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다른 학생에게 휴학을 강요한 의대생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휴학을 유도한 혐의(강요·업무방해)를 받는 한양대 의대생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해당 학생은 '족보 공유 금지'를 내세우며 다른 학생에게 휴학을 강요하고 수업 복귀를 막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1일 "수도권 소재의 한 의대에서 '의대 TF팀' 명의로 의대생들에게 수업이 재개돼도 단체 수업 거부 지속을 요구한 일이 발생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청은 사건을 서울 성동경찰서에 배당했다. 해당 TF팀은 '단체 행동 서약'에 반해 학생이 수업에 참여할 경우 공개 대면 사과와 족보에 접근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대면 강의와 임상 실습, 아니라 온라인 수업의 출결 현황을 인증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4-24 18:21:01[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에 반발해 의대생의 강의·실습 거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의 한 의과대학에서 수업에 참여한 학생에게 전 학년 앞에서 공개 사과를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부는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에 접수된 의대생 집단행동 참여 강요 사례에 대해 지난 18일 경찰에 공식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신고 내용을 보면, 수도권 소재 한 의대 내 학생 TF는 소속 학생들에게 ‘수업 재개와 관계없이 단체 수업 거부를 지속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단체행동 서약에 반해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전 학년을 대상을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며 수업 거부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면 강의나 임상 실습뿐 아니라 온라인 수업에 대해서도 출석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학생들을 압박했다. 이른바 ‘족보’로 불리는 학습자료에 대한 접근권도 차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의대 TF는 대면 강의, 임상실습뿐 아니라 온라인 수업에 대해서도 수업을 듣지 않았다는 ‘인증’을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학습권 침해 행위는 절대로 용납돼선 안 된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법과 원칙에 근거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23일부터 의대 현장점검단을 통해 의대 학사 운영과 관련한 대학의 애로 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필요 시 교육부 차원의 행정 지원 제공이 검토된다. 교육부는 또 대학별 수업이 재개되는 상황에서 수업 참여 의사가 있는 의대생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피해자 보호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집단행동 강요에 수업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의대 학생 보호·신고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학생들이 의대 학사 운영을 조속히 정상화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정부의 결단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하루속히 학교로 돌아와 의대 교육·정책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함께 대화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21 21:46:28[파이낸셜뉴스] 법무부가 친족 간 혼인 금지 범위를 기존 '8촌 이내'로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 산하 가족법 특별위원회(가족특위)는 지난해 말부터 근친혼 범위 조정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해 왔지만, 근친혼 범위를 축소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2022년 10월 헌법재판소는 8촌 이내 혼인을 금한 민법 809조 1항은 합헌으로 결정했지만, 8촌 이내 혼인을 무효로 정한 2항은 헌법불합치를 선고했다. 8촌 이내 결혼 금지는 옳지만, 이미 한 결혼을 없었던 것으로 치는 건 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도 재판관 4명은 8촌 이내 혼인을 금한 것 자체도 헌법과 맞지 않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헌재가 올해 말까지 법을 개정하도록 하자 법무부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특위를 구성해 개정을 준비해왔다. 특위는 지난해 11월 근친혼 범위를 현행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완화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5촌과 결혼해도 문제가 없다는 거냐' 등의 반발이 나왔다. 특히 성균관과 전국 유림은 "가족을 파괴하는 행위다. 