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남자의 ‘제모수술’은 무죄?


‘면도가 너무 불편하고 두렵게 느껴져요.’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 영업총괄팀에 근무하는 서모씨(32)는 너무 많은 털때문에 고민이다. 서씨는 면도한지 몇시간만 지나면 다시 털이 나고 자주 면도를 하다보니 얼굴에 상처가 생겨 따갑거나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 고통스럽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요즘 여드름까지 악화돼 결국 수염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의 연세스타피부과 강진문 원장은 “남성의 또 다른 상징인 수염을 제모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얼핏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지난해부터 서씨와 같은 환자들이 이틀에 한명꼴로 꾸준히 병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장는 이어 서씨와 같은 형편의 사람들은 주로 수염이 평균 남성에 비해 많은 사람이며 ‘면도 독(毒)’으로 피부에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날카롭게만 보이는 면도날은 실제 현미경으로 보면 표면이 균일하지 않고 거칠어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내게 된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한번 정도 면도를 하는 경우라면 별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하루에 한번 이상 면도를 하거나 털이 너무 많다면 문제는 커진다.

면도후 모공주변에 미세한 상처를 남기고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면도를 한 부위가 따끔거리고 붉어지다가 심하면 감염에 의해 고름까지 나올 수 있다. 제모는 대부분 제모용 레이저를 사용해 연고형태로 된 마취약을 수염부위에 바른 뒤 모낭을 파괴해 수염이 더이상 자라지 못하게 한다.


매일 아침 면도를 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도 면도날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원장은 지적한다. 털이 많은 사람은 뜨거운 수건으로 약 10분간 수염부위를 덮어 수염을 부드럽게 만든 뒤 면도크림을 가급적 충분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강원장은 “바른 면도방법으로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권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수술 후 약간 여성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환자가 수술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