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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정 2003 경제 10대 뉴스] 국내


▲강남집값 폭등과 10·29대책

올 상반기에도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고 지방에서도 가격상승 및 청약 열기가 이어졌다.

급기야 정보는 분양권 전매제한을 골자로 하는 5·23대책, 재건축조합원의 지분 전매를 금지하는 9·대책에 이어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세, 주택거래신고제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10·29대책을 내놨다.

이후 강남 집값이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제히 하락한 것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이 일제히 얼어 붙었다.

▲ ‘대박의 꿈’온국민 로또열풍

온 국민은 올해 인생역전 ‘로또광풍’에 빠져들었다. 서민들은 쪼들리는 현실속에서 숫자 6개에 대박의 꿈을 싣고 살았다. 당첨금이 수백억원에 이르자 사람들은 ‘로또만 당첨되면…’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얼마전 로또에 당첨된 모 회사 여사원은 회사를 그만두면서 퇴직금을 부서 회식비로 내놔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2일 첫 발매된 로또복권은 지난 6일 53회차까지 3조6304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는 당초 예상액의 10배다. 식지않는 로또열기는 정부와 각 기관이 판매하고 있는 복권시장의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신용불량자 속출…카드사 위기

신용불량자수가 연초에 비해 100만명이나 증가, 365만명에 육박하면서 경제의 근간인 신용이 뿌리채 흔들렸고 이는 내수침체로 이어졌다. 무분별한 카드발급, 카드사용자의 모럴해저드, 정부의 카드정책이 만들어낸 기막힌(?) 합작품이었다. 신용불량자 사태는 카드사에도 직격탄을 날려 황금알을 낳던 카드산업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업계 1위 LG카드가 매각을 기다리고 있고 삼성·국민·외환·우리카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카드사태는 올 한해 우리경제의 어두운 자화상이었다.

▲ 정몽헌 현대회장 자살 충격

지난 8월 4일 ‘비운의 황태자’,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자살은 재계를 충격 속에 빠뜨렸다.

대북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재벌 2세의 갑작스런 자살은 사회전반에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자살하기 바로 직전까지 정 회장은 불법 대북송금과 현대 비자금 150억원 사건으로 강도 높은 검찰수사를 받고 있었고 주요 계열사들은 심각한 경영압박에 시달렸다. 그러나 정회장 타계후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시작되면서 현대그룹은 또다시 위기를 맞게됐다.

정회장의 미망인인 현정은 회장과 금강고려화학(KCC) 정상영 명예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정몽헌회장 자살을 계기로 촉발된 그룹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외국자본 국내금융시장 잠식

외국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에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넘어갔고 현대투신도 푸르덴셜에 팔렸다. 외국자본은 현재 국내 시중은행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시장도 쥐락펴락 하고 있다. 당연히 금융주권 상실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금융업은 일반 기업과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외국자본의 진입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은행장을 중심으로 우리금융을 국내자본에 넘기자는 의견이 쏟아졌다. 국내자본 육성을 위한 사모펀드 허용안도 이같은 배경에서 탄생했다.

▲ 주5일시대 활짝·삶의 질 향상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주5일 근무시대를 열었다. 공기업과 금융보험업, 1000명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내년 7월부터 실시키로 했으나 벌써 경제 곳곳에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000명 미만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노사합의를 거쳐 노동부에 특례신고를 할 경우 주5일제를 조기에 실시할 수 있다. 연간 근로시간이 크게 줄어들게 돼 근로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 시킴과 동시에 레저산업 등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 SK글로벌사태

연초 불거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는 올 한해 우리나라 경제의 불황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1조 5000억원대의 대규모 분식회계로 인해 재계 3위였던 SK그룹 전체가 흔들렸고 최태원 SK 회장과 김창근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최 회장은 SK글로벌 회생을 위해 자신이 갖고 있던 SK글로벌과 워커힐, 벤처기업들의 지분을 채권단에 내놓았고 이중 워커힐지분의 매각은 현재 진행중에 있다. 특히 SK그룹의 전체적인 혼란을 틈타 소버린자산운용이 SK㈜의 지분 14.99%를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SK와 소버린간의 경영권 분쟁은 내년 3월 주총의 표대결로까지 이어지면서 계속 진행중이다. 분식회계 창구로 이용됐던 SK글로벌은 소버린 등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 SK㈜가 8500억원을 출자전환하면서 회생의 길을 찾았다. 750여명의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고 해외지사를 절반으로 줄이며 사옥 이전, 의류사업 양도 등의 자구노력을 실시하고 있다.

▲ 갈곳없는 구직자…청년실업 급증

경기침체로 인해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채용계획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고졸?^대졸 초년병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지난 11월 말 기준 청년(15∼29세)실업률이 예년보다 1∼2%포인트 높은 8.0%로 치솟았다. 게다가 기업들이 국내 노사분규를 꺼려 제3국으로 공장이전을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어 내년에도 청년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찬-반’논란속 이라크 파병 결정

‘실리냐 명분이냐’. 국가적 논란속에 국론 양분 사태까지 몰고온 이라크 파병문제가 미국의 요청대로 성사됐다.

이라크 파병문제는 미국 없이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0월 파병쪽으로 결심을 굳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내년 4월 키르쿠크 파병을 골자로 한 파병안이 지난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파병반대이 만만치 않다.


▲ 정치권 불법대선자금 회오리

올 정치권의 최대 쟁점은 지난해 불법대선자금이었다. 지난 6월 한나라당 대표경선 과정에서 야당 대선자금이 제기된데 이어 7월에 민주당의 굿모닝시티 비자금 수수와 여권 대선자금 200억원 모금 주장이 가세하면서 급부상했다. 특히 검찰의 대기업 수사 결과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 불법정치자금이 수십억, 수백억대로 유입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민적인 정치개혁 요구를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