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7개월 만에 1400원선까지 오르면서 경영 부진에 빠진 국내 배터리사들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배터리 업종은 해외 매출 비중이 70%를 넘는 '수출중심' 산업인 만큼 달러 강세가 업황 부진의 방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해외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6%다. 이 기간 해외 비중이 제일 높았던 곳은 89.3%를 기록한 삼성SDI다. SK온은 79.3%, LG에너지솔루션은 59.5%로 나타났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일찌감치 해외 생산전략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3사의 해외 배터리 법인 수는 30개가 훌쩍 넘는다. 배터리 3사의 해외 투자 기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7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미국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환율 상승이 배터리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를 달러로 사서 제품을 달러로 팔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잡히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된다"며 "같은 양을 팔아도 환율 차이 만큼 매출이 늘어나는 환차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양극재 등 배터리 핵심 부품을 국내에서 원화로 조달하는 기업의 경우 이익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업계는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2·4분기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환율이 너무 올라가도 문제지만, 현재 정도의 환율 수준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를 일정 부분 보상 받을 수 있다"며 "발주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로 수출 단가가 낮아졌기 때문에 재고를 어느 정도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48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도 영업이익 감소폭이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환율 상승으로 해외 투자비가 늘어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사들은 해외 법인을 통해 달러 차입을 하거나 원화로 조달한 자금 헷징을 통해 위험을 줄인다"며 "이밖에도 파생상품 매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유연하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4-17 18:05:27[파이낸셜뉴스]외환당국이 환율방어를 위해 최근 2년 680억달러를 순매도한 가운데 지난 10월말 외환보유액(4128억7000만달러)이 3년 4개월래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인 2021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외환당국의 순거래액이 8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 고금리 장기화·달러화 강세로 환율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한·미 통화스왑 필요성은 크지 않다"라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전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외국 자본유출 및 외환보유액 부족 우려를 일축했다. 8개분기 연속 고강도 환율방어..외환보유액 3년4개월래 최저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2018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외환당국 순거래내역은 마이너스(-)695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2021년 3·4분기부터 올해 2·4분기까지 최근 2년간 -67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5년 적자의 97.7%가 지난 2년동안 발생한 것이다. 순거래액은 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으로, 순거래액이 마이너스면 외환당국이 매입한(산) 금액보다 매도한(판) 금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오르기 시작했던 지난해 3·4분기에만 순거래액이 -175만4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년간 거래액은 -458억6700만달러에 달했다. 올해에도 1·4분기 -21억달러, 2·4분기 -59억7300만달러로 상반기에만 80억달러 이상을 순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환율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 주요 통화의 움직임과 과도하게 괴리돼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외환보유액은 줄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지난 10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28억7000만달러로 2020년 6월 이후 3년 4개월래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달새 12억4000만달러 감소한 것이다. 지난달 초 원·달러 환율이 1363원대로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자 외환당국이 안정화 조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말(4231억6000만달러)과 비교하면 103억달러가 줄었고, 6개월 전인 지난 4월말(4266억8000만달러)에 비해서는 138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에 따른 일시적 효과를 포함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 올해 350억달러 한도 외환스왑 계약을 맺고 국민연금이 해외투자할 때 필요한 외화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대 1년 안에 해당 금액만큼을 외환당국에 되팔기 때문에 스왑을 통한 거래에서는 외환보유액이 소진되지 않는다. 이렇게 외환당국이 외환스왑, 현물화 매도 등을 통해 환율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환율 하향안정을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국(5.25~5.50%)과 한국(3.50%)간 금리차가 2%p로 확대된 가운데 3·4분기 외국인 주식, 채권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섰다. 주식자금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 힘입어 유입세를 지속하다 3·4분기 -18억달러로 순유출 전환했고, 채권자금 또한 대규모 만기도래·낮은 차익거래 유인 등으로 -2억9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2%p 한미 금리차·자본유출 우려에도 한은 "美와 통화스왑 필요성 크지 않다"상황이 이렇다보니 달러화 유동성 안정적 확보를 위한 대표수단인 한미 통화스왑의 재개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2020년 3월 6000억달러 통화스왑 계약을 맺었고 2021년 12월말 계약이 만료됐다. 