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맥주업체인 미국 SAB밀러가 5일(현지시간) 중국 하얼빈 양조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선언했다. 이에따라 하얼빈 지분 29%를 갖고 있는 1위 업체 안호이저 부시와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중국 업체 인수를 둘러싼 해외업체간 경쟁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밀러는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는 하얼빈 주식 70.6%를 4일 종가에 33%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4.3홍콩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수금액은 모두 30억4000만홍콩달러(약 4556억원) 규모다. 밀러는 현재 보유 중인 하얼빈 지분 29.4%의 나머지를 모두 인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얼빈은 ‘하피’라는 브랜드로 지난해 중국 맥주시장점유율 4.3%를 차지한 중국 4위 맥주업체다.
파이낸셜 타임스(FT)지는 이에따라 지난 주말 1억3900만달러에 하얼빈 지분 29%를 사들인 안호이저 부시가 밀러와 지분경쟁을 벌이든가 아니면 갖고 있는 지분을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챙기든가 양자택일 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세계 1, 2위 맥주업체가 이처럼 중국 업체 인수에 혈안이 된 것은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맥주시장으로 부상했다는 점, 맥주업체의 전략이 바뀌었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찰스 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도슨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과거 대규모 국제 맥주업체들은 중국업체를 완전히 소유하는 것을 꺼렸지만 최근 상황에 맞춰 전략을 바꾸게 됐다”며 “이제 중국시장에 계속 남아 있으려면 중국업체 하나 정도는 완전히 장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안호이저 부시는 하얼빈 지분 29% 외에 중국 1위업체인 칭다오 지분 10%를 갖고 있으며 밀러는 하얼빈 지분 29.6%와 2위업체 CRB 지분 49%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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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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