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시가총액이 26일(현지시간) 2조달러를 돌파했다. 전날 장 마감 뒤 깜짝 실적과 함께 사상 첫 배당 지급, 700억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덕이다. 알파벳 시총은 이날 장중 2조1700억달러 수준으로 불어났다. 2조1800억달러를 기록한 엔비디아 추월도 가능한 구간에 진입했다. 깜짝 실적 알파벳이 26일 장 마감 뒤 공개한 1분기 실적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한 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했다. 매출은 1년 전 698억달러보다 15% 증가한 805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790억달러를 가볍게 제쳤다. 순익은 같은 기간 151억달러에서 237억달러로 57% 폭증했다. 역시 애널리스트들 예상치 191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순다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검색, 유튜브, 클라우드 부문이 강력한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구글의 인공지능(AI) 제미나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차이는 알파벳이 AI 연구와 인프라를 주도하는 가운데 탄탄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AI 혁신 다음 파도를 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총 순위 3위로 올라서나 알파벳은 올해 엔비디아에 내줬던 시가총액 순위 3위 기업 자리도 되찾을 발판을 마련했다. 장 중 12% 가까운 주가 상승률에 힘입어 시총이 2조1700억달러로 불어난 알파벳은 마감이 가까워지면서 상승 폭이 좁혀져 엔비디아 시총을 추월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격차를 대거 좁히는데 성공했다. 마감가 기준으로 알파벳 시총은 2조1500억달러, 엔비디아는 2조1900억달러를 기록했다. 알파벳이 시총 2조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파벳은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시총 2조달러를 넘어선 기업이 됐다. 알파벳이 이날 15.95달러(10.22%) 폭등한 171.95달러로 마감하며 엔비디아 시총 추격에 나섰지만 엔비디아도 급등세를 타며 추격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엔비디아는 51.03달러(6.18%) 급등한 877.35달러로 뛰어올랐다. 엔비디아는 19일 서버·데이터센터 제작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가 실적 예비 발표를 생략하면서 10% 동반 폭락했지만 이번 주 들어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주 15% 넘게 폭등해 19일 폭락세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주가가 뛰었다. 엔비디아는 다음 달 22일 분기실적을 발표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4-27 05:59:22[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18일(현지시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우존스산업평균만 강보합 마감했을 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닷새째 하락했다. 한편 테슬라는 모델2 계획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로 도이체방크가 목표주가를 대거 하향 조정하면서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가총액은 월마트에 추월 당했다. 5일 연속 하락 비록 다우가 강보합 마감하기는 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나스닥은 전일비 81.87p(0.52%) 하락한 1만5601.50, S&P500은 11.09p(0.22%) 내린 5011.12로 마감했다. 지난 12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닷새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장 하락세다. 다우는 소폭 올랐다. 전날 깜짝 실적을 공개해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던 의료보험업체 유나이티드헬스가 이날도 3% 가까이 뛴 덕이다. 다우는 22.07p(0.06%) 오른 3만7775.38로 강보합 마감했다. 테슬라, 월마트에 추월 당해 테슬라는 미국 상장사 시가총액 12위 자리를 이날 월마트에 내줬다. 월마트도 0.39달러(0.65%) 내린 59.26달러로 하락 마감하기는 했지만 테슬라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역전됐다. 테슬라는 5.55달러(3.57%) 급락한 149.90달러로 미끄러졌다.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약 4750억달러, 월마트가 4800억달러 수준이었다. 테슬라 급락 방아쇠를 당긴 것은 도이체방크였다. 도이체방크 애너리스트 이매뉴얼 로스너는 테슬라 저가 전기차인 모델2가 당초 계획했던 내년 말에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로스너는 테슬라 추천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고, 목표주가는 189달러에서 123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엔비디아·AMD 반등 AI 반도체 종목들은 전날 네덜란드 광학 반도체장비 업체 ASML 수주 감소 충격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이날 실적 발표에서 AI 반도체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을 확인한 덕이다. TSMC는 자사 매출에서 AI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0%를 넘고, 2028년에는 2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6.36달러(0.76%) 상승한 846.71달러, AMD는 1.06달러(0.69%) 오른 155.08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인텔은 0.64달러(1.79%) 하락한 35.04달러로 더 떨어졌다. 국제유가 혼조세 국제 유가는 혼조세를 기록했다. 