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캠프는 민관협력 경제 모델 구현을 위해 약속한 도지사 직속 ‘경기비전위원회(가칭)’에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합류한다고 16일 밝혔다. 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인 ‘진심캠프’는 이날 윤 전 부회장이 ‘경기비전위원회’의 고문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경기비전위원회’에는 경기도의 주거·교통·환경·기업지원 등 민생과 직결된 과제들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다. 김 후보가 경기도의 미래비전 및 성장 전략 수립을 위한 첫 걸음으로 약속한 바 있다. 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창립 원년멤버로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그룹에서 CEO로 18년간 일했다. 퇴임 이후에도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 등으로 재직했다. 윤 전 부회장의 고문직 수락으로 김 후보의 ‘경기비전위원회’ 구상이 한층 탄력을 얻게 됐다. ‘위기에 강한 CEO’로 정평이 나 있는 윤 전 부회장이 경기도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혜 후보는 "세계가 부러워 한 초일류 기업의 명장으로서 윤 전 부회장님의 합류 수락은 경기도에 산적한 민생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향후 경기도 현안 해결과 미래비전 제시에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2-05-16 16:15:02\r\r\r\r\r\r\r\r 사진=김범석 기자\r\r\r\r윤종용 전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71)의 서울 역삼동 개인 집무실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것은 황토색 책장이었다. '사기' '사서삼경' '논어' '손자병법' '국부론' '대항해시대' 등 역사서·인문고전이 서가에 빼곡했다. 독서광으로 유명한 윤 전 위원장은 수시로 이 책들을 꺼내 기억을 확인한다. 이 아날로그형 집무실에 뚜렷이 구분되는 존재물은 삼성브랜드 대형 SUHD TV였다. 삼성 TV 역사는 윤 전 위원장의 인생과 궤를 같이한다. 1966년 입사한 삼성은 그 무렵 전자를 성장동력으로 삼았고 그에게 맡겨진 게 TV설계였다. 그는 전자의 생명은 기술이라는 걸 그때 뼈저리게 느꼈다. 삼성 TV는 그의 손을 거쳐 굴지의 기업들을 물리치고 결국 세계 1등에 올랐다.삼성 TV부문 사장으로 지내던 1990년대 초반 윤 전 위원장 아래서 함께 했던 이가 현재 삼성 가전부문 대표 윤부근 사장이다. 윤 사장은 지금도 TV 신제품이 나오면 윤 전 위원장에게 직접 TV를 보내 자문을 구한다. 첨단 대형 디지털 TV와 오래된 고전이 공존하는 윤 전 위원장의 집무실은 그의 저서('초일류로 가는 생각') 부제, '역사와 미래'의 현장 같다. 지난 8일 여기서 윤 전 위원장을 만났다. 대통령직속 초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직을 연임 끝에 4년을 채우고 퇴임한 직후였다. "좀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소감으로 말문을 연 윤 전 위원장은 1기(2011∼2013년)·2기(2013∼2015년) 위원회의 성과와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들을 조목조목 짚었다. 퇴임 직전 국회서 전격 통과된 '특허소송 집중 관할제'를 그는 무엇보다 뿌듯해했다. 하지만 한국 위기의 근원지는 입법부, 정치권이라는 뼈아픈 충고도 서슴지 않았다.―초대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4년간 이끄셨는데, 일을 끝낸 소감은.▲ 지식재산기본법을 수립하고 지식재산 강국을 선포한 게 엊그제 같다. 말그대로 시원섭섭하달까? 초대 위원장으로 지식재산 전략을 제시하고 정책 조율을 위해 노력했다. 지재권 분쟁 해결제도를 선진화하기 위해 추진한 '특허소송 관할집중제도'는 지난달 결실을 맺었다. 우수한 지식재산이 활발히 거래되는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힘을 합쳐 만든 '지식재산 가치평가 신뢰도 제고방안', '거래 활성화 방안'도 보람으로 느낀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 이제 3기 위원회가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처음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구상했던 것은 대부분 이루셨는지.▲우리나라 지식재산권 질을 높이고 이를 제대로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특허 출원은 세계 4위이고 국민 총생산 대비 연구개발 투자는 세계 2위다. 하지만 창출된 특허, 콘텐츠 등의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수준은 미미하다. 특허소송 등 분쟁해결제도의 전문성과 효율성이 떨어져 질높은 특허를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특허소송 관할집중 제도 도입에 주력했다. 이 제도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특허침해 손해배상 제도도입을 위한 특허법 개정은 아직 국회 계류중이다. 이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4월 시장주도 개방형 IP·기술가치 평가체계 구축방안을 대통령께 보고해 지금까지 가치있는 특허를 가지고 있거나 기술력있는 기업에 51조5200억원 금융 지원도 했다. ―지금 우리나라 지식재산 수준과 위치는 어디쯤 와있다고 봐야할까.▲특허 출원 건수 등 양적기준으로 보면 미국,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지식재산강국 'IP 5'로 올라있다. 하지만 양적 성장과는 달리 질적으로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최근 공들인 각종 지식재산권 정책 덕분에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지재권 국제 보호순위는 급상승했다. 지난해 41위였던 우리나라는 올해 27위로 14단계 올랐다. 아시아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이 62%인데 반해 우리는 38%다. 지식재산 보호환경도 구축해가는 중이다.―글로벌 지식재산 경쟁, 특허 분쟁에서 국내 기업의 대응능력은 어떻게 보시는지.▲2012년 삼성-애플간 소송은 특허분쟁이 기업경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이 소송으로 삼성은 10억5000만달러의 손해배상과 카피캣(Copy cat) 오명을 얻었다. 