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퇴직소득공제제도’가 세수중립과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이 제도가 정규직 장기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한 고용보호 위주로 돼 있어 늘어나는 비정규직과 파견직에는 오히려 폐해가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유기업원 이형만 부원장은 12일 “현행 제도는 근속년수가 짧은 근로자들이 장기근속한 사람들을 위해 희생당하고 있는 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계는 그동안 세제는 가급적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중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불합리한 규정 때문에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부원장은 “근속년한에 따른 4단계 초과누진공제제도를 완화해 근속년수에 따른 세부담의 차별이 없도록 법적 수단을 통해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퇴직소득공제제도’는 근속년수가 길수록 소득공제금액이 많아지는 구조로 근속년수 5년 이하는 연 30만원, 5년 초과 10년 이하는 5년 초과 근속년수에 대해 연 50만원, 10년 초과 20년 이하는 10년 초과 근속년수에 대해 연 80만원, 20년 초과의 경우에는 20년 초과 근속년수에 대해 연 120만원을 공제해주는 4단계 초과누진 공제를 두고 있다.
이와관련, 이부원장은 “현행 세제는 결국 정규직 장기근로자에게 유리하고 비정규직 단기근로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매우 불리한 체계”라며 “일본의 경우, 퇴직소득공제금액이 근무년수 20년까지는 1년당 일률 40만엔으로 정해져 있고 20년을 넘을 경우 초과 1년당 70만엔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노동계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근로자들의 이해 대립 속에서 이렇다할 주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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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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