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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경제교실―고객중심경영] 소비자 만족―이윤창출 ‘상승작용’ 노려


최근들어 기업경영 관리자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고객중심경영’의 성공적인 달성에 있다. S사가 내걸고 있는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L사의 ‘시그마6경영’, 또다른 S사의 ‘고객감동’, ‘늘 이웃과 함께’ 등의 슬로건은 소비자에 대한 해당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고 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고객중심경영’ 이란 고객들이 현재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 어떠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하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달성하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평범하고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보이는 이 원리 속에 중요한 성공의 비결이 숨어 있다.

미국 마케팅 학회(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는 지난 85년에 마케팅에 관한 정의를 “개인과 조직의 목적을 만족시켜 주는 교환을 창출하기 위해 아이디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개념, 가격결정, 촉진 및 유통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라고 설정했다. 효과적인 마케팅활동은 관리자가 판매와 촉진활동 등에 관한 상관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활동들을 결합하여 마케팅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정의에서는 ‘교환’을 마케팅의 중심 개념으로 보고 있다. 교환창출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개인으로 대별되는 소비자와 조직으로 대별되는 기업의 목적이 충족돼야 한다. 즉,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는 데서 만족을 얻어야 하고,기업은 시장에서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이윤창출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만족을 판매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대와 같이 개방되고 경쟁이 심한 시장상황 하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시 구매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며 따라서 지속적인 교환창출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needs)와 욕구(wants)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 부족한 상태를 말하며, 욕구란 필요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구체적인 수단을 원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프다는 것은 필요이지만, 냉면이나 햄버거를 먹고 싶다는 것은 욕구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이해하는 것이 고객중심경영의 출발점이라고 할 때, 이러한 고객의 필요와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러한 고객의 필요와 욕구를 다른 경쟁자보다 먼저 파악해 더 큰 가치를 제공해 줄 때 비로소 고객중심경영의 올바른 길로 접어들었다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고객중심경영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고객유지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환경을 구축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일례로 미국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노드스트롬(Nordstrom) 백화점의 고객서비스정신은 모범적이다. 70년대의 어느날, 한 고객이 타이어를 들고 와서 환불을 요구했다. 고객서비스 창구직원은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이 고객의 요구대로 타이어 값을 환불해 주었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이 사례가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그 백화점에서는 타이어를 취급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 직원은 아무 질문도 하지않고 환불을 해 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점을 악용하는 소위 불량고객들도 있었다. 하지만 불량고객은 소수에 불과하므로 전체적으로 대다수의 고객들에게는 노드스트롬백화점이 고객만족을 우선시한다는 평판을 듣게됐다. 이후 이 백화점은 고객만족을 시킨다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소비자의 가치는 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통하여 가꾸어지고 신뢰를 통해 성장해 간다. 이렇게 성장한 고객들은 기업의 우량고객으로서 기업에 대한 애호도(loyalty)가 커지게 되며 새로운 시장개척에 큰 원군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마케팅 활동은 지속적인 교환의 창출에 역점을 두며 우량고객을 획득하고 유지함으로써 기업이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을 거둘 때 이루어진다. 특히 일단 획득한 고객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고객만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객중심경영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행동할 때 비로소 그 문이 열리기 시작하며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뒤따를 때 성공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고객중심경영은 슬로건이나 사주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평가자는 바로 고객들이다. 구호만 요란하고 알맹이는 없는 고객중심을 표방하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눈은 더욱 차갑다는 사실을 우량기업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영찬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