다만 3주 만에 최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전일비 배럴당 0.18달러(0.21%) 내린 87.11달러로 떨어졌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04달러(0.05%) 오른 배럴당 82.73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4-19 05:44:43[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이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에는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년 만에 일본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우리나라는 대기업의 누적된 높은 임금인상으로 인해 일본과 달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한·일 임금현황 추이 국제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2002년과 2022년 한국과 일본의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 수준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2002년 179만8000원으로 2002년 일본 385만4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2022년에는 우리가 399만8000원으로 일본 379만1000원을 넘어섰다. 월 임금총액은 1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의 정액금여와 특별급여의 합으로 산출했다. 규모별로도 2002년 당시 한국의 대기업은 228만4000원, 중소기업은 160만8000원이었고, 일본은 대기업 483만6000원, 중소기업 310만6000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일본 보다 높아졌다. 2002~2022년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인상률은 157.6%에 달했으나, 일본 대기업 임금은 오히려 6.8% 감소하면서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도 일본은 7.0% 인상되는 데 그쳤지만, 우리는 111.4% 인상률을 보였다. 경총은 특히 근로시간 변화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임금인상률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우리 월 근로시간이 2002년부터 2022년까지 13.8% 감소(초과근로시간 제외)하는 동안 월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122.3% 늘어 시간당 임금은 2002년 9954원에서 2022년 2만5661원으로 157.8% 상승했다. 반면 동기간 일본은 근로시간과 임금에 거의 변동이 없어, 2022년과 2002년의 시간당 임금도 비슷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각각 152.5%와 183.1%에 달했으나, 일본 중소기업은 8.9%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일본 대기업의 경우에는 오히려 9.7% 감소한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57.7로, 일본(73.7)에 비해 낮아, 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일본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에는 일본(64.2)이 우리나라(70.4)보다 낮았지만, 이후 20년 동안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이 급격히 인상됨에 따라 우리 임금격차가 일본보다 확대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일본이 임금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 20년간 임금수준이 제자리에 머물렀던 것에 기인한다"면서 "우리는 일본과 달리 대기업의 누적된 높은 임금인상으로 초래된 임금격차와 이에 따른 이중구조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 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3-17 11:27:27[파이낸셜뉴스] 자신을 추월하던 차량과 접촉사고가 난 피해자가 오히려 '보험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12일 '보배드림' SNS에는 지난 3일 발생한 접촉사고 피해자 차량(맥라렌)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사고가 난 장소는 왕복 2차선 도로. 서행하던 맥라렌은 맞은편 차량이 주차하는 모습을 보고는 잠시 멈췄다. 이후 다시 출발하려던 순간 역주행한 K5가 맥라렌 옆으로 끼어들었고, 결국 두 차량은 부딪히고 말았다. 맥라렌 측면에 부착된 카메라에도 K5가 역주행으로 추월하려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사고로 맥라렌은 도색이 벗겨지거나 좌측 일부가 찌그러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가해 차량인 K5는 렌트카로 보험사 측과 운전자는 "맥라렌이 고의로 양보 안해준 후 고의사고 유발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뒤늦게 K5 측이 100% 과실을 인정했으나 보험사 측에서는 "맥라렌이 난폭운전과 보험사기를 시도했다"며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맥라렌 차주는 "뒷차량이 안중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K5 차량이) 제 차량과 1m도 안되는 거리에 붙어 주행했고, (저는) 주차하는 차량 정상적으로 기다리고 중앙선 침범에 역주행하려는 차량과 부딪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 소음, 차 안 노래소리 등으로 뒷차가 붙어있는지 몰랐다. 공교롭게 K5가 추월하는 타이밍에 제가 치고 나간 것 뿐이지, (추월 시도를) 알지 못했다"며 "(추월 차량을) 알고 양보를 안해줬다고 해도 이미 12대 중과실 사고를 내고 범법 행위를 일으킨 가해자를 배려할 필요까지 있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고가의 차량을 몰고 있다 보니 흠집이라도 날까 애지중지 타는 제 차량인데 고의사고를 냈다는 건 정말 말도 안된다"며 "제가 고의사고를 냈다는 주장을 하는데 화가 나고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맥라렌 가격은 3억원대 안팎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100% K5 잘못이다", "K5 차량 100% 잘못이 맞는것 같은데 우리나라 보험사들 모두 이상한 논리로 100% 를 안만들려고 한다", "얼마나 억울할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3-12 13:25:50[파이낸셜뉴스] 다이어트약 위고비로 돌풍을 일으킨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마침내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를 시가총액에서 앞섰다. 노보노디스크는 이제 세계에서 12번째로 비싼 기업이 됐다. 다이어트약이 제약 시장 판도를 바꾸면서 다이어트약 개발사들이 제약 업종 내 최고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전기차는 하이브리드에 밀리면서 수요성장 둔화세가 고착화된 가운데 이제 대장주 테슬라마저 비틀거리고 있다. 