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격차가 더욱 벌어져 소득분배의 불균형 정도가 악화됐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와 같은 판단은 무엇에 근거한 것일까.
한 나라의 소득분배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이용되는 대표적인 통계가 바로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다. 지니계수는 로렌츠곡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로렌츠곡선이란 사람들을 소득의 크기대로 순서를 매긴 뒤,낮은 소득을 가진 사람부터 시작해 가로축에는 인구를 누적해가고 세로축에는 그들의 소득을 누적해감으로써 그려진 하나의 곡선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의 소득이 동일한 완전균등분배의 경우는 아래 그림의 대각선(OO')이 되며 극소수의 사람이 한 나라 소득의 전부를 갖는 완전불균등분배의 로렌츠곡선은 OTO'선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로렌츠곡선은 이런 양극단의 사이에 위치해 그림의 곡선과 같은 모양을 같게 된다. 로렌츠곡선은 소득격차가 심할수록 아래로 늘어지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지니계수는 로렌츠곡선이 나타내는 이와 같은 내용을 하나의 숫자로 표시해 소득분배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낸 것이다. 즉,위 그림에서 초승달 모양의 음영부분 면적을 직각삼각형 OTO'의 면적으로 나눈 값이 지니계수다. 이는 소득분배의 불균형 정도가 클수록 소득의 완전균등분배를 나타내는 OO'과 로렌츠곡선 사이의 음영부분의 면적이 넓어지는데 착안해 프랑스 통계학자 지니가 제안한 지표다.
소득분배가 완전균등일 경우 로렌츠곡선은 선 OO'가 되어 음영부분의 면적이 0이 되므로 지니계수도 0이 되지만 소득분배가 완전히 불균등할 경우는 로렌츠곡선이 OTO'가 되므로 지니계수는 1이 된다. 그러므로 지니계수는 0에서부터 1까지의 값을 가지며 그 값이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형임을 의미한다. 지니계수는 가장 널리 쓰이는 소득분배상태를 측정하는 방법이지만 전 계층의 소득분배상태를 하나의 숫자로 나타내므로 특정소득계층의 소득분포상태를 나타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국민소득의 개인간 또는 계층간 분배형태는 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경제성장에 파급될 뿐만 아니라 소득분배의 불균등은 정치적 또는 사회적인 갈등과 불안을 야기해 국가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전체 국민소득 크기 못지 않게 그 소득의 분배상태에도 관심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통계청이 지니계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 97년에 0.283으로 소득분배의 불균형 정도가 완화됐으나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구조조정 등으로 99년에는 0.320까지 높아졌다가 2000년에는 0.317로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규권 한국은행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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