지식재산의 경제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국제 지재권 분쟁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위상 강화에 따라 특허 분쟁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기업간 특허분쟁은 원칙적으로 자체 대응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에는 전담인력, 노하우가 충분하지만 정책이나 제도적 차원에서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자체 역량이 부족해 통상 분쟁 우려가 있는 직접적 소송지원보다는 특허소송보험·컨설팅 확대 등 간접적 정부지원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질적으로 인정받을만한 지식재산 강국으로 자리잡기 위해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 ▲지난해 4월 마련된 '시장주도 개방형 IP기술 가치 평가체제 구축방안'이 제대로 시행돼 가치있는 기술이나 특허가 적시에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R&D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지식재산권이 나올 수 있도록 특허컨설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부각되고 있는 국제표준특허 창출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2기 위원회가 마무리짓지 못한 특허침해 손해배상 제도도입도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지식재산위원회는 우리나라 지식재산 국가전략 컨트롤타워다. 권한과 역할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4년간 부처 장관급 13명 정부위원과 20여명에 달하는 민간위원들이 주요 정책을 함께 잘 논의하고 조율했다고 본다. 지식재산전략기획단 직원들도 헌신적이었다. 하지만 사무처 직원중 대다수가 정부 부처로부터 1년 단기파견이어서 업무의 전문성, 연속성 차원에서 보자면 아쉬움이 컸다. 조직, 인력보강을 위한 관계부처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국가 지식재산 관리능력으로, 어느나라가 가장 모범적이라고 보나.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지식재산 전담기구를 설치,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창출·보호·활용·기반조성이라는 지식재산 전 분야를 포괄해 심의·조정하는 기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모범적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지식재산집행조정관은 지재권 집행력 강화 등 보호에 치중하고, 일본의 지적재산전략본부는 거시적 정책방향의 제시 기능을 주로 수행한다. 우리나라는 2011년 국가 미래경쟁력의 핵심이 지식재산에 있다고 보고 전략적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해 지식재산기본법을 제정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출범도 이에 따른 것이다.―전업 공직생활은 처음이었는데, 기업 CEO(최고경영자)를 할때와 어떻게 달랐던 것 같나.▲기업이 많은 매출과 이익을 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풍요, 편안함, 그리고 안전을 위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사결정을 한다. 국가차원에서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고 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기업 CEO나 위원장이나 모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국가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점은 같다고 본다.―한국기업들은 요즘 굉장한 어려움에 처해있다. 한국 주력 업종들은 연일 구조조정이 이슈가 되고 있다. 지금같은 제조업, 기업 위기 해법을 어디서 찾아야할지 조언을 해주신다면.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를 개조한다는 생각으로 사회 전 분야를 개혁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세가지 측면의 노력이 절실하다. 우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앙양시켜야 한다. 혁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기업을 끊임없이 성장시키려는 도전정신이 기업가 정신이다. 그런데 이 정신이 실종됐다. 경제성장 주축인 기업들의 성장에 국민 대다수가 거부감을 갖고, 기업들의 노력을 업신여기는 사회분위기로는 경제활성화가 될수가 없다. 정부, 정치권, 사회 각분야가 이를 북돋아주어야 한다.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다양한 규제도 과감히 바뀌어야 한다. 규제가 많으면 부정부패가 싹트게 마련이다. 지금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이것만이 살길이다 라는 생각으로 적극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위기 극복에 가장 문제는 입법부다. 정부와 기업의 노력에도 입법부는 여전히 뒷다리 잡는 격의 일을 하고 있다. 정말 중요한 법안들이 매번 가로 막힌다. TV에 나오는 우리 정치인들 보면 마치 몇백년전 사람들로 보인다. 능력있고 참신한 사람들로 대폭 물갈이 돼야 한다. 정치권이 안바뀌면 미래가 없다. \r\r―삼성 부회장 재임 시절 국보급 CEO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 향후 어떤 행보를 이어갈까 다들 주목하고 있다. \r▲이제 일흔을 훌쩍 넘었으니 사회활동은 자제할 생각이다. 지식재산위위원장은 국가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후학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도울 생각이 있다. 학교 선생님들이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윤종용 전 국가지식재산위원장 약력 △71세 △경북 영천 △서울대 전자공학과 △삼성전자 도쿄지점장 △삼성전자 가전부문 대표이사 △삼성전자 총괄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상임고문, 비상근고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회장 △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한국전자공학회 회장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이사장·대구경북과학기술원 이사장(현)\r
2015-12-17 17:52:33제5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가 파이낸셜뉴스와 특허청 공동 주최로 13일 서울 소월로 밀레니엄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윤종용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기자