테슬라 추월 팩트세트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8일(이하 현지시간) 시가총액이 6040억달러(약 794조원)로 5690억달러에 그친 테슬라를 따돌렸다. 외신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앞서 전날 새로 개발한 다이어트약 아미크레틴(Amycretin)이 임상시험에서 자사의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됐다는 예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복용 12주차 감량률이 13.1%로 6%대였던 위고비보다 2배 넘게 효과가 좋았다. 다만 이번 결과는 임상1상 시험 결과다. 노보노디스크는 올 하반기 임상2상 시험을 시작한다면서 2026년에는 시험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특히 8일 미 식품의약청(FDA)로부터 심혈관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승인이 떨어진 터라 각 보험사들의 보험지급 대상 확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노보노디스크는 다이어트약 위고비 덕에 지난 1년 주가가 2배 넘게 폭등했다. 덕분에 프랑스명품재벌 모에헤네시루이뷔통(LVMH)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유럽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올들어서도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31% 폭등했다. 테슬라, TSMC에도 뒤져 반면 테슬라는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가격전쟁을 시작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 입증됐고, 올해 주가는 하락세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제 전세계 기업 시총 순위에서 13위로 밀려났다. 전날 마감가를 기준으로 시총이 5690억달러였다. 1위는 3조401억달러를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MS), 2위는 2조6097억달러의 애플이었다. 반도체 업체로는 사상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 2조달러 문을 잇달아 연 엔비디아가 2조3167억달러로 3위였다. 4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로 2조486억달러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1조8367억달러로 5위였다. 알파벳과 메타플랫폼스는 각각 6, 7위를 기록했다. 8위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9위는 다이어트약 젭바운드를 내놓은 미국 제약메이저 일라이릴리였다. 10위는 미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 11위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였다. TSMC 시가총액은 8일 현재 6251억달러(약 822조원)였다. 노보노디스크와 테슬라가 각각 12, 13위였고, 비자와 JP모건체이스가 각각 14, 15위에 올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3-09 04:23:25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년 만에 대만을 다시 추월했다. 명목 GNI 증가율은 같았지만 대만 통화에 비해 원화가 안정세를 보인 결과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3만3745달러로 전년(3만2886달러)보다 2.6% 증가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4405만1000원으로 같은 기간 3.7% 늘었다. 1인당 GNI는 명목 물가를 반영한 성장률인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한 명목 GNI를 통계청 추계인구로 나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되는 지표로, 국민의 평균적 생활수준을 나타낸다. 지난해 1인당 GNI가 반등한 건 달러 기준 명목 GDP가 1조7131억달러로 1년 전보다 2.4% 증가하고, 2022년과 비교해 원·달러 환율이 안정된 영향이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1305.4원)은 전년 대비 1% 상승하며 전년 상승률(12.9%)보다 크게 둔화했다. 이에 지난해 1인당 GNI는 1년 만에 대만을 다시 앞지르게 됐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3-05 18:50:13[파이낸셜뉴스] "1970년대 개도국형 운영 모델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연구몰입환경'을 갖춰야만 혁신 연구로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23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난양공대, 홍콩과기대는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과대(POSTECH)를 추월한 지 오래"라며 "과감한 정책 결단과 대학의 연구몰입환경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더나 백신,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 등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에서 시작된 혁신기술이 세계를 이끌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이러한 세계 일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해야만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제는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형 연구중심대학 2.0 육성 체계를 제대로 갖춰야만 비로소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그는 "1970년대 이후 KAIST를 중심으로 확산된 현재의 과학기술 연구지원시스템은 응용 기술을 위주로 연구자 개인 지원에 집중해왔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도국 방식의 '추격자형 연구중심대학 1.0'이라고 규정했다. 이 총장이 말한 연구중심대학 1.0과 2.0간의 차이는 체계적인 연구몰입환경을 갖췄는지 여부다. 연구자가 직접 연구 과제부터 장비 관리까지 맡아야만 하는 개도국 시스템이 연구자의 창의적인 연구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실제 MIT는 교수 1명당 11명의 지원 인력이 있는 반면 국내에서 지원여건이 가장 좋은 KAIST 등은 3명이다. 