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 동맹 강화, 우주, 경제, 에너지 등 여러 분야의 합의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추진 중인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공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에 대해 한미일이 협력해 대응하겠다면서도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대화 시도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NASA, 일본인 달에 보낸다 미일 공동성명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통해 미국인을 제외하고는 제일 먼저 일본인이 달에 착륙할 것이라는 계획이 명시됐다. 일본은 유인 월면 탐사차 '루나 크루저'를 개발, 아르테미스 계획에 공헌하기로 했다. 현재 아르테미스 계획으로는 우선 미국인 2명이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만인 2026년 9월에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일본인의 달 착륙은 빠르면 2028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견제 차원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양국 간 첨단 기술과 공급망 강화에 협력한다는 방침이 대거 포함됐다. AI 분야에서 양국 대학 참여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양국 기업이 1억1000만달러의 자금을 출연해 새로운 공동 연구 틀을 설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 분야에선 연구개발, 설계, 인재 육성 등 협력 의제를 확립할 의지를 확인하고 범용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위한 힘을 모으기로 밝혔다. 중요 광물 자원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도 모색하고, 수산물 공급망 촉진, 인적 교류 활성화 의지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양국 고교생과 대학생 유학을 지원하기 위한 1200만달러 규모 장학 제도를 설립하기로 했다. ■북중 문제엔 협력, US스틸 매각엔 입장차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이 거부 의사를 밝힌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현재 북한 정세에 대해 한층 더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며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의 북일 정상회담 추진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포함해 인권 및 인도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 북일 정상회담이 한미일 협력과 배치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부담을 덜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중국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힘이나 위압에 의한 모든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미일 양국이 글로벌 파트너로 대응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동맹국인 미국과의 단단한 신뢰 관계 아래에서 중국에 대해 대국으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두 정상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문제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공개적으로 인수 반대를 표명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미국 노동자에 대한 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 "나는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시다 총리는 "미국 정부에서 법에 따라 적정하게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은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며 미국에서 약 10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일본의 투자는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흐름으로 확실히 해나가고 싶다"며 인수가 이뤄질 것을 희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4-11 18:18:15【도쿄=김경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 동맹 강화, 우주, 경제, 에너지 등 여러 분야의 합의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추진 중인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공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에 대해 한미일이 협력해 대응하겠다면서도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대화 시도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NASA, 일본인 달에 보낸다 미일 공동성명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통해 미국인을 제외하고는 제일 먼저 일본인이 달에 착륙할 것이라는 계획이 명시됐다. 일본은 유인 월면 탐사차 '루나 크루저'를 개발, 아르테미스 계획에 공헌하기로 했다. 현재 아르테미스 계획으로는 우선 미국인 2명이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만인 2026년 9월에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일본인의 달 착륙은 빠르면 2028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견제 차원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양국 간 첨단 기술과 공급망 강화에 협력한다는 방침이 대거 포함됐다. AI 분야에서 양국 대학 참여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양국 기업이 1억1000만달러의 자금을 출연해 새로운 공동 연구 틀을 설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 분야에선 연구개발, 설계, 인재 육성 등 협력 의제를 확립할 의지를 확인하고 범용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위한 힘을 모으기로 밝혔다. 중요 광물 자원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도 모색하고, 수산물 공급망 촉진, 인적 교류 활성화 의지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양국 고교생과 대학생 유학을 지원하기 위한 1200만달러 규모 장학 제도를 설립하기로 했다. 