2015-05-13 11:18:29파이낸셜뉴스와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22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서울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The 3rd International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 Industrial Security Conference)'를 개최했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artpark@fnnews.com 박범준 기자
2013-05-22 11:52:57'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가 파이낸셜뉴스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주최로 22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13.5.22/김범석기자
2013-05-22 11:10:19'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가 파이낸셜뉴스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주최로 22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왼쪽)이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13.5.22/김범석기자
2013-05-22 11:09:21"삼성이 1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시대'가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전히 소니보다 뒤처져 있었을 것이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뉴스타트 2012' 토크콘서트에서 삼성의 성공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윤 위원장은 디지털시대를 대비한 당시 삼성의 전략을 비교적 상세하게 털어놨다. "삼성은 수년 전부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 바뀌는 과정을 대비해 수많은 연구와 투자를 진행했다"며 "여기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전자사업을 시작했던 아날로그시대에서는 50~60년 이상 기술격차가 존재했다"면서도 "삼성은 디지털시대에서 경쟁사들과 비슷한 출발선상에서 시작했다.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디지털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아날로그시대의 경쟁력은 경험과 기술축적이었으나 디지털시대의 경쟁력은 우수한 두뇌, 창의력, 스피드"라고 전했다. 따라서 미래 대비를 위해서는 창의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대 변화를 리드하거나 따라가도록 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윤 위원장은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개최되는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대학생 5000명이 참가했다. 윤 위원장은 이들을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삼성전자가 설립 당시 직원 36명의 중소기업에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도전정신 때문"이라며 "스펙이나 외형에 매달리기보다는 구체적인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젊은 세대가 꼭 갖춰야 할 것으로 영어성적이나 증명서가 아닌 '마음의 근력'을 꼽았다. 어렵고 힘든 순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마음이 단단해야 하며, 이를 위해 긍정적인 사고와 자존감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반기업 정서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윤 위원장은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중 일부 사실적인 측면도 있다"면서도 "대기업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취업하고 싶은 곳이다. 해외에 나가면 다들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우리 기업"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의 발전에 있어서 우리 기업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며 "우리 국민 모두가 꿈꾸던 잘사는 나라는 기업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2012-05-20 17:47:28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장 사진=김범석 기자지난 1543년 코페르니쿠스(폴란드)는 '지동설'을 주장해 세계 천체물리학의 역사를 바꿨다. 같은 해 베살리우스(벨기에)는 '해부학'을 발표해 세계 의학이론을 다시 쓰게 했다. 같은 해 일본에 표류한 포르투갈 상인 2명은 다네가시마에 화약무기인 조총 2자루를 처음 전했다. 그후 오다 노부나가는 조총을 이용해 일본 전국을 제패했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장이 들려준 도구와 과학기술의 발명이 이룩한 드라마틱한 역사의 단면들이다. 여기엔 "도구와 과학기술을 대변하는 '지식재산'은 국가와 역사의 흥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는 윤 위원장의 지론이 녹아있다. 대담=이장규 부국장·산업부장 '일본의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가 탁월한 리더십 아래 신무기인 조총을 앞세워 일본을 제패했듯 '한국 샐러리맨의 신화'인 윤 위원장은 '특허 없이 미래 없다'라는 기술중시 경영을 무기로 삼성전자가 일본의 아성을 넘어 세계 전자시장을 제패하는 신화를 이끈 주인공이다. 그는 "돌이켜보면 기업인으로서 저의 일생은 지식재산과 함께한 시간이었다"며 "입사 초기에는 TV나 반도체 설계 등 지식재산을 창출하는 활동에 시간을 보냈고 경영자로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면서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필수 생존전략이라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40여년간 기업에서 지식재산 창출에 청춘을 바친 윤 위원장은 '고희'를 앞둔 나이에 '지식재산 강국 코리아' 실현을 진두지휘하는 '지식재산 전도사'로 변신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40여년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을 '지식재산 강국' 실현을 위해 헌신하는 게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식재산은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자원'으로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진정한 지식재산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식재산의 효과적인 보호가 중요하다"면서 "손해배상금의 현실화와 특허분쟁해결제도의 신속·전문화 등 제도 강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해 글로벌 기업이 된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기업이 한국에서도 많이 나오기 기대한다"는 윤 위원장을 지난 17일 서울 수송동 이마빌딩 4층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서 만나 지식재산 전반에 대한 혜안을 들어봤다. ―지식재산을 쉽게 설명하면. ▲지식재산(IP)이란 인간의 지적활동을 재산적 가치로 인정한 것이다. 