이 총장은 "대학이 체계적인 연구몰입환경을 갖추려면 연구지원 전문인력을 지속으로 확보 및 육성해야 하고, 연구장비 운용과 관리를 일원화해 전담하는 선진국형의 연구지원시스템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학이 제대로 된 연구몰입환경을 마련하기 어려운 이유로 '재량껏 투자할 수 있는 재원 부족'을 꼽았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대학 본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에 투자할 재원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빈약한 재정은 자율성 저하로 이어져, 대학이 10년 후 미래를 내다보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과감하게 발굴하고 투자하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대학의 재원 확보를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대학에 투자하는 연구비, 특히 기초연구비의 증액, 연구 간접비 비율 상향 및 정률제, 일반대학진흥기금 도입이다. 이용훈 총장은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비는 100조원 규모로 전 세계 5위지만 대학으로 오는 연구개발비는 그 중 9.1%에 그친다"며 "특히 혁신의 기반이 되는 기초연구비로만 따졌을 때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불과해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간접비 비율도 높일 것을 제안했다. 우리나라 기관의 간접비 책정기준은 연구비의 18~23%인 반면 미국은 35% 정도라는 설명이다. 이 총장은 "연구 간접비는 현 상황에서 대학이 유일하게 연구몰입환경 조성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라며 "간접비 비율을 상향하고 간접비 비율을 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간접비 비율 인상이 연구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연구직접비에 간접비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아니라 정책 이니셔티브 등을 통한 '일반대학진흥기금' 형태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대학진흥기금은 연구개발과제 형태로 지원되는 기존 국가연구개발지원금과 달리 대학이 용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재원이다. 이 총장은 우리나라에 세계를 선도하는 일류 연구중심대학이 없는 이유로 1970년대에 멈춘 육성 정책의 부재를 들었다. 한편, 이용훈 총장은 이 같은 정책 제안을 담은 '세계일류대학 만들기 연구중심대학 2.0'을 내놨다. 기술 패권 시대에 연구중심대학의 역할과 의미, 선진국과 국내 대학 간의 비교분석을 통한 연구중심대학 육성전략이 담겨 있다. 30여 년간의 KAIST 교수 생활을 거쳐 지난 4년간 UNIST를 이끈 경험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제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2-23 12:19:28[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고금리에도 전국에서 30대 아파트 매수 비중이 40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울산·세종은 30대 아파트 매수 비율이 30%를 넘었다. 고금리에도 '영끌'...30대 비중 26.6%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 41만1812건 중 30대가 매수한 거래가 26.6%인 10만9529건으로 조사됐다. 40대는 10만6272건으로 25.8%를 기록했다. 2019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30대가 40대 비중을 앞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33.1%), 울산(31.5%), 세종(31.8%) 등은 30대 비중이 30%를 웃돌았다. 아파트 매매거래 10건 중 3건 가량을 30대가 매입한 셈이다. 서울의 경우 2020~2021년에 30대 매수 비율이 30%를 넘은 뒤 2022년에는 28.2%로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30%대 회복에 성공했다. 세종과 울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30대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시장침체에도 30대가 아파트 시장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과거 집값 폭등기를 거치면서 서둘러 내집마련에 나서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례론 효과?...아파트 매수 열기 견인 30대 매수 비중이 40대를 추월한 원인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청년층의 대출이 한층 수월해진 점이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시도별 근로소득 신고현황(2022년 기준)'에 따르면 울산(4736만원), 서울(4683만원), 세종(3492만원) 등은 전국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효과도 30대 매수열기에 힘을 보탰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30대 아파트 매수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의 내집마련을 돕는 각종 정책이 잇따라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올해도 금리인하 가능성은 물론 신생아 특례대출 등 30대에 유리한 정책도 나와 젊은 연령대의 내집 마련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02-21 16:28:02【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합계 시가총액(달러화 기준)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를 앞질러 세계 4위에 올랐다. 도쿄거래소가 상하이의 시총을 웃돈 것은 2020년 6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이다. 21일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1월 말 시점에서 도쿄거래소에 상장하는 주식의 시총은 지난해말 대비 3% 증가한 6조3400억달러(약 8471조508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시총이 7% 감소해 6조433억달러를 기록한 상하이거래소를 추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도쿄거래소는 전 세계 거래소 시총 순위 4위로 올라 섰다. 2022년 말부터 올해 1월 말까지의 기간으로 보면, 일본과 인도의 순위 상승이 눈에 띈다. 특히 세계 시총 순위에서는 인도국립증권거래소가 중국의 홍콩·선전 두 거래소를 앞지르는 등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인도거래소의 상장 주식 시총은 34% 늘었다. 