북중 문제엔 협력, US스틸 매각엔 입장차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이 거부 의사를 밝힌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현재 북한 정세에 대해 한층 더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며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의 북일 정상회담 추진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포함해 인권 및 인도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 북일 정상회담이 한미일 협력과 배치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부담을 덜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중국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힘이나 위압에 의한 모든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미일 양국이 글로벌 파트너로 대응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동맹국인 미국과의 단단한 신뢰 관계 아래에서 중국에 대해 대국으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두 정상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문제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공개적으로 인수 반대를 표명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미국 노동자에 대한 내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 "나는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시다 총리는 "미국 정부에서 법에 따라 적정하게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은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며 미국에서 약 10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일본의 투자는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흐름으로 확실히 해나가고 싶다"며 인수가 이뤄질 것을 희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4-11 15:52:18【도쿄=김경민 특파원】 역사적인 엔저(엔화가치 하락)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일본의 최장 연휴인 '골든위크'(4월 26~5월 6일)가 예정된 가운데 이 기간 일본인들은 해외여행지로 서울을 가장 많이 찾을 전망이다. 7일 일본 최대 여행사 'JTB'에 따르면 골든위크 기간 중 해외로 나가는 일본인 여행자 수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52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전에는 10일 연휴로 해외여행자 수가 역대 최고였던 2014~2018년 평균이 약 56만명임을 감안할 때 약 90%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일본에서 한류가 문화의 한 장르로 뿌리내리면서 일본인들의 '서울 사랑'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골든위크 기간에도 일본인들의 최고 인기 해외여행지는 서울이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일본 여행사 'HIS'의 골든위크 기간 예약에서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1위를 기록했고, 대만 타이베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가 뒤를 이었다. 지난 3일 대만 동부 앞바다를 진원으로 하는 강진이 발생했지만 현재 골든위크 기간 중 예약을 취소하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 출발 크루즈의 기항지인 제주도는 전년의 15배로 예약이 급증했다. 아시아 도시에 비해 여행 수요 회복이 늦었던 홍콩도 4.5배로 수요가 몰렸다. 이번 골든위크 기간 중 일본 국내외의 여행 소비액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9630억엔(약 8조592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해외여행 비용은 평균 26만9000엔으로 같은 기간 5% 높아졌다. 해외와 국내를 구분해 조사를 시작한 1997년 이후 최고다. 엔저로 일본인의 해외여행 비용이 늘었지만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보복 소비 심리, 일본 내 호텔 숙박료 및 물가 급등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큐 교통은 해외여행 회복에 대해 "소비자들은 계속 해외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코로나19가 계절독감과 같은 5류 분류된 지 1년이 지나 심리적인 저항감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임금 인상과 주가 상승도 고액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2024년 춘계 노사협상(춘투) 2차 응답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임금인상률은 평균 5.25%였다. 이는 33년 만의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호시노 타쿠야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인상과 주가 상승에 의한 자산 효과가 순풍이 돼 코로나19로 억제됐던 해외여행의 수요가 표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4-07 15:14:50[파이낸셜뉴스] 일본인 아내가 한국인 남편의 아버지 기일에 한국식 제사상을 차려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인 와이프가 차린 제사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현재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일본 오사카에서 거주 중이라고 소개한 A씨는 “내일이 아버지 2주기 기일인데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아내가 제사상을 차려뒀다”며 제사상 사진을 올렸다. 각종 나물과 김치·생선·국·떡 등이 정갈하게 올라갔지만 눈길을 끈 건 과일이었다. 윗부분을 평평하게 깎아 한국식 제사상에 맞게 올려둔 모습이 인상적이다. A씨는 “정말 생각지도 않았는데 너무 울컥해서 좀 울었다”라며 “한국말도 못하는데 대체 어떻게 했냐고 물어봤더니 (인터넷) 검색해서 사진 보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많이 감동했고 저도 정말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돌아가신) 아버지 보고 싶다. 많이 서툴지만 (아내의) 마음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통계청이 발표 '2023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혼인 건수는 840건으로 전년 대비 40.2%(241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국제결혼이 다시 활성화되는 영향이 크면서도, 일본 내 한국 남성 선호 현상이 혼인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데 큰 몫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4-04 10:04:27[파이낸셜뉴스] 과거 한국에 만행을 저지른 일본인들을 아직도 용서할 수 없다고 발언한 하버드 출신 외국인 교수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일 마크 피터슨 교수의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그는 최근 해당 발언을 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브리검 영 대학교에서 30여 년간 조선시대사를 강의한 명예교수로 현재 ‘우물 밖의 개구리’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한국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피터슨 교수는 “옛날에 제가 처음 한국 왔을 때 조선총독부 그 건물이 중앙청이라고 아주 오래오래 있었는데 아주 단단하게 지었다. 그전에는 중앙청만 보고 경복궁은 못 보는 거다. 일본 X들이 일부러 그러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경복궁) 앞에 중앙청을 세워서 못 들어가게 하고 경복궁도 안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앙청 건물이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해일(日)자”라며 “일본이 도장 찍는 거야 한국 땅에. 일본이 왔다는 걸”이라고 설명했다. 