이 계약을 통해 달러화가 총 198억7000만달러 공급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행에서는 한미 통화스왑 필요성과 체결 가능성 모두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제출한 자료에서 "현재의 국내 달러자금시장 상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스왑제도 운용 기준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통화스왑 필요성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현실적인 체결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한은은 "미국 연준도 현 시점에서는 우리나라 등과의 위기대응 목적의 통화스왑 체결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연준은 글로벌 달러자금시장 유동성이 경색될 경우 미국 내 전이를 막기 위해 통화스왑을 활용하는데 지금은 유동성 경색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한은에서는 연준과 협의를 통해 위기시 낮은 비용으로 달러화 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상설화했고, 향후 중장기적인 보유액 추가 확충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달러자금시장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미국과 통화스왑 재가동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로 연준과 협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 9월말 기준 중국·스위스·인도네시아·호주 등과 총 1382억달러 상당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03 22:18:38[파이낸셜뉴스]지난달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128억7000만달러로 2020년 6월 이후 3년 4개월래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원·달러 환율이 1363원대로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자 외환당국이 안정화 조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28억7000만달러로 전월말(4141억2000만달러)에 비해 1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연말(4231억6000만달러)과 비교하면 10달 사이 103억달러가 줄었고, 지난 4월말(4266억8000만달러)에 비해서는 138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2018년 6월 4000억달러를 돌파한 후 2021년 8월에는 4600억대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4400억, 4300억대로 감소했고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로 올라 외환당국이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섰던 10월에는 4140억달러까지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4299억7000만달러로 회복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 8월부터 3개월째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에 따른 일시적 효과를 포함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는 9월과 비슷한 수준의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10월말 106.12로 9월말(106.23)과 보합 수준이었다. 다만 달러화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호주달러화가 미 달러화 대비 0.4% 절하됐고 중국 위안화 또한 달러화에 비해 0.5% 절하됐다. 달러화 추이에 따른 환산액 변화가 크지 않았던 만큼 결국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당국은 시장에 현물환을 직접 매도하거나, 기관과의 외환스왑 등을 통해 환율을 방어한다. 환율이 급격하게 올라 쏠림 현상이 우려될 때 외환당국이 가진 달러화를 시장에 공급하면서 수급을 조절해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 올해 350억달러 한도 외환스왑 계약을 맺고 필요시 국민연금과 협의를 통해 연금에 달러화를 공급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외환당국에서 산 만큼을 최대 1년 안에 외환당국에 되판다. 10월말 외환보유액을 살펴보면 △유가증권 3699억8000만달러(89.6%) △예치금 188억7000만달러(4.6%) △SDR(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금) 147억7000만달러(3.6%)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출자금 납입·융자 등으로 보유하게 된 IMF 관련 청구권) 44억5000만달러(1.1%) 등으로 구성됐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체의 1.2%를 차지했다. 9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에서 9위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이 3조1151억달러로 1위였고 일본이 1조2372억달러, 스위스가 8184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대만이 5640억달러로 6위, 홍콩이 4157억달러로 8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해 "전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데도 비용이 들기 때문에 환율 등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11-02 20:08:37[파이낸셜뉴스]2월 환율이 1210원대부터 1320원대까지 큰 폭으로 요동치면서 외환당국의 환율 변동성 관리를 위한 '실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외환보유액 관리, 구두개입 등을 통한 미세조정,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왑 등이 구체적 수단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도 최근의 환율 요동이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에 기인하는 데다 외환보유액 등 수급 상황을 볼 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2월 평균 환율은 1270.74원, 등락폭은 98.10원으로 집계됐다. 일일 평균 최저치는 3일 1219.30원, 최고치는 28일 1317.40원으로 100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장중 최저와 최고점은 각각 1216.40원(2일), 1326.60원(28일)으로 격차가 110원 이상이었다. 1월 환율 등락폭이 46.00원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2월 한 달 사이 환율 변동성이 컸다. 환율 급등에 외환당국에서는 회의를 열고 미세조정에 나섰지만 저항선이었던 1300원대를 돌파해 추가 환율방어 수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과 같은 미세조정을 이어가며 외환보유액 관리 등 수급정책을 지속할 예정이다. 환율이 급등할 경우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환율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자 국민연금과 100억달러 한도내 외환스왑을 재개키로 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일단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안정을 강화해 외환부문 건전성 지표가 확연히 좋아졌다"라며 "20년동안 쌓아온 건전성 개선 노력, 그간 당국의 정책 경험이 쌓인 데다 민간의 대응능력도 좋아져서 수급안정을 위한 다각적, 다층적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 외환보유액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안정적이다. 1월말 외환보유액은 4299억 7000만달러로 전달대비 68억 1000만달러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이다. 