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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서 담배피면 간접흡연 줄어들까] 니코틴등 수치 별차이 없어


‘베란다에서 거실창을 닫고 담배를 피우면 아이들에게는 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없다(?)’

아이들이 있는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고 밖에서 담배를 피우면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같은 인식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 최근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지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디에이고대 조르그 매트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인용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집의 아이들에게도 직접흡연이나 간접흡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코티닌’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코티닌이란 흡연시 몸안으로 들어온 니코틴이 몸안에서 대사된 이후 나타나는 물질로 소변으로 배출된다. 특히 1세 미만의 영아의 경우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천식이나 영아돌연사 증후군 발생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트 교수팀은 1세 미만 영아가 있는 49개의 가정을 무작위로 추출, 이를 다시 ‘부모가 비흡연자’, ‘부모가 흡연자이고 실내에서 흡연하는 가정’, ‘실외에서 흡연하는 가정’ 등 3개 집단으로 나눠 아이들의 소변과 침실 및 거실의 공기 등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부모가 실내에서 흡연하는 가정의 아이에서 나타나는 코티닌의 농도는 부모가 흡연하지 않는 가정에 비해 14배나 높았다. 하지만 부모가 실외에서 흡연하는 가정에 비해선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실내에서 흡연하지 않는 것만으로 아이들을 간접흡연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매트 교수는 “아직 어떤 방법으로 실외에서 핀 담배의 연기성분이 집안으로 들어오는지는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했다”라며 그러나 “담배 연기의 니코틴 등 성분이 머리카락이나 옷 등에 묻어있다가 실내의 먼지나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단지 니코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담배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영국 런던의 유니버스티 컬리지대의 마틴 자비스 연구원은 “만일 니코틴이 검출된다면 이보다 더욱 독성이 강한 포름알데히드나 암모니아 등도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편 매트 교수는 “눈에 보이는 담배연기만 피하는게 최선은 아니다”라며 “성인도 아파트나 중고차를 구입할 때 이전 주인이 흡연자였다면 이를 피하는 것이 간접흡연의 영향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