인도거래소는 홍콩거래소와 선전거래소를 제치고 세계 6위까지 올랐다. 중국 거래소들은 주가 약세가 반영되며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상하이거래소는 지난해 말 3위였지만 시총 10%가 줄어 5위로 후퇴했다. 홍콩과 선전거래소도 시총이 약 20% 줄어들어 각각 8위, 7위에 머물렀다. 경기 침체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중국에서 글로벌 투자 머니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인도는 인구 감소로 돌아선 중국과 대조적으로 인구가 늘고 있어 중산층 증가에 따른 내수 성장이 기대된다. 일본도 도쿄거래소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개선을 요청하는 등 기업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최근 디플레이션 탈출에 성공, 기업들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중국에서 빠진 투자금 상당 규모가 흘러들어가고 있다. 카베야 요카즈 야마토증권 에쿼티 조사부장은 "중국 경기가 당장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으로 자금을 일시적으로 대피시키려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많다"며 "중국 경기 침체의 영향이 비교적 적은 독자적인 성장 요인이 있는 일본과 인도로 자금이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16일 3만8400선을 돌파하며 '버블 경제' 이후 34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1989년 말 기록한 역대 최고치(3만8915)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2-21 10:17:28[파이낸셜뉴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일하거나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서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거대 양당이 접전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에 향후 각 당이 상대 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려면 공천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42%, 민주당은 4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60대 이상에서 민주당보다 우세했으며 민주당은 20대, 30대, 40대, 50대에서 국민의힘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국민의힘이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대전·충청·세종·강원에서 민주당에 10%p(포인트) 이상 앞섰다. 민주당은 광주·전라·제주에서 50% 포인트 격차로 국민의힘을 추월했고, 인천·경기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또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7%로 집계돼 더불어민주당(31%)을 6%포인트 앞섰다. 설 직전 조사인 지난달 30일~지난 1일 결과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3%포인트 올랐고, 민주당은 4%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추후 각 당이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최대한 줄이고 포괄적인 의미의 미래 가치를 제시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선거 구도나 공천을 둘러싼 갈등 측면에서 열세에 몰린 민주당의 경우 빠르게 태세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이날 기자에게 "양당이 지금 '친윤이다', '친명이다' 하는데 일단 그런 잡음이 최소화돼야 하고, 특히 민주당의 경우 당내 갈등이 너무 노출되면 안될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민주당은 친명계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에게 불출마를 종용하거나 이재명 대표가 문학진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에게 불출마를 요구하는 등 '공천 갈등'을 빚고 있다. 최 특임교수는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영입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민주당은 계속해서 친명 대 친문 구도가 많이 노출되는 상황"이라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이를 전환해 진보적인 의제를 선점, 대안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 구도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며 "현재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 국민의힘은 운동권 심판론, 제3정당은 양당 심판론을 내놓은 상황인데 민주당 입장에서는 양쪽에서 공격을 받는 상황이라 선거 구도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공천 잡음에 대해서도 "통상 야당이 불리한 구조"라며 "여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고, 실제로 권력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갈등이 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양당은 철도 지하화나 청년 및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 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놓으며 표심을 사로잡으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 특임교수는 "양당이 모두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며 "결국 공천을 무리 없이 진행하고 불평등·격차 해소 등 포괄적인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여야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곧게 나아가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투명하고 원칙에 맞도록 시스템 공천을 진행 중으로, 일관되게 진정성을 보이면 국민들께서 일할 기회를 주실 것이라 믿고 있다"고 전했으며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도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2-16 1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