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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폭발 원인]녹슨 기체에 정비불량


미국 연방정부와 의회, 연방항공우주국(NASA)은 승무원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참사 원인 규명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우주왕복선 이전 프로그램이었던 ‘아폴로 계획’을 진두지휘했던 미국의 원로 우주과학자 하인츠 헤르만 쾰레 박사가 사고의 원인으로 5가지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된다.

◇열저항 시스템의 결함=쾰레박사는 우선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열 저항 시스템의 결함을 들었다. 그는 컬럼비아호가 이륙과정에서 왼쪽 날개부분에 있는 단열 타일 조각이 파손돼 떨어져 나갔을 것이라 주장했다.

NASA도 일정부분 인정하는 주장으로, 컬럼비아호가 착륙 당시 왼쪽 날개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점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쾰레박사는 만약 이 부분에 대해 승무원과 관제 당국이 좀더 일찍 손을 썼다면 참사를 미연에 방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컬럼비아호의 임무는 내부실험 위주로 돼 있어 ‘로보트 팔’ 등 우주유영에 필요한 장비가 실려있지 않아 파손을 사전에 알았더라도 사실상 수리가 불가능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컬럼비아호의 정비 불량=컬럼비아호에 대한 정비불량도 사고 원인일 수 있다고 쾰레박사는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코프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NASA는 예산감축 등의 이유로 지난 95년부터 99년까지 무려 1200명의 우주왕복선 운영 인력을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주왕복선 운영에 가장 필수적인 정비 시스템에 적지않은 차질과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불러왔다.

◇노후한 기체=콜럼비아호가 22년간 비행한 결과 기체가 노후했다는 주장이다. 컬럼비아호는 지난 81년 첫 비행에 나서 무려 22년간 쉴새없이 우주를 왕복한 컬럼비아호의 노후한 기체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퇴역’에 가까운 이 낡은 우주왕복선이 예산부족 등으로 차세대 우주선 건설이 연기되자 무리한 운항이 계속된 결과라고 꼬집었다.

특히 컬럼비아호의 외장은 곳곳에 흠집이 나있고 녹슨 자국이 뚜렷하며 심지어 동체에 딱따구리가 뚫은 구멍들이 육안으로도 확인된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관제사들의 유도실책=컬럼비아호의 지구 귀환 과정에서 적절히 기체 착륙을 유도해야 할 관제사들이 실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쾰레박사는 주장했다.

특히 지구 귀환도중 대기권 진입은 공기의 저항과 빛의 마찰 등으로 우주왕복선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과정중 하나이다.
따라서 관제사들은 우주왕복선의 대기권 통과 과정에서 기체가 최소한의 마찰을 받도록 적절한 비행각도를 승무원에게 알려줘야 함에도 불구 이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열저항 장치 손상=쾰레박사는 또 착륙장치에 부착돼 있는 타이어의 파손이 열 저항장치에 손상을 입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컬럼비아호가 지구로 진입한 동시에 일어난 불꽃이 동체 안쪽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이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