMA 전임 국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산불이 라하이나 등지를 덮쳤을 때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이유와 관련, "예기치 않은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산 쪽으로 피신할 것을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것을 옹호하는 듯한 그의 발언은 논란이 됐고 그는 하루 만에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8-20 08:26:35실종 아동 등을 빠르게 찾기위해 도입된 '실종 경보문자'(사진) 제도를 도입한 후 경보문자 10건 중 약 3건 가량이 실종자 찾기에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자를 받은 시민들이 실종자 의상과 인상 등을 보고 제보하는 경우가 많아 실종자 발견 시간이 7배 넘게 줄었다. 다만 잦은 문자로 시민들이 거부감을 호소해 경찰이 관련 매뉴얼을 재정비할 방침이다.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실종 경보문자 도입 이후 실종아동 등 신고건수(8만1818건) 중 3.1%인 2932건에 대해 실종경보 문자를 송출했으며 이 중 795건(27.1%)은 문자를 본 시민의 제보가 직접 원인이 돼 실종자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제도는 실종아동 등(치매노인, 지적장애인 등 포함)의 발생 정보를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안내 문자와 같은 방식으로 전송하여, 문자를 본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실종자를 신속히 발견하는 취지에서 지난 2021년 6월에 도입됐다.일선 경찰서에서는 실종 사건 발생 직후 실종자의 흔적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실종 경보문자가 발송되면 조기에 발견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종사건이 접수된 후 실종아동 등을 발견하기까지 평균 31시간 20분이 소요된데 비해, 실종경보 문자메시지를 받은 시민의 제보로 실종아동등을 발견한 경우에는 평균 4시간 23분만에 발견해 발견시간이 7.1배 단축하는 성과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말 서울 성동구에 사는 초등학생 권모양 등은 또래 아동이 길을 배회하는 모습을 보고 몇분 전 받은 실종아동 안전안내 문자를 떠올렸다. '검정색 긴팔, 검정 바지, 인라인스케이트 탑승'와 일치하는 인상착의를 보고 결국 경찰서로 인계했다. 어린 학생들의 눈썰미와 발 빠른 대응으로 실종 아동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실제 서울 송파구에 사는 고등학생 임모군은 지난해 2월 24일 실종 경보문자를 보고 실종자를 발견해 경찰에 인도했다. 당시 경찰은 송파구 소재의 한 복지관에서 "장애가 있는 아들이 실종됐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실종수사팀과 강력팀, 지역 경찰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선 상황이었다. 같은 날 오후 5시쯤 실종 경보문자도 발송했다. 이 문자를 본 임군은 오후 5시 15분쯤 복지관에서 약 10㎞ 떨어진 올림픽공원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실종 아동을 발견하고 112에 신고한 후 경찰이 오기까지 아동을 보호했다. 다만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종 경보문자가 남발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박모씨(37)는 "실종자 찾기라는 취지는 당연히 공감이 되나 어떤 날엔 몇번 씩 발송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필요한 실종 경보문자만 적시에 보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에서는 경보문자 메시지 발송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시민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재정비하도록 할 계획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08-07 18: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