특허제도는 지난 1457년 중세 베네치아에서 직조기술의 독점을 보장하기 위해 처음 시작됐다. 이어 1624년엔 영국의 전매조례가 생겼다. 저작권 제도는 1709년 영국의 앤여왕법에 의해 인쇄물의 저작자에 대한 권리를 인정한 것에서 비롯됐다. 새로운 유형의 지식재산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국가나 기업에 있어 지식재산이 중요한 이유는. ▲토지, 노동, 자본 등 물적 생산요소 투입에 의한 경제성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반면 지식재산은 고부가가치 창출로 고용과 창업의 기회를 생성하는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학진학률이 높은 고학력 사회에서는 지식재산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식재산은 양적으로 발전했지만 질적으론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지식재산 수준과 미래 전망은.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규모 세계 3위, 특허출원 건수 세계 4위, 세계 최단기간인 62년 만에 특허등록 건수 100만건 돌파 등 지식재산권 양적 성장 규모와 속도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다. 그러나 질적 측면에서는 지식재산 수지 적자 규모가 연간 6조원에 달하는 등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특허의 사업화도 활발하지 못하고 콘텐츠 개발도 미약하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지식재산에 대한 효과적인 보호가 이뤄지지 않는 점이다. 2011년 지식재산권 보호지수(IMD)가 59개국 중 31위에 불과할 정도다. 지재권 침해 시 손해배상액 확대와 법원의 전문성과 신속성 등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의 설립 배경과 역할은 무엇인가. ▲미국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창업자가 모두 대학을 중퇴한 것과 아이디어 하나로 창고에서 시작해 10년 이내에 글로벌 기업이 됐다는 것이다. 한국 청년들도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해 10년 안에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국가지재위의 설립 배경이자 역할이다. ―초대 국가지식재산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8개월이 됐다. ▲벌써 8개월이 지났다. 바쁘지만 보람된 시간이었다. 출범 후 사무국인 지식재산전략기획단을 설치하고 21개 부처 16개 광역지자체를 아우르는 지식재산 정책 추진체계를 정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제1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지식재산 강국 원년 선포식'을 개최했다. 올해 4월에는 '국가지식재산네트워크'를 발족시켰다. 이어 추가적인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지식재산전략기획단의 규모와 체계를 좀 더 안정적인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테크노 CEO'답게 삼성전자 재직 시절 기술중심 경영을 펼쳐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었는데. ▲1966년 삼성그룹에 처음 입사했을 때 지금의 초일류기업 삼성전자를 상상할 수 없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직원 36명의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격물치지의 마음으로 일본에 기술을 배우러 갈 때만 해도 소니 등 일본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을 초월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런 삼성전자의 성장은 내가 한 게 아니고 임직원들이 한 거다. 나는 CEO로서 방향만 잡아줬다. 초기엔 힘들었다. 자주 모여 임직원들과 모여서 밤새 토론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뒤 전직원이 한목소리를 내는 컨센서스가 생겼다. 조직 얼라인먼트(정렬)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월례사를 했다. 8분 이내에 3가지만 얘기했다. 연초 신년사는 7분 이내에 했다. 12년 반복했다. 1년에 100일 이상 해외 나갔다. 그때마다 인사와 경리담당자를 데리고 갔다. 현장에 가서 봐야 제대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 FTA가 잇따라 발효되면서 우리나라의 지식재산 환경이 확연히 달라졌는데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FTA로 인한 변화를 반영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 산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바람직한 정책적 대응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FTA를 계기로 국내 지식재산제도를 국제기준에 맞도록 개선하고 기업은 FTA 이후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을 발휘할 수 있게 다양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50년간 고성장 산업화시대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던 우리나라가 지식기반사회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올라서려면. ▲지난 50년 우리나라는 선발주자를 뛰어넘는 후발주자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향후 50년은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전환된다. 즉 제품이 아닌 특허를 생산 판매하는 '특허 자본주주'의 시대가 된다. 따라서 남이 만든 길을 빠르게 따르는 능력보다는 통찰력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지식재산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보호하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는데. ▲지식재산의 창출 활용을 위한 지원인프라는 상당 수준 갖춰졌지만 창출된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다. 