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의식을 잃은 채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있던 고령의 파킨슨병 환자를 구조한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신정1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이용관 경위, 손진우 경사는 지난 7일 오후 7시께 양천구 소재 모 아파트에서 "위층에서 살려달라, 119에 신고해달라"는 소리가 들렸다는 신고를 접수해 현장에 출동했다. 신고자가 지목한 곳에서 별다른 이상 현상을 확인하지 못한 경찰은 "화장실에서 소리를 들었다"는 신고자의 진술에 따라 아래층에 대해서도 수색을 개시했다. 확인 결과 아래층 세대는 불이 켜져 있었으나 내부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진 않았다. 이후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친척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 주거지는 모른다'는 내용의 실종 신고를 접수해 실종자의 주거지가 아래층과 같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 경위와 손 경사는 해당 세대의 현관문이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색을 실시해 화장실에 파킨슨병으로 쓰러진 노인을 발견했다. 이들은 환자를 안정시킨 후 119구급대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5-10 15:41:38[파이낸셜뉴스] 엔케이맥스의 미국 관계사 엔케이젠바이오텍(NKGenBiotech)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가 NK세포치료제 ‘SNK01’에 대한 파킨슨병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엔케이젠바이오텍은 파킨슨병 환자 최대 30명을 대상으로 SNK01의 안전성, 내약성 및 탐색적 효능을 평가하는 1/2a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회사에 따르면 오는 하반기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킨슨병 환자 20명에게는 SNK01을 투여하고, 나머지 10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할 예정이다. 폴송(Paul Y. Song) 엔케이젠바이오텍 대표이사는 “현재 파킨슨병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의학적 미충족 요구가 높은 만큼 첫 임상시험을 시작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이번 IND 승인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 대한 NK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케이젠바이오텍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중등증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으로 SNK01에 대한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FDA는 엔케이젠바이오텍이 멕시코에서 진행했던 알츠하이머 임상 1상 결과를 토대로 1/2a상을 전임상 없이 진행하도록 허가한 바 있다. 폴송 대표는 “지난 알츠하이머 임상 1상에서 관찰된 신경염증 감소에 대한 고무적인 결과를 고려할 때, 이번 파킨슨병 임상 결과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 두 가지 퇴행성 신경질환은 서로 다르지만 신경염증 성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SNK01이 두 적응증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4-30 13:44:19[파이낸셜뉴스] 뇌의 도파민 부족으로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치매와 더불어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병의 진행을 지연하고 증상도 개선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는 파킨슨병의 치료는 도파민 약물치료가 중심으로 진행되며 한의학 침치료나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치료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고 8일 조언했다. 파킨슨병의 국내 유병률은 10만명당 약 225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파킨슨병 환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에서 12만977명에서 5년 사이 12%가 늘어나 2022년에는 총 13만6130명이었다. 여성에서 좀 더 많이 발생해 2022년 자료를 보면 남성환자는 5만8140명, 여성환자는 7만7990명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노화로 생기는 퇴행성질환으로 완치는 어렵다. 파킨슨병은 증상을 조절하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데 맞춰 치료가 진행된다. 파킨슨병 표준치료는 부족해진 도파민을 보충시켜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개선되고 안정되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조절되지 않는 증상들이 많고 약물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장기간 약물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 보완요법으로 시행되는 것이 침치료와 한약 등의 한의학적 치료다. 파킨슨병에 있어 한의학 치료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서 파킨슨병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침치료와 청혈단, 억간산, 청간탕 한약 등의 한의학 치료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 파킨스병의 진행 자체를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한 연구에서 침치료를 같이 받은 환자들이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파킨슨병의 진행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침과 약침치료는 실제로 운동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균형 잡기와 보행속도를 개선시킬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박 교수는 임상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한방치료의 병행으로 운동기능, 균형유지능력, 우울증 정도와 삶의 질이 개선되며, 치료 종료 후에도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증명했다. 