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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사태´ 정쟁 새불씨…민주당 ˝정국불안 해소 고육책˝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이 달아 오르고 있다. 여야는 2일 시무식을 갖고 배기선의원 등 민주당 의원 3명의 자민련 이적사태에 대한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민주당=이날 오전 당사에서 시무식을 갖고 지난해 한나라당이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완강히 저지하는 바람에 ‘강행처리’ ‘의장실 봉쇄’ 등 국회파행이 거듭된 사실을 지적하고, 3인의 자민련 이적은 정치안정을 통해 경제회생을 도모하기 위한 우국충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히려 ‘3인 이적’으로 공동여당이 정치불안을 해소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금융·공기업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경제가 회복되고 일자리도 창출해 경제난국에서 벗어날 수 있는 주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중권 대표는 “총선 민의는 어느 당에도 과반수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한나라당이 정치실체인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반대, 국회가 파행을 거듭한 만큼 ‘사정변경’이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대변인은 “지난 한해 동안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자민련과의 공조없이는 정국안정도 경제회복도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한 한해였다”면서 “(3인의 이적과 관련) ‘천길벼랑을 외롭게 건널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민주당 3인의 자민련 이적을 규탄하기 위한 대규모 대여 공세의 고삐를 죄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2일 중앙당에서 시무식과 총재단 및 당직자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고 여당의원들의 기습적인 ‘이적사태’를 집중 성토하고 대여 강공 의지를 다졌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날 회의를 통해 영수회담 거부를 검토하는 외에도 이날 당소속 국회부의장 및 상임위원장단의 청와대 신년하례회 불참하는 한편 ▲3일 원내외위원장 연석 규탄대회 ▲전국 지구당별 가두집회 ▲호외당보 배포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시무식 인사말에서 시종 단호한 어조로 이번 사태에 대한 결연한 대응 의지를 피력했고, 당직자와 사무처 요원들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론 일색이었다. 이 총재는 “지난 연말에 일어난 일은 국민과 당에 불쾌하고 있을 수 없는 일로 보통 사람의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 낮은 것이며, 이제 여당은 국정쇄신을 말할 자격이 없으며, 이런 사람과 더불어 나라의 미래를 논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창피한 일”이라고 말하고 “이제 국민들은 우리나라 정치의 질을 누가 떨어뜨리고 혼란을 누가 가져오는지 다 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 총재는 이날 “이제 스스로 정치를 바로 세우고, 경제를 일으키는 등 국민을 위해 옳은 것은 밀고 나갈 것”이라면서 “어떤 변화와 놀음에도 흔들리지 말고 의연함을 보여달라”고 당원들을 향해 주문하는 등 신년 구상을 밝혔다.

◇자민련=2일 민주당 의원 3명의 입당으로 숙원인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해 짐에따라 “오랜 가뭄끝에 단비를 만난 것같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은 강창희 부총재가 “정도가 아니다”라며 1일 단배식은 물론 이날 오전 시무식 참석도 거부하고 교섭단체 등록날인 거부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이적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강 부총재는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탈당은 않겠다”는 말과 함께 “잘못된 것을 개선하기 위한 정치개혁 차원에서 (교섭단체 등록을 위한) 도장은 안찍어줄 수도 있다”고 강경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종호 총재대행은 “자민련은 교섭단체를 이뤘으며 당과 당원에게 행한 약속을 지켰다”며 “강부총재가 5선 의원이고 당에 대해 책임이 있는 만큼 협조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한편 자민련은 오는 4일께 교섭단체 등록을 마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강부총재를 계속 설득하기로 했다.

/ pch@fnnews.com 박치형·서지훈·조한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