지난해 14년 만에 국민연금과 통화스왑을 재개하면서 '자체 실탄'도 늘었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달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현재 1.25%p인 한미금리차가 더 벌어지고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인 수출경기 회복이 더딘 점을 고려할 때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 초중반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5% 수준까지 떨어졌다"라며 "반도체 등 수출을 이끌던 주력산업이 아직 회복이 안 됐고 채권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강 교수는 "한국은행이 미세조정에 관심을 두고 총재의 구두개입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켜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환율을 방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3-01 13:44:5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고시환율)이 26일 7위안을 넘었다. 2년 2개월여 만이다. 인민은행은 같은 날 선물환에 대한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올려 방어에 들어갔다. 인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378 올린 7.0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의 고시환율이 7위안을 넘긴 것은 2020년 7월 27일 7.0029위안이 마지막이다. 이로써 위안화 환율은 이달 중순 역내·외 시장에서 7위안을 넘어선 뒤 고시환율에서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포치(破七)를 돌파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의 상승은 위안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당초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 상승에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뚜렷한 개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기관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예치해야 하는 금액의 비율인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이날 상향 조정하며 태도를 전환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진 시기에 선물환 거래액의 20%를 외환위험준비금으로 요구해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한 바 있다. 2015년 10월에 이 제도를 시작했다가 2017년 9월 폐지한 뒤 2018년 포치 상황 때 재도입했다. 이후 2020년 10월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20%에 0%로 내렸는데 2년여 만에 이를 다시 원상태로 복구시켰다. 중국 신랑망은 “은행의 외환위험준비율 인상은 선물환 거래 비용을 높여 기업의 선물환 구매 수요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면서 “이번이 다섯 번째 조정”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 지속으로 패닉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부 개입’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국계 은행 트레이더는 외신에 “이번 조치로 달러 선물 매입 비용이 올라갈 것”이라며 “이는 구두 개입이나 당국의 환율 고시를 통한 신호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상황이 수요·공급 요인보다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의 영향을 주로 받고 △부동산 등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점 △자본 유출 압력이 여전한 점 등을 근거로 위안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되고 중국 통화당국 개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기관들이 고객의 외화예금을 언제든지 내어줄 수 있도록 인민은행에 맡겨두는 자금의 비율인 외화지급준비율을 다시 꺼내들거나, 금융기관과 기업의 해외융자조절지수(역외자금 거시건전성조절계수)를 올려 달러 조달 확대를 유도할 가능성 등이다. 외화지급준비율을 낮추면 은행들은 활용할 수 있는 외화가 늘어나고 곧 달러 시중 공급량도 증가하게 된다. 달러가 풀리면 달러 가치도 떨어져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해외융자조절지수는 자국 금융기관·기업의 해외 융자 규모 상한을 산출할 때 적용한다. 자기자본, 해외융자 규모 등을 넣어 계산하는 해외융자조절지수가 올라가면 해외서 끌어올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난다. 일본 미즈호은행의 외환 전략가 켄 청은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늘린 것은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빠른 가치 하락을 막고 시장을 안정화하려는 의도”라며 “이는 또한 중앙은행이 언제든 필요하면 시장에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9-26 15:44:22【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2년여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돌파하면서 중국 정부의 개입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화당국은 "큰 의미 없다"며 당장 개입하려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시장패닉 차단을 위해 다양한 수단이 등장할 수도 있다. 18일 중국 금융정보 제공 플랫폼인 윈드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는 지난 15일 오후 5시 기준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7.0187위안에 거래됐다. 2020년 7월 27일(7.0029위안) 이후 처음으로 7위안을 넘었다. 위안화는 역내 시장에서도 같은 달 16일 오전 11시 달러당 7.0128위안에 거래돼 '1달러=7위안'이 깨졌다. 이로써 역내외 시장 모두 포치(破七)에 도달했다. 포치는 '7이 깨진다'는 뜻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을 의미한다. 위안화가 추락하고 경기마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당국이 통화정책에서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눈앞에 둬 경제발전 성과가 필요한 상황에서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의 금리인상에 동조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위안화 가치 하락을 지켜만 보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꺼낼 수 있는 카드로는 우선 금융기관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예치해야 하는 금액의 비율인 외환위험준비금 비율 상향 조정이 거론된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질 때 선물환 거래액의 20%를 외환위험준비금으로 요구해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한 바 있다. 2015년 10월에 이 제도를 시작했다가 2017년 9월 폐지한 뒤 2018년 포치 상황 때 재도입했다. 이후 2020년에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20%에서 0%로 내렸는데 이를 다시 원상태로 복구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매체 펑파이신문은 설명했다. 금융기관들이 고객의 외화예금을 언제든지 내어줄 수 있도록 인민은행에 맡겨두는 자금의 비율인 외화지급준비율을 다시 꺼내들 수도 있다.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들은 활용할 수 있는 외화가 늘어나고 곧 달러 시중공급량도 증가하게 된다. 