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아빠가 살펴주는 자녀건강] 학습·성격장애들 신경 정신과 질환


‘문제가 있는 어린이의 뒤에는 정말 문제 많은 부모가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신은 문제가 없는데도 아이가 말썽이라고 주장하는 부모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대한신경정신과 개원의협회에 따르면 병·의원에서 아이들의 학습이 부진하거나 정신과적 문제로 의사와 상의하는 대부분의 부모가 아이들에게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많은 부모들이 전통적인 가정에서 성장해 정작 문제가 무엇인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아이들에게 요구하면서 대부분의 문제가 시작된다.

평소에는 엄한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아이가 잘못했을 때 가차없이 엄하게 대처한다든지 술에 취해 잔소리를 하는 문제 등은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 봐야한다.

이와 비교해 서구의 경우는 크게 다르다.

미국에서는 자식들에게 큰 일이 아니어도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심지어 학교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하다면 자신의 차 뒤에 ‘내 아이는 X학교의 우등생이에요(My child is an honor student at X school)’라는 스티커를 꺼리낌 없이 부착한다. 이는 자신이 아이를 자랑스러워 한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 어떤 부모를 원하나=최근 국내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은 ‘자상하고 잘 놀아주는 친구 같은 아버지’와 ‘감정조절을 잘하는 어머니’를 바람직한 무모상으로 꼽았다.

신지용소아청소년클리닉의 신지용 원장은 “아버지가 무심하거나 자상하지 못한 성격이라면 이로 인해 받는 아이의 정서적 불안과 상실감은 상상외로 크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식사중에 물을 마시다가 물을 식탁에 쏟았다거나 컵을 깨면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버럭 화를 내기 쉽다. 이때 아이들은 심리적인 상처를 입고,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다. 또 심할 경우, 대인공포 등의 정신과적 질병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어머니, 이점만은 주의하자=신원장에 따르면 아이의 신체 한 부분 등이 지속적이거나 갑자기, 그리고 아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특정한 소리를 내거나 눈을 깜박이는 등의 행동을 하는 ‘틱 장애’의 발병원인중 90% 정도가 어머니의 성격과 깊은 연관이 있다. 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의 어머니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아이를 통제하거나 극성스럽다. 이 때문에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이를 이겨내지 못하게 되면 각종 정신과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평소에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자식을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원장은 “어머니가 감정조절을 잘 못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아이들은 가장 경멸한다”며 “이는 성적저하와 좌절감을 불러 일으키는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어머니와 떨어지기 싫어 각종 꾀병으로 학교를 가려고 하지 않는 ‘불리불안장애’나 음식이 아닌데도 먹으려 드는 ‘이식증’ 등 역시 미숙한 모자관계가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아버지, 이런 행동에 주의하자=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일이 늘어난다. 이때 특히 주의할 점은 술을 마시고 주사가 있는 사람은 이런 모습을 자식에게 보여줘서는 안된다.

어머니의 감정조절을 방해하는 원인중 하나가 아버지다.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아내가 잘못키웠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질책한다면 어머니는 이성을 잃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신원장은 “평소에는 자식에게 감정의 문을 닫고 지내다가 술의 힘을 빌어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워, 그동안 하고 싶은 훈계를 하려들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줄 경우, 아이는 믿고 기댈 언덕이 없어지는 느낌을 받을뿐 더러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주사가 심한 경우 청소년기의 여자아이중 70% 정도가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조사가 나와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매를 맞고 큰 아이가 나중에 성장해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지 오래다.

◇아이는 우리집을 찾은 귀한 손님(?)=아이들을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양육하는 부모는 어떤 모습일까.

신원장은 “자신이 열달동안 배아파서 낳은 자식이라도 이 세상에 나온 이상 더 이상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는 자세로 자식을 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귀한 손님은 있을 때는 성의를 다해 접대해야 하지만 때가 오면 떠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식이라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좋은 부모의 모습이란 아이에게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등 자율성과 인격을 존중하고 4∼5살 정도 이후에는 사소한 결정이라도 아이의 의견을 물어서 자신의 문제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부모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아이들은 경험부족으로 누가봐도 틀린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이를 억지로 바로잡아 주려고 하거나 아이의 실수를 면박하는 것이다. 이같은 경우 오히려 아이의 독립성과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