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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연설전 국회의원실 방문 박상천대표와 법리논쟁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에 앞서 오전 9시42분께 국회의장실에서 박관용 국회의장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 통합신당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 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과 함께 1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자리엔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것이 맞다”며 “최병렬 대표 대신 홍사덕 원내총무가 참석했다. 이날 환담에선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를 둘러싸고 법조인 출신인 노대통령과 박상천대표가 법리논쟁을 벌였다.

먼저 박의장이 재신임 문제를 화제로 꺼냈다. 이에 노대통령은 “되는 방향으로 합의해주길 바란다.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 있긴 하는데 법적용 문제에 대해 정치권이 이의를 제기 않으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재신임 국민투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자 박대표는 “헌법 72조에 외치와 안보상황에 대해… 국민투표법도 그렇게 돼있다. 개헌하고 두가지만 한다고 돼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대통령은 “국가안위를 광범위하게 해석해달라”고 주문했고 박대표는 “안위가 정책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하고 “이 문제는 국회에서 공론화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대통령은 “결의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박대표는 “아니다. 국회에서 공론화를 통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다시 노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재신임과 중간투표를 거론한 적이 있고 민주당도 거론한 적이 있었다”며 “아무 근거 없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한 것이 아니고 정치적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대표는 “(대통령이) 처음엔 측근 비리에 따라 한다고 했다가 나중엔 정치개혁을 말하고 있다”고 재반박했고 노대통령은 “그것은 오해다”고 재차 이해를 구했다.

예정보다 다소 늦어진 오전 10시4분께 개의된 본회의장에 노대통령이 입장할 때는 통합신당 의원들만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고 민주당 의원들은 일어났으나 박수는 치지 않았으며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은 아예 일어나지도 않았다.

노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시종 무거운 분위기로 30여분 가량 진행돼 연설 도중 단 한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