개족보를 양산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법무부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근친혼 범위 축소에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근친혼 금지 조항이 혼인의 자유를 제한하는가'라는 문항에 74%가 '그렇지 않다', 24%가 '그렇다'고 답했다. '적절한 금지 범위'를 묻는 말에는 '현행과 같이 8촌 이내' 75%로 가장 많았고, '6촌 이내'가 15%, '4촌'이 5%를 차지했다. 결국 특위 위원들이 한발 물러설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위원들은 TV조선에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근친혼 범위를 축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위는 근친혼을 '무효'로 규정한 민법 조항을 '취소'로 바꾸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무효로 유지하면 모르고 결혼한 경우에도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특위에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21 08:50:37[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친족 간 혼인 금지 범위 변경을 염두하고 연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성균관과 유림이 이에 반발해 행동에 나섰다. 5일 성균관유도회총본부에 따르면 유림은 혼인 금지 축소와 관련한 법무부 연구 용역 철회를 요구하며 전날부터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출근 시간대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근친혼 범위 축소에 반대하는 유림은 각지에서 상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에는 김기세 성균관 총무처장이 시위했다. 이날은 박광춘 성균관유도회총본부 사무총장이 오전 8∼9시 피켓을 들고 나선다. 6일 이후에도 성균관 등의 구성원이 돌아가며 릴레이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과 최종수 성균관장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면담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성균관과 유림은 또 내주 서울 여의도에서 친족 간 혼인 범위 축소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앞서 정부는 8촌 이내 혈족 간 혼인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민법 조항(815조 2호)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헌재) 결정에 따라 '시대변화와 국민 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친족간 혼인 금지에 관한 기초조사를 하는 등 법률을 재검토 중이다. 헌재는 민법 815조 2호가 과잉 금지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2022년 10월 27일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12월 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혼인 금지 범위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연구 용역을 위탁받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현소혜 교수는 '5촌 이상의 혈족과 가족으로서 유대감을 유지하는 경우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혼인 금지 범위가 현행 8촌 이내 혈족에서 4촌 이내 혈족으로 축소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 교수가 제출한 용역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성균관 및 유도회총본부와 전국 유림은 "인륜이 무너지고 족보가 엉망이 되고, 성씨 자체가 무의미해지게 될 것"이라며 "가족을 파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05 07:01:58[파이낸셜뉴스] #.1994년 1월생인 A씨는 종종 ‘족보 브레이커’라는 소리를 듣는다. 실제 태어난 해는 1994년이지만 학교를 일찍 들어가 친구들은 1993년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을 덜게 됐다. 최근 나이 세는 방식을 ‘만 나이’로 통일해 사용하는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A씨는 ‘진작 그랬어야 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꼬일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들기 시작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한 살’로 나이를 세는 방식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앞으로는 사법, 행정 분야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모두 ‘만 나이’ 사용이 통일된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더 꼬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6월부터 '만 나이'로 통일 여야는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민법 일부 개정법률안, 행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가결했다. 현재 사법과 행정 분야에서 나이는 민법에 따라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태어났을 때부터 한 살로 세는 ‘세는 나이’,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연 나이’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 6월부터는 나이 계산을 할 때 태어난 연도를 0살로 하게 됐다. 