마지막으로 도파민과 동시에 사용시 약물치료의 효과를 높여 복용량을 줄이고, 도파민 복용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어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 파킨슨병의 한의학 치료는 환자의 진행 경과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단계는 도파민 보충요법으로 증상이 잘 조절되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가 대상이다. 2주~4주에 한 번 방문치료를 통해 질병의 진행 억제 및 증상 관리를 중심으로 치료한다. 2단계는 떨림, 경직, 변비, 피로, 무기력, 통증 등으로 생활이 불편한 환자가 대상이다. 주 1회 이상 방문 치료로 적극적인 증상 개선을 통한 불편감 해소시킨다. 3단계는 균형조절장애로 인한 보행장애, 낙상위험 환자가 대상이다. 입원집중치료로 균형 및 보행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박 교수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른 맞춤치료와 체계적인 한의학 치료로 삶의 질까지 향상 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08 14:25:59[파이낸셜뉴스] 렘수면행동장애 치료의 난제로 여겨졌던 신경퇴행성질환 발병을 예측할 실마리가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김한준·강동경희대병원 변정익 교수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뇌파를 활용해 신경퇴행성질환 발병 시기와 유형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고 2일 발표했다. 노인성 잠꼬대로도 불리는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속의 행동이 현실로 표출되면서 자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몸부림치는 행동이 나타나는 수면장애다. 매년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6%는 치매,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졌는데 언제, 어떤 유형으로 발병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먼저 서울대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렘수면장애 환자 233명을 최대 9년간 추적 관찰해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군과 미발병군으로 구분하고 이들의 뇌파 특성을 비교분석했다. 이후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과 연관된 뇌파를 사용해 첫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까지 걸린 시간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테스트 결과, 예측 성능을 나타내는 IBS(낮을수록 우수)와 C-index(높을수록 우수) 수치는 각각 0.113, 0.721로 우수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발병군의 뇌파만 분석해 렘수면행동장애가 ‘치매(인지기능 이상)’ 또는 ‘파킨슨병(운동기능 이상)’ 중 어느 유형으로 진행할지 분류하는 머신러닝 모델도 설계했다. 그 결과, 예측 성능을 나타내는 AUROC(곡선아래면적) 수치는 0.901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퇴행성질환 발병 시기 및 유형 예측 머신러닝 모델은 공통적으로 ‘뇌파 둔화’ 관련된 특성의 중요성이 높았다. 뇌파는 저주파(델타파, 세타파)가 증가하거나 고주파(감마파, 베타파)가 감소할 경우 둔화된다.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군’은 미발병군보다 뇌파가 둔화됐고, 발병군 중에서는 ‘치매’가 파킨슨병보다 뇌파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뇌파검사로 확인된 느린 뇌파 양상은 신경퇴행의 시작을 의미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대규모 코호트에서 ‘뇌파’를 활용해 예측하기 어려웠던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예후를 일찍이 파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개발된 신경퇴행성질환 예측 모델을 활용하면 의료진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중 치료가 필요한 대상을 조기 선별하고, 환자는 맞춤형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02 10:00:30[파이낸셜뉴스]신약개발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ABL301 고용량 투여를 위해 제출했던 1상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신청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7일(현지시간) 승인 받았다고 18일 공시했다. ABL301은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혈액뇌관문(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활용해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향상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주도하는 이번 임상 1상의 목적은 건강한 성인에게 ABL301을 단일 또는 반복 투여 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상반응(AE), 치료 후 발생한 이상 반응(TEAE) 및 중대한 이상 반응(SAE) 등 지표를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 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투자자는 수시 공시 및 사업 보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투자 위험을 종합적으로 거려해 신중히 투자해 달라"고 전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1-18 11:27:21[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팀이 파킨슨병 증상 완화를 넘어 근본적인 세포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했다.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팀의 박상현 박사, 박찬욱 대학원생과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조명수 연구소장, 엄장현 수석 연구원 그리고 고려대 김대성 교수 공동 연구팀은 임상용 배아줄기세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수율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대량 생산법을 개발하고 대규모 비임상 동물 시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 중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의 치료법은 약물이나 수술로 부족한 도파민을 대체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도파민 신경세포가 지속적으로 사멸하는 것은 막을 수 없기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될 수가 없다. 