달러가 풀리면 달러 가치도 떨어져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환율안정화'에 대한 통화당국의 강력한 신호로 이해되기 때문에 일반적 지준율처럼 직접적인 개입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9-18 18:43:27[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물·금융 경제 전반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 방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됐다. 김석환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는 지난 2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개최한 '우크라이나 위기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는 교역 규모나 투자 측면보다 결국 환율이 중요한데, 환율이 요동치면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환율 방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배제하는 대(對) 러시아 금융제재를 지난 주말 발표한 이후 열린 28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3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4.9원 오른 1206.5원으로 급등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원화가치는 급락하는 형국이다. 김 교수는 특히 "한국경제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근거를 "가치외교, 실리외교 논쟁에 빠져 안보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있어 냉정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화할 경우 1300원 이상 오를 가능성도 예측하고 있다. KIEP의 이날 간담회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정세 불안이 심화하고 실물경제 충격이 이어짐에 따라 긴급 개최된 것이다. 김흥종 KIEP 원장을 비롯해 김석환, 이혜정(중앙대), 김재관(전남대), 이승근(계명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혜정 교수는 "그동안 시장 경제, 통상과 자본 논리가 일정하게 작동한다고 여겨 왔으나 교란요인이 너무 많다"라며 "안보와 경제를 논하는 전제가 되어 왔던 부분들이 다 깨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정민현 KIEP 부연구위원은 이번 간담회에 맞춰 배포된 '우크라이나 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위기로 고강도의 대러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기업의 생산성 하락, 대러 교역·투자 위축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사태 장기화 땐 교역·투자가 현저히 줄 가능성이 높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부연구위원은 또 "수출통제리스트(CCL) 카테고리 3~8에 등재된 상품만이 아니라 대러 주력 상품인 자동차, 기계, 플라스틱, 전기제품 등 수출행정규제(EAR99) 상의 최종 소비재에도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이 적용될 경우 대러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FDPR는 미국 밖의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해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제재 조항이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우리 경제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 우리 실물 경제에 구조적인 문제, 즉 생산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수출 중심의 제조업 중소기업에 대한 장기적 차원의 선별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2-02-28 13:57:13[파이낸셜뉴스] 터키 정부가 사실상 터키리라 환율방어에서 손을 뗐다. 그동안의 호언장담을 접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시인하고 나섰다. 올들어 650억달러를 쏟아부으며 환율방어에 나섰지만 성과도 없이 리라 추가 하락을 그저 지켜보게 됐다. 13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전날 밤 한 터키TV와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시인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터키 경제가 잘하면 1% 플러스(+)성장하겠지만 최대 2%까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더 급속한 하락세를 예상하는 국제기구들의 성장률 전망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올해 터키 경제 성장률로 각각 -5%, -3.8%를 예상하고 있다. 알바이라크는 그동안의 환율방어 입장을 포기하고 리라 가치 하락이 터키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방향을 틀었다. 해외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들어 리라는 미국 달러에 대해 25% 가까이 가치가 급락했다. 터키는 그동안 리라가치 하락에 따른 급속한 수입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대규모로 개입해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터키는 6~7월 대규모로 시장개입에 나서 외환보유액 가운데 약 65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리라 하락은 멈추지 않았고, 터키는 마침내 이달들어 시장 개입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을 통해 리라 가치 하락 속도를 늦추려 하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를 가로막고 있어 다음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과연 가능할지가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앞서 지난해 7월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 정책을 추진하던 중앙은행 총재를 날려버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말에 더 고분고분한 인물을 앉혔다. 24% 수준이던 터키 기준금리는 새 총재가 들어선 뒤 8.25%로 하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터키 중앙은행이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금리인상보다는 금리는 그대로 두되 대출을 억제하는 정책으로 리라 공급을 줄여 리라 하락세 속도 조절에 나서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대출 억제로 방향을 튼 중앙은행은 이번주 은행들의 자산 대비 대출 비율을 낮춰 대출을 더 억제하도록 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계속 훼손되고 터키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터키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외국이 투자자들의 터키자산 매도 규모가 120억달러에 육박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8-14 05:43:39[파이낸셜뉴스] 터키 리리가 6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사상최저치로 추락했다. 중앙은행의 환율방어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라는 이날 미국 달러에 대해 3.6% 가치가 급락해 달러당 7.3079리라로 추락했다. 앞서 지난 5월, 또 2018년 여름 외환위기 기간 기록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터키중앙은행이 리라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대규모로 시장에 개입했지만 급락세를 막는데 실패했다. 터키 금융시장이 이번주 들어 기능마비 조짐을 보이자 외환시장에서는 이날까지 이틀 간 리라가 투매 현상을 보이고 있다. 