여기에 나이 계산시 태어난 날을 포함하게 됐다. 출생 후 1년까지는 수 개월로 표시한다. 이와 관련, 상당수 사람들은 “애매한 부분이 사라졌다”며 환영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더 꼬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온라인 등에서 지적된 점은 해당 개정안이 ‘다른 법령 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직장 임금피크제, 병역의무 이행, 청소년 음주 구입, 연말정산 등은 각각 고령자고용촉진법, 병역법, 청소년 보호법, 소득세법 등에서 나이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 법이 개정되더라도 많은 부분에 적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았다. #OBJECT0# "나이 관련 법들 수정해야 효력" 대표적인 예시가 올해 3월 대법원 판결이 난 ‘남양유업 노사 임금피크제’다. 남양유업 노사는 지난 2014년 7월 단체협약으로 정년을 만 56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조합원의 근무 정년을 만 60세로 하며, 56세부터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고 기재했다. 이때 임금피크제가 시작되는 나이 56세가 ‘한국 나이’인지 ‘만 나이’인지에 대해서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시민 A씨는 “해당 내용은 결국 대법원이 판결에서 ‘만 55세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특별 규정이 있는 법 등이 남아있어 혼란을 더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군대를 갈 수 있는 나이는 언제로 정해지는지, 대학교 1학년이 된 학생들이 술을 구매할 수 있는지 없는지 등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당장 개정안이 내년 6월이면 시행되는 만큼 관련 법도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내년 상반기 개별 법령 정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법제처는 내년 3·4분기 안으로 여론 수렴, 용역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실생활에 적용되는 것은 사실상 그 이후일 것으로 예상된다. 송재룡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른바 ‘한국나이’를 사용한지 굉장히 오래됐기 때문에 공표를 하더라도 혼란은 오래 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만 나이가 전 세계에서 택하고 있는 표준 계산법이기 때문에 나이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2-12-08 16:32:17저 들러야 할 곳은 한국족보박물관이다. 족보는 한 가문의 계통을 정리한 책자로, 이름과 자(字), 호(號)는 물론 관직과 봉호(封號), 심지어 묘가 있는 곳까지 상세히 기록한다. 가계의 흐름을 이처럼 방대한 기록으로 남긴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이 공적 기록이라면 족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기록'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족보는 무엇일까. 처음 책으로 만든 족보는 문화 류씨의 '영락보'라는데 실물이 전해지지 않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족보는 1476년 간행한 안동 권씨의 '성화보'다. 그러나 광개토대왕릉비에 시조 주몽부터 광개토대왕에 이르는 왕실 계보가 기록돼 있어 우리네 가계 전승의 역사는 그보다 훨씬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6개 전시실로 구성된 한국족보박물관에는 족보 탄생과 제작법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아이들을 위해 만화와 영상으로 족보를 쉽게 소개하는 기획전시실도 볼만하다. 족보에 대해 배웠다면 이젠 '나의 뿌리'를 찾아 떠날 시간이다. 뿌리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성씨 조형물을 설치한 산책로는 한국족보박물관 3층 출구와 연결된다. 산책로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조형물 가운데 자신의 성씨 조형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간이 제한적이다 보니 우리나라 모든 문중의 조형물을 설치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지만 예술 작품처럼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성씨 조형물은 그 자체로 훌륭한 볼거리다. 산책로가 끝나는 삼남탑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1997년 개장할 당시 충주 박씨와 양천 허씨 등 72개에 불과하던 성씨 조형물은 25년이 지난 지금 244개로 늘었다. 자신의 성씨 조형물을 만나지 못했다면 뿌리공원 홈페이지에서 아쉬움을 달래자. 공원에 조형물로 설치한 성씨 외에 1028개 성씨의 유래를 상세히 정리했다. 유등천을 따라가는 강변 산책로도 뿌리공원의 자랑이다. 잔디광장을 크게 도는 이 길에 '효심소원돌'이 있다. 대대로 장원급제자를 배출한 문중에서 기증했다는 효심소원돌은 영천의 돌할매처럼 돌이 들리지 않아야 소원이 이뤄진다니 재미삼아 도전해도 좋겠다. 곳곳에서 만나는 따뜻한 문장은 이곳이 효를 주제로 꾸민 공원임을 다시 일깨운다. '아픈 데는 없니?' '엄마는 걱정하지마' '너희가 잘사는 게 효도야' 같은 문장들이다. 어제도 들었고 오늘도 들었고 내일도 듣겠지만, 언제나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 이 문장들이야말로 뿌리공원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다. 