최근에는 이러한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배아줄기세포나 역분화줄기세포(iPSC)로부터 중뇌 특이적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만들어 뇌 속에 넣어 죽은 도파민 세포를 대체해주는 세포대체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임상용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미국, 유럽팀들과 경쟁 중이다. 이러한 팀들은 도파민 세포를 제조하는 과정의 분화 신호를 조절하는데 저분자 물질과 재조합 단백질을 섞어 사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세포 투과가 용이한 저분자 물질만을 사용해 정밀한 분화 신호 조절에 성공함으로써 미국, 유럽 대비 보다 높은 수율의 도파민 전구세포를 제조할 수 있었다. 또한 다른 팀들의 2차원 분화법과 다르게 3차원으로 도파민 세포를 분화시켜 대량 생산하는 방법도 개발해 1회 분화로 파킨슨 환자 약 25만명 정도 치료 가능한 양인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약 3.18조개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는 엄격한 제조 및 관리 기준(GMP) 아래 제조 전 과정에서 임상 등급 원자재를 사용해 생산했으며 철저한 품질 평가(QC)를 거친 후 유효성 및 안전성 시험을 이어갔다. 파킨슨병 동물 모델 쥐(rat)에서 대규모 유효성 시험을 수행했다. 이식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는 성공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TH-양성세포)로 성숙했으며 암페타민을 이용한 회전 시험에서 16주 후 회전 행동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는 도파민 세포 이식을 통한 기능 회복을 나타내는 중요한 징후이다. 또한 PET-CT를 이용해 이식 후 도파민 세포의 기능을 분석했을 때 이식한 세포가 장기적으로 뇌에 생착해 도파민을 생성했다. 또 파킨슨병 동물 모델 쥐에서 이식세포 수(5000개, 1만개, 2만 5000개, 10만개)에 따른 행동평가를 수행한 결과, 1만개를 이식한 그룹부터 유효성이 나타났으며 이는 임상 시 사람에게 이식할 저용량 세포수인 315만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안전성 시험은 독성, 체내 분포 및 종양생성 여부 등으로 나눠 대규모로 면역 부전 쥐에서 수행됐다. 약 1년까지 장기간 수행된 종양원성시험에서 순수 도파민 세포로만 이뤄진 그룹에서는 종양 형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체내 분포시험에서도 이식 뇌 부위에만 세포가 존재하고 있었고 독성시험에서도 특이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김동욱 교수는 “이러한 비임상 시험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에서 파킨슨병 환자 대상 1/2a 임상 승인을 받았으며 순조롭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하고 효능이 뛰어난 혁신적이고 근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12-12 09:27:12[파이낸셜뉴스] 파킨슨병을 앓던 아내를 5년 6개월 간 간병한 끝에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지난달 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자신의 아내 B씨를 도구 등을 이용해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B씨는 2017년 9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뒤 뇌전증과 파킨슨병 등의 합병증을 앓았다. 아내의 발병 후 A씨는 5년 6개월간 직장 생활과 간병을 동시에 맡아 생활해왔다. 하지만 B씨는 인지장애와 섬망 증세를 보였고, 섬망 증세로 인해 B씨가 자택에서도 넘어져 부상을 당하기 시작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일주일 전부터 자택 내 컴퓨터와 휴대폰 등에 유서 형식의 글을 남긴 뒤 상주 간병인 고용이 예정됐던 5월이 되기 전 B씨를 살해했다. A씨는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피해자의 유족들은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피고인은 유족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1996년 B씨와 결혼한 뒤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했으며 범행 전까지 피해자를 간병했다"며 "해당 범행으로 피고인 스스로도 상당한 고통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피고인의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1-03 08:51:39[파이낸셜뉴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 뉴론과 함께 개발하는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HL192(뉴론 코드명: ATH-399A)’의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HL192는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김광수 교수와 김덕중 대표가 신경퇴행성 질환 신약 개발을 위해 공동 설립한 미국 보스턴 소재의 ‘뉴론’에서 유래한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파킨슨병의 증상과 근본적 질환 개선이 가능한 복합기전을 지닌다. 3사는 지난 5월 HL192를 파킨슨병을 포함한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대상으로 개발하기 위한 공동연구에 돌입하며 오픈콜라보레이션을 확대한 바 있다. 이번 임상 1상은 만 18세에서 80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HL192 경구제를 단회 투여(SAD)와 반복 투여(MAD)하며 위약 대비 효과와 안전성 등을 평가한다. HL192에 대한 임상 1상 탑라인 결과는 내년 상반기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거나 사멸하며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팔다리와 몸이 떨리거나 거동이 힘들어지는 증상을 동반한다. 파킨슨병은 전 세계 만 65세 이상 인구의 1%~2%에서 발병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다. 현재 도파민을 보충하는 요법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파킨슨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진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HL192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 인자인 ‘Nurr1’을 활성화해 파킨슨병의 증상을 개선한다. 지난 동물실험을 통해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한데 이어, 지난해 미국 유명 배우인 마이클 J 폭스가 설립한 민간 최대 파킨슨병 연구 재단인 ‘마이클 J. 폭스 재단(MJFF)’으로부터 연구 자금을 지원받았다. 