피터슨 교수는 “저는 외국인이지만 일본이 한국에 했던 나쁜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서 “한국 사람들보다도 용서를 안 하는 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피터슨 교수는 지난 2021년 ‘위안부, 다시 한국을 자극하는 일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라고 폄하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 법대 교수 논문의 문제점을 반박하며 “2차 세계 대전 당시 행위를 두둔하는 일본의 추한 모습이 2021년에도 다시 한번 고개를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터슨 교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로 끌려간 피해자들의 사연은 한국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며 “램지어 교수 논문의 문제점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강제로 또는 속아서 위안부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변호사들만 읽을 수 있는 법적인 주제로만 국한시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가 허가한 유곽에서 이뤄진 매춘에 관한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논하고 있으며 법적인 문제 외에는 위안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저자는 일본이 전시에 저지른 여성 착취 범죄 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논하고자 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일본 정부의 행태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는)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입장을 고집해왔으며 매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딱지를 떼어내 버린다”며 “일본은 전범국가로서 보여야 할 사죄와 동정과는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피터슨 교수는 “과연 언제쯤 일본과 일본을 대표하는 모든 이들이 20세기 초 자국이 저지른 전범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중단하고 ‘미안하다’고 말할까”라며 글을 끝맺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4-03 10:29:45[파이낸셜뉴스] 북한은 말 그대로 불량국가다. 이를 방증하는 대표적 사례가 다른 국가의 국민을 납치해서 북한으로 끌고 간 납북자 문제다. 우선 북한은 한국인을 납치하고 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인 납북은 약 88%는 북한의 침략으로 시작된 6·25전쟁 발발 3개 월내에 주로 발생했고, 전쟁 이후에 납북된 사례도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영화광으로 알려진 김정일 지시로 일으킨 영화배우 최은희·신상옥 납치사건이다. 북한은 일본인도 납치한 사실이 있고 북한은 현재 이 문제를 일본에 대한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1970-80년대 주로 이루어졌다. 최근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두고 일본과 북한의 접촉 사실이 회자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납북자 문제 해결의 절박함을 북한이 일본에 대한 레버리지로 역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북한 노동당 부부장인 김여정은 3월 25일 조선중앙통신 공개담화로 기시다 일본 수상이 김정은과 정상회담 의사를 타진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양측 합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는 정상회담 타진 사실을 김여정이 언론을 통해 선제적으로 밝힌 것은 여론전이자 심리전을 구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여정 언급을 두고 일본측은 “아직 알지 못한다”며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북한은 일본의 정상회담 의사타진 사실을 언급한 바로 다음 날인 26일 김여정은 “일본과의 어떤 접촉·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며 마치 일본을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납북문제를 두고 일본에 대한 외교적·전략적 레버리지를 높이는 셈법을 구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외교적 기싸움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지점이 있다. 첫째, 북일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 측면이다. 일본 정상이 김정은을 양자 차원에서 만나야 할 직접적 이유는 납북 문제 해결이다. 그런데 북한은 납북 문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기에 이것이 의제로 상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우선 납북 일본인 수에서 일본은 17명이라고 주장하고 북한은 13명이라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은 13명 중 8명은 사망하고 5명은 일본으로 복귀해서 납북자 문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일본은 북한의 이러한 주장을 믿지 않는다. 따라서 의제로 상정된다면 북한이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시인하는 것이 되고, 의제로 상정되지 않는다면 일본 정상이 굳이 김정은을 만날 이유가 없게 된다. 따라서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둘째, 국내정치 체제 차이가 레버리지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에 끌려가지 않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본은 북한이 납북자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상정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주지하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정상회담 의사를 타진할 정도로 급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현재 기시다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20%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9월 예정인 중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정치권력에 빨간등이 켜질 수 있기에 일본인의 관심이 높은 외교 의제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노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일본의 성급함과 북한의 심리전은 이 두 국가의 정치체제가 다르다는 구도에 기인한다. 민주주의 체제인 일본은 지지율이 권력의 요체인 반면 독재체제인 북한에는 권력의 요체는 공포정치다. 북한에는 공정선거를 통해 국민의 권력자 심판이라는 것이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상대방의 시기적 조급함을 역이용해 외교적·전략적 레버리지를 높이는 술수를 구사하는데 바로 이것이 북일 접촉과정에서 역력히 나타나고 있다. 정치체제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러한 레버리지 행사 차이는 비단 일본만의 도전요소는 아니다. 한국도 마찬가지 구도에 있다. 