뿌리공원 운영시간은 오전 6시~오후 10시(연중무휴), 한국족보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두 곳 모두 이용료는 없다. 만성교를 사이에 두고 뿌리공원과 나란히 자리한 한국효문화진흥원은 나의 뿌리 찾기로 시작한 여행을 효라는 최종 목적지로 이끄는 마침표 같은 곳이다. 특히 5개 전시실을 갖춘 효문화체험관은 체험형 전시물로 꾸며 아이들도 효의 의미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링컨, 나폴레옹, 정조, 이순신 등 위인과 관련된 효 이야기, 아버지를 지게에 모시고 금강산에 오른 이군익 선생 이야기, 조선 철종 때 효자 도시복 이야기는 아이들과 찬찬히 읽어볼 만하다. '효 나눔실'에는 녹내장·백내장 안경과 특수 복장을 착용하고 노화를 체험하는 시설도 있다. 아이들과 나선 봄나들이에 놀이동산이 빠지면 섭섭하다. '오!월드'는 중부권 이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종합 테마공원이다. 후룸라이드와 슈퍼바이킹 같은 놀이 기구, 호랑이와 재규어 등 맹수가 있는 주랜드, 버스를 타고 아프리카 밀림을 체험하는 아프리카사파리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주랜드에서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동물 먹이주기를 진행한다. 먹이 앞에서 본능을 드러내는 맹수의 모습이 제법 볼만하다. 놀이기구를 타고 육상동물을 만난 뒤에는 물속에 사는 친구들을 만날 차례다. 대전아쿠아리움은 방공호로 활용하던 대전 도심의 천연 동굴을 수족관으로 만들었다. 한국관, 아시아관, 아마존관 등 다양한 테마로 꾸민 수족관에 물범과 MBU복어, 김나르쿠스 같은 희귀한 물고기가 있다. 최대 5m까지 자라는 웰스메기와 온몸이 눈처럼 하얀 알비노 샴악어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여행의 마무리는 역사적인 인물과 관련된 곳이면 더할 나위 없을 듯싶다. 단재 신채호 선생 고향이 대전 중구 어남동이다. 마침 한국족보박물관 기획전시실의 '독립운동가 성씨별 인물 21인'에서 선생에 대해 접했으니, 아이들도 낯설지 않을 것이다. 단재 선생은 열아홉 살에 성균관에 입학해 스물여섯에 성균관 박사가 됐으며 을사늑약 후에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계몽운동과 언론 활동에 헌신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지에 선생이 여덟살 때까지 살던 집을 복원했다. 안채와 곳간채, 선생의 동상을 전시해 놓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3-17 17:39:42[파이낸셜뉴스] 에어서울이 22일 오전 10시부터 '특가 족보'를 공개하는 '민트데이'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가 족보'란, 노선별 항공권 최저가를 특별 오픈하면서 최저가가 열리는 상세 날짜를 콕 집어 알려주는 것으로, 가장 저렴한 항공권의 날짜에 맞춰 여행 일정을 세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특가 족보'는 유류세와 공항세를 모두 포함한 왕복총액이 △김포·제주 1만8800원이며, 국제선은 △보라카이(칼리보) 7만7200원 △홍콩 11만4200원 △나트랑 12만6400원 △다낭 13만3500원, △코타키나발루 13만6700원, △괌 14만300원 △씨엠립 23만5700원 등 총 12개 노선을 대상으로 한다. 특가 족보를 공개하는 '민트데이' 이벤트는 매월 2회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24시간 동안만 진행되며, 이번에 오픈되는 특가 좌석은 모두 1000석이다. 또한, '민트데이'에는 에어서울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벤트에 자동 응모가 되어, 추첨을 통해 추가로 무료 항공권을 받을 수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특가 족보에서는 특가 날짜가 미리 공개되기 때문에 특가 날짜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며 "특별히 '민트데이'에만 최저가가 오픈되므로 그동안 항공권 가격 때문에 여행을 망설이셨던 분들은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9-10-22 11:16:08【서천=김원준 기자】충남 서천의 문헌서원 장판각에 보관중인 한산이씨족보책판(계미보)과 한산이씨세보책판(경신보)이 충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다. 서천군은 한산이씨족보 책판과 세보책판이 지난달 충청남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유형문화재로 가결돼 충청남도 도보에 30일간 지정 예고됐다고 4일 밝혔다. 한산이씨족보는 인조 21년(1643) 강원도 관찰사 이덕수에 의해 책판으로 제작돼 간행됐으며, 영조 16년(1740) 상주목사 이수보에 의해 제작됐다. 한산이씨족보(계미보) 책판은 현재 64판이 빠짐없이 남아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인쇄한 족보 간행본은 국내에서는 그 사례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귀한 사료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행 28자를 기본으로 본문 7단으로 구성됐고 권수(卷首)에 서문 2편과 범례, 한산이씨 중시조인 가정(稼亭) 이곡(李穀)의 가정사적(稼亭事蹟)과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목은사적(牧隱事蹟)을 수록했다. 본문은 상·하 2권으로 상권 36장 18판, 하권 78장 39판으로 구성됐다. 한산이씨세보책판(경신보)은 총 440판 중 437판이 전해지고 있으며 12행 28자를 기본으로 본문 4단~7단의 체제를 갖췄다. 본문은 모두 8권으로 이뤄졌으며 권수(卷首)에 범례와 목록, 구보(舊譜)의 범례와 발문, 서문이 순서대로 있고 이어서 한산이씨를 대표하는 두 인물인 이곡과 이색의 사적(史蹟)을 수록했다. 족보는 동족을 구성하는 개인에 대한 신상정보를 일정한 형식으로 기술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관계가 명확히 드러날 수 있도록 구조화시킨 기록물이다. 