터키 주식시장도 혼란에 빠져 5% 넘게 폭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붕괴를 겪었던 3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이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리라 급락 흐름을 끊기 위해 터키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런던 GAM의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저 폴 맥나마라는 "뭔가 변해야 한다"면서 터키의 외환시장 개입과 리라 매도를 어렵게 하기 위한 각종 장치들이 이제 '소진'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맥나마라는 "행정적인 대응이건 금리인상이건 -또는 다른 무엇이건- 간에" 현 정부로서는 대응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리라 하락세가 빚어진 수시간 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경제회복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심리 안정을 꾀했다. 중앙은행은 "(외환) 시장의 가격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면서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중앙은행 성명 발표 뒤에도 리라는 더 하락했고,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터키 리라 추락의 근본 배경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특한 경제관을 갖고 있어 통화완화 정책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경제성장의 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그가 압력을 넣은 탓에 터키 기준금리는 지난 1년간 15.75%포인트 인하됐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고,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기 한참 전부터 이미 급속한 금리인하가 시작된 것이다. 이때문에 지금은 코로나19 위기로 경제성장이 멈춰섰지만 인플레이션은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리라 가치 추락으로 수입물가도 뛰고 있다. 리라 가치 추락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터키 당국은 6~7월 리라 가치가 달러당 6.85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해왔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위해 중앙은행이 올 상빈가 외환보유액 650억달러를 외환시장에 투입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시장 개입규모 400억달러보다도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리라는 추락하고 있다. 리라는 앞서 5일 시티그룹이 예상한 3개월 예상치를 이미 돌파했고, 1년 예상치에 다가서고 있다. 시티는 리라 가치가 급락해 석달 안에 달러당 7.25리라, 1년 안에는 7.75리라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터키 이스탄불 컨설팅업체 스파르타 앤드 코의 타너 오자르슬란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의 지시를 받아 시장에 개입하는 국유은행들이 리라 부양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영은행들이 화력에서 심각하게 밀리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이 고갈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한편 리라 추락은 다른 신흥국 통화로도 전염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역시 강한 하강 압박을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8-07 03:53:17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공포로 통화가치 추락에 직면한 신흥국들이 환율방어에 나서 2월 셋째주 이후 약 1240억달러(약 150조원)를 소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데다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신흥국들의 타격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대규모 자본이탈을 부르면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대대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불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자료를 토대로 2월 셋째주 이후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이 1240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이 대개 미 국채 등으로 구성돼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유가 폭락으로 러시아가 대규모 시장 개입에 나선 것을 비롯해 브라질, 이집트, 멕시코, 페루 등이 환율방어에 나섰고, 중국, 한국, 인도 등도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외환보유액 70억달러를 소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루블화가 추락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이었다. 유가가 반토막 나면서 지난달 루블 가치가 30% 넘게 급락했고, 자동적으로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이 시작됐다. 시장 개입으로 루블이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는 사태는 막았지만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단위 외환보유액 감소를 기록했다. 감소폭은 3년여만에 최대 규모였다. JP모간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도 달러 현물 128억달러와 여러 외환으로 구성된 펀드인 외환스와프 85억달러를 외환시장에 쏟아부으며 헤알 추락을 막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올들어 3.8% 줄어든 3430억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JP모간에 따르면 또 페루가 21억달러어치의 외환 스와프를 매각했고, 멕시코와 콜롬비아도 환율방어에 각각 20억달러, 15억달러를 투입했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지난달 전체 외환보유액의 약 12% 수준인 54억달러를 환율방어에 쏟았다. 중국도 위안화 방어에 나서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461억달러를 기록해 월간 단위로는 4년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한국은 90억달러를 환율 방어에 쏟아 부었다. 인도 역시 120억달러를 투입했다. 은행들 모임인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달 신흥국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이탈이 일어나면서 모두 83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금융위기 기간 중 기록했던 사상최대 이탈 규모인 2008년 10월의 600억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ING의 글로벌 시장 책임자 크리스 터너는 "환율 방어나 환율 변동 속도 완화를 위해 신흥국들이 외환보유액을 대규모로 시장에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자들의) 신흥국 이탈 속도는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터너는 투자자들이 미 국채, 독일 국채(분트)와 같은 핵심 채권 시장으로 회귀하면서 신흥국 자산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4-12 18: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