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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공포증, PTSD 등 항균제치료 효과 높다


최근 미국의 뉴올리언즈에서 개최된 ‘2003 신경과학회’에서 일반 항균제제가 병적인 고소공포증(acrophobia)뿐 아니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의 치료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기존 고소공포증 등의 치료는 행동치료(Behavioural therapy)를 위주로 했으나 시간이나 비용, 효과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연구결과를 발표한 미국 조지아주 에머리대 마이클 데이비스 교수는 “현재 약 1900만명의 미국인이 각종 병적인 공포증 외에 PTSD나 ‘강박성인격장애’(OCD)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이들을 항균제제와 함께 행동치료를 병행해 본 결과, 치료효과를 약 4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교수는 30명의 심각한 고소공포증 환자를 대상으로 개인용컴퓨터(PC)와 연결된 고글을 착용케한 뒤 가상으로 자신이 높이 올라가는 듯한 체험을 하게하는 방법으로 행동치료를 시행했다. 두 세션의 치료를 계속한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약 10%의 불안감이 해소됐다.

이후 이들에게 행동치료와 함께 결핵치료에 사용하는 항균제제인 ‘D-사이클로세린’(DCS)을 복용케한 결과, 치료후 모든 환자에게서 약 50% 정도의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이는 DCS와 컴퓨터를 동시에 이용한 두 세션의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DCS는 일반적으로 결핵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로 뇌의 특정 수용체를 활성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부작용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것이 없다.

데이비스 교수는 “행동치료는 환자가 두려워하는 어떤 행동이나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이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불편하게 느낄뿐 더러 많은 시간과 고비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공포’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마크 브래드 교수는 “행동치료만을 시행할 경우, 약 40%의 병적인 공포증(phobia)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