족보는 이 같은 본연의 기능과 함께 대내적으로 종법적 질서를 유지하고 결속을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대외적으로 동족 집단의 위상을 선전하는 효과도 있어 족보의 간행은 전통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충남대학교 충청문화 연구소와 한국국학진흥원 목판연구소에 따르면 문헌서원 장판각에 보관돼 있는 한산이씨 족보와 한산이씨 세보 책판은 이러한 족보의 기능과 상징성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인쇄된 책과 더불어 사회사·사상사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사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산이씨 족보는 특히 목판으로 전해지는 족보 중 비교적 이른 시기의 간행된 것으로 유물로서의 연구 가치도 크다. 한편, 서천군은 지난해 한산이씨족보·한산이씨세보의 소유주인 한산이씨대종회의 지정 신청에 따라 문화재적 가치와 당시의 인쇄문화사적 가치가 높은 귀중한 자료로 보존·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충남도 유형문화재 신청에 나섰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18-08-03 15:33:03"아버지에서 아들로 아들에서 손자로 전해져 증손, 현손 등을 거쳐 10세, 100세에 이르게 되면… 한분의 몸에서 나누어진 후손들이 길에서 만난 사람과 같은 처지에 이르게 되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경주정씨세보(慶州鄭氏世譜), 1792년에 후손 우벽(宇璧)이 쓴 서문) 족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부계를 중심으로 한 역사의 기록, 가부장적인 이미지가 먼저 다가온다. 양반과 중인, 평민을 구분짓는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지는 족보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전시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바로 '족보, 나의 뿌리를 찾아가다' 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족보뿐만 아니라 색다르고 다양한 족보 관련 고문헌 66종이 선보인다. 조선시대 남성 중심으로만 기록됐을 것 같은 족보이지만 이번 전시에는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위치에서 여성이 속한 씨족의 가계를 수록한 '울산김씨내외보'를 비롯해 후손들을 가지가 무성한 나무의 모양으로 표현한 족보 '화수도(花樹圖)' 등이 관객에게 선보인다. 꽃이 피는 나무라는 뜻을 가진 화수도는 1650여명의 후손들을 가지가 무성한 나무의 모양으로 표현했다. 시조로부터 내려온 후손들이 마치 나무처럼 하나의 뿌리에서 가지가 수 없이 뻗어 나가고 또 꽃을 피운다는 점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족보인 셈이다. 이번 기획전시는 다음달 27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김효경 학예연구사는 "족보는 한 가문의 계통과 혈연관계를 알기 쉽게 정리한 사료로 과거의 인물을 다루지만 현재의 자손들이 계속해서 새로 등록되는 현재 진행형의 기록물이자 가족사를 담고 있다"며 "족보 속의 위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살다 간 보통 사람들의 이력들을 살펴보면서 우리시대에 다시금 '나'의 뿌리를 더듬어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2017-07-26 18:05:341990년대 중국은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의 억압적 분위기에 저항하는 예술가 집단들이 출현했다. 특히 베이징 이스트빌리지의 예술 커뮤니티 활동을 기반으로 한 장환(51)은 1990년대 중국의 급진적인 아방가르드 현대미술을 이끈 주인공으로 손꼽힌다. 종종 중국 정부에 제재를 당할 만큼 급진적이었던 그의 퍼포먼스는 대개 나체로 등장하는 신체를 이용한 마조히즘적 프로젝트였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억압적인 정치체제와 그에 저항하는 집단의 힘, 민주주의와 그에 역행하는 현실 등을 언급했다. '족보(Family Tree)'는 그의 중요한 퍼포먼스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로, 퍼포먼스는 이후 9장의 기록사진 연작으로 남았다. 장환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3명의 서예가에게 개인적 이야기, 중국의 속담, 중국 소설 속에 나오는 문장들을 그의 얼굴 위로 쓰게 했다. '우공이산 (愚公移山)'이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검은 먹의 글씨가 얼굴을 가득 메우고 이내 얼굴 자체를 지운다. 일련의 퍼포먼스를 통해 작가는 전통에 빗대어지는 지배적인 힘 앞에서 한 사람의 정체성이 침강하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말한다. "마침내 아무도 내 얼굴의 피부색을 몰라본다. 마치 나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처럼. 나는 한 사람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장환의 신체는 퍼포먼스를 통해 진정 사라진 것인가? 얼굴에 쓰인 글자의 겹은 그의 신체를, 장환 자신을 구성하는 정체성을 지워버렸는가? 끊임없이 쓰이는 글씨는 각인을 하면 할수록 사라진다. 결과로 남은 검은 얼굴은 이런 행위의 결과이면서 각인의 흔적이다. 모든 이의 행위에 대한 역사는 개인을 지우지만 개인의 신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장환은 마지막으로 말한다. "신체는 정체성의 증명이면서 일종의 언어다." 류정화 아라리오뮤지엄 부디렉터
2016-05-09 16:4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