북한의 정치권력은 변함없는데 한국의 권력은 수시로 바뀐다는 구도를 역이용하며 북한은 도발 등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하며 한국에 대한 외교적, 전략적 레버리지를 제고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연합훈련 정상화, 군사적 억제력 제고 등 한 국가의 지극히 정상적인 안보정책을 호전적 정책이라 묘사하며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권력은 사실상 영구적이라는 판단하에 외교적 대화는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아무 때나 정할 수 있다는 속셈이 내재되어 있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이러한 북한을 상대하려면 최소한 외교·안보 전략은 독트린 수준으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다 바뀌는 외교·안보 정책으로는 독재정권 북한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도 납북자 문제에 대해 관심을 제고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권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외교안보전략으로는 협상을 위한 대북 레버리지를 제고할 수 없을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31 17:18:51한국관광공사는 무인환전·선불카드 플랫폼 기업인 오렌지스퀘어와 방한 일본인 관광객 소비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오렌지스퀘어는 국내 최초 결제·환전·교통카드 기능을 결합한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선불카드 '와우패스'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와우패수 누적 발급자수는 60만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이용자 중 60%가 일본인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와우패스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한 일본인 관광객의 성별·연령별 방문지 및 소비 패턴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방한 시장 주요 타깃인 2030 여성층과 잠재 고객인 남성층을 겨냥한 맞춤형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3월부터 일본인 재방문객 대상 공동 인센티브 캠페인을 실시하고, 이와 연계해 한국을 제일 많이 방문한 ‘방문왕’, 지출액이 가장 많은 ‘쇼핑왕’을 선정하는 등 이색 이벤트를 진행한다. 박성웅 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와우패스 결제 데이터 분석 결과를 관광업계와 공유하고 이를 통해 방한 관광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 마케팅 강화를 위해 OTA·통신·카드사 등 다양한 기관과 협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2-29 10:51:35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방한 일본인 관광객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중장기 성장 시장 개척이라는 고객 맞춤형 전략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관광공사는 올해 주요 사업으로 △방한 충성고객 견고화 △미식 등 지방 관광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강화 △지방관광 유도를 위한 협업 및 관광콘텐츠 홍보 △한일 미래세대 간 교류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특히 전체 방한 일본인 중 42%를 차지하는 20~30대 여성의 재방문율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또 최근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일본 남성을 신규 타깃으로 설정해 골목 맛집·바이크 투어 등 맞춤형 콘텐츠로 공략한다. 이와 함께 '2028년 해외 수학여행 목적지 1위 탈환'을 목표로 미래세대 교육 여행 확대에도 힘을 쏟는다. 단체에서 개별·소규모 참여로 변화하는 일본 수학여행 시장에 발맞춰 일본학교가 선호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발굴·제안할 계획이다. 조희진 관광공사 국제마케팅실장은 "지난해 방한 일본인은 231만명으로 2019년 대비 70% 수준의 회복률을 보였다"면서 "오는 3월 도쿄와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K-관광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현지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2-22 16:58:19【 도쿄=김경민 특파원】 한일 관계 개선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이 좋다고 말하는 일본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실시한 국가·지역별 '우호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좋아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7%로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닛케이는 "지난해 한일 관계의 급속한 개선이 결과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며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한 후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가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에 대한 우호의식은 2022년 조사 때보다 10%p 높아졌다. 반면 '싫어한다'는 41%로 10%p 낮아졌다. 문 정부 시절이던 2019년에는 '좋아한다'는 비율이 1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고바야시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윤 정부의 출범 후 한국과의 외교 마찰에 관한 보도가 줄었다"면서 "한일, 미일 협력의 보도가 증가해 '싫어한다'는 비율이 줄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또 한국의 대일 감정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일본 비영리단체 언론 NPO 등이 2023년 8~9월 실시한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이라고 답한 한국인은 28.9%였고 '좋지 않은 인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53.3%였다. 2020년에는 '좋은 인상'이 12.3%, '좋지 않은 인상'이 71.6%로 3년 만에 개선됐다. km@fnnews.com
2024-02-18 18:27:20【도쿄=김경민 특파원】 한일 관계 개선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이 좋다고 말하는 일본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실시한 국가·지역별 '우호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좋아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7%로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닛케이는 "지난해 한일 관계의 급속한 개선이 결과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며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취임한 후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가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에 대한 우호의식은 2022년 조사 때보다 10%p 높아졌다. 반면 '싫어한다'는 41%로 10%p 낮아졌다. 문 정부 시절이던 2019년에는 '좋아한다'는 비율이 1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고바야시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윤 정부의 출범 후 한국과의 외교 마찰에 관한 보도가 줄었다"면서 "한일, 미일 협력의 보도가 증가해 '싫어한다'는 비율이 줄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별, 세대에 따라 차이는 있었다. 여성은 '좋아한다'(41%)가 '싫어한다'(34%)를 웃돌았고, 10~20대는 '좋아한다'가 50% 이상이었다. K팝, 한국 화장품 등 한류의 영향이 이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또 한국의 대일 감정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일본 비영리단체 언론 NPO 등이 2023년 8~9월 실시한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이라고 답한 한국인은 28.9%였고 '좋지 않은 인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53.3%였다. 2020년에는 '좋은 인상'이 12.3%, '좋지 않은 인상'이 71.6%로 3년 만에 개선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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