특히 지재권 침해사건에서는 손해배상액이 적어 '설령 소송에서 지더라도 나중에 물어주는 게 싸게 먹힌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또한 저작권 침해 규모가 연간 2조1000억원, 위조상품 피해액이 1조4000억원 등 지식재산 불법 유통 규모가 막대하다. 국내 기업의 기술력 향상으로 기술 영업비밀의 해외 유출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효과적인 보호체계 확립이 절실한 이유다. 이런 문제 의식에서 우리 위원회는 지난 3월 '지재권 분쟁 해결제도 선진화 특별전문위원회'를 구성해 분쟁해결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지식재산 보호 능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추세에 대한 시각은.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은 지식재산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지만 실제로는 효과적으로 활용·재생산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다. 사업화를 위한 협력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유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식재산 탈취 유용 행위 감시를 강화하고 악의적인 특허침해에 대한 징벌적 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좌우명이 격물치지로 알고 있는데 어떤 속뜻이 있는지. ▲격물치지란 지혜를 얻기 위해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어 꿰뚫어 본다는 뜻이다. 책상 앞에서만 있어서는 통찰력을 갖기 어렵고 현장을 찾아 지혜를 얻을 때까지 궁리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함의를 갖고 있다. 무슨 일에도 끝장을 보는 나의 성격은 격물치지의 실천을 통해 발현된다고 생각한다. 정리=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장 약력 △69세 △경북 영천 △서울대 전자공학과 △삼성 입사 △삼성전자 도쿄지점장 △삼성전자 가전부문 대표이사 △삼성전자 총괄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한국전자산업진흥회 회장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회장·삼성전자 상임고문·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민간위원·한국공학교육인증원 이사장
2012-05-20 17:47:21우리나라가 특허출원 건수로는 세계 4위의 지식재산 강국이지만 연간 6조원가량의 지재권 수지 적자를 기록해 질적으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지재권의 효과적인 보호를 위해 지재권 분쟁 시 손해배상금액의 현실화와 특허소송 시 분쟁해결제도의 간소화·전문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장(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7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위원장은 먼저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규모 세계 3위, 특허 출원 건수 세계 4위, 세계 최단기간인 62년 만에 특허 등록 100만건 돌파 등 지식재산이 양적으론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지만 창출된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다"면서 "지재권 침해사건 발생 시 손해배상액이 미국 대비 3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낮아 지식재산 침해와 분쟁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국내에서 저작권 침해 규모가 연간 2조1000억원, 위조상품 피해액이 1조4000억원 등 지식재산 불법 유통 규모가 막대하고 기술·영업비밀의 해외 유출사례도 급증하고 있다"며 "지재권 침해 시 손해배상의 현실화, 분쟁해결제도의 신속·전문화 등 글로벌 수준의 보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진정한 '지식재산 강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한국의 지식재산 관련활동 중 '창출(연구개발)' 비중이 너무 높고 '보호(손해배상 등)'는 미흡하다며 투자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지식재산 정책에는 창출, 활용, 기반, 신지식재산, 보호 등이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라면서 "제대로 '보호'해줘야 지식강국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2012-05-20 17:31:52"기업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하고 기술혁신과 국제화를 통해 국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곳입니다. 젊은 세대가 기업에서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이는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오는 19일 서울 휘경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뉴스타트 2012' 토크 콘서트(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에서 대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다. 기업에 대해 적지 않은 비판이 있지만, 결국 기업이 있어야만 일자리가 있고, 국가경제가 발전하며 생활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삼성전자가 외환위기 직후에 30조원 수준이던 매출을 2006년 80조원, 2009년에 140조원까지 달성해냈던 사례를 예로 들며, 꿈과 목표 그리고 열정이 바탕이 된 도전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여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꿈과 목표를 설정'하고 '열정적인 도전 정신'과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할 예정이다. 전경련이 청년층과의 소통 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뉴스타트 2012' 토크 콘서트에는 대학생 5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2012-05-14 11: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