정승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3사가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이라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협력해 임상 1상 진입이라는 결실을 맺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임상 1상을 시작으로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글로벌 파킨슨 치료제 시장은 2022년 49억달러(6조2000억원)에서 2030년 80억달러(10조원)으로 약 1.6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10-12 09:54:22[파이낸셜뉴스] 해외 주요 파킨슨병 치료제의 국내 공급이 올해부터 중단되면서 환자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약가 인하 요구로 인해 수익성에 차질이 생기면서 해외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일 제약 업계 등에 따르면 기존에 가장 많이 처방된 치료제는 마도파정이다.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인 도파민세포 소실을 방지하기 위해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레보도파를 주요 성분으로 한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고육지책으로 마도파정을 복제한 제네릭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으나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구토, 어지러움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졌다. 약효 또한 오리지널 약에 비해 떨어져 치료에 한계가 있다. 마도파정을 해외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 부담이 매우 크다. 기존에는 중증난치질환자 산정특례 혜택을 받아 1420원에 치료제 100정을 구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수십만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고령화로 인해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로 치료제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어 제도적인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뒤늦게 정부에서 해외 치료제 재공급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세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실제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카이노스메드의 KM-819가 앞서 나가고 있다. 듀얼 액션 기능을 가진 혁신적인 치료제다.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 방지와 알파시누클레인 (α-synuclein) 응집 억제 효과가 있어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카이노스메드는 미국 비영리 파킨슨병 연구재단인 '마이클 J 폭스 재단(MJFF)'과 KM-819 개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MJFF가 먼저 KM-819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상 실시 의료기관 선정을 비롯해 환자 모집 지원, 바이오마커 개발 등 3가지 부문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ABL바이오는 파킨슨병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인 ABL301에 대한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미 원숭이와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비임상 독성 실험에서 안정성이 입증된 바 있다.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발병 원인 물질의 축적을 억제할 수 있는 항체를 활용하므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파킨슨병 신약 개발 성공 시 파킨슨병 환자들이 걱정 없이 고통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질의 치료제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므로 해외 파킨슨병 치료제의 국내 공급 중단에 따른 문제를 근본적으로 타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해외 치료제 공급 중단”이라며 “환자들의 니즈에 맞는 양질의 치료제를 신속하게 개발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09-19 09:48:01불치병인 '파킨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올 수 있을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팀은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파킨슨병의 세부 유형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파킨슨병이 아직까지 완치법이 없는 이유는 환자 개인별 유형에 맞는 최적의 약물이나 치료법을 처방받지 못해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AI 플랫폼은 파킨슨병 환자의 세포를 분석해 환자의 병리적 하위 유형을 예측한다. 즉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파킨슨병 양상을 겉으로 보이는 발현형이 아닌 생물학적 메커니즘별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원인 미상의 파킨슨병 환자가 속한 분자 세포적 하위 유형별로 진단이 가능해져 환자 맞춤형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우선 건강한 사람과 파킨슨 환자의 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신경 세포로 분화시켰다. 이렇게 분화시킨 신경 세포의 여러 소기관 중 파킨슨병의 대표적 병리 현상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와 리소좀, 그리고 핵을 다중 라이브 이미징으로 촬영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의 대표 병리 현상을 4가지로 분류했다. 그 유형에는 유전성 돌연변이가 존재하는 것과 세포 속 단백질에 이상이 있는 경우, 세포속 미토콘드리아의 스트레스, 잘못된 미토콘드리아를 없애는 미토파지의 장애 등이다. 연구진은 AI 플랫폼을 대량의 세포 소기관 이미지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이 AI 플랫폼은 질병 유무 뿐만 아니라 질병의 하위 유형을 약 95%의 정확도로 예측해 냈다. 최민이 교수는 "이 플랫폼은 자폐 스펙트럼과 같이 환자 개인별 증상이 뚜렷하게 다른 뇌 질환의 하위 유형을 분류하는 데에도 유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15 18: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