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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 담배연기 내뿜기 좋아하면 축농증·후두암 위험 커져요


‘코로 담배 연기를 뿜는 것은 코를 두번 죽이는 일입니다’.

올해 10년차 애연가인 직장인 김모씨(31)는 대학선배가 까페에서 담배연기로 묘기(?)를 부리는 것을 보고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씨는 10년간 담배 연기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묘기란 묘기는 모두 습득한 상태다.

그러나 김씨는 얼마전 감기로 병원을 찾은 이후로는 묘기 부리기를 그만뒀다. 원인은 코로 담배연기 내뿜기를 반복하다가 만성축농증에 걸려 수술을 해야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서울 대치동 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은 “지나친 흡연도 문제지만 코나 입에 유해한 담배연기를 물고 있다 내뿜는 등의 습관은 코와 후두에 좋지 않다”며 “계속 방치해두면 후두암이나 구강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 담배연기 내뿜지 마세요=박원장은 김씨의 경우 흡연량이 적은데도 습관때문에 심각한 질병이 야기될 수 있는 위험한 경우라고 진단했다.

남성 흡연자들은 처음 흡연을 시작할 때 호기심으로 각종 잔재주 부리기를 하게 된다. 가장 많이 시도되는 묘기는 담배연기를 입안에 가득 모아 동그랗게 뿜어내는 ‘도넛’이나 코로 연기를 내뿜으며 팔(八)를 만든다든지, 담배연기를 입으로 내뿜어 코로 들이마신 후 다시 입으로 나오게 하는 ‘물레방아’도 있다.

이같이 코로 담배 연기를 뿜어대면 담배연기와 코, 기관지가 접촉하면서 점막이 메마르게 되고 먼지와 바이러스 등을 여과해주는 점막의 섬모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또 점막이 메마르게 되면 점막의 고유기능인 면역기능이 동시에 저하돼 감기 등 호흡기질환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

코로 담배연기를 뿜어내는 것은 흡연으로 인해 구강 및 호흡기계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담배연기 외에도 오염된 공기를 걸러주는 최전방인 코부위까지 피해범위를 넓혀주는 꼴이 된다는 말이다.

◇담배연기, 왜 기관지에 안좋은가=담배 연기는 기체에 액체 또는 미세한 입자가 섞여 있는 혼합체다.

여기에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이 있고 니코틴, 일산화탄소, 타르 등 10만종이 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이중 알데히드, 케톤, 알코올과 에스터 등과 같은 성분은 기관지 섬모작용에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 담배연기를 내뿜는 버릇을 가진 사람은 각종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것 외에 축농증에도 취약해 진다.

박원장은 “담배 연기를 코로 내뿜는 경우 콧속이 건조해지기 쉽고, 흡입된 담배 연기로 인해 섬모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코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질환인 축농증이 나타날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축농증, 어떻게 치료하나=축농증이란 콧속과 코 주위의 얼굴 뼛속에 비어있는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콧속의 분비물이 고름 상태로 고여 나타나는 질환이다.

축농증에 걸리면 코가 막히고 누런 코가 나오며, 냄새를 잘 맞지 못하고 머리가 아프게되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또 산소가 머리로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게 되고 계속해서 코가 나와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어진다. 급성인 경우에는 광대뼈 부위나 앞이마에 심한 압박감이 나타날 수 있다.

박원장은 “대부분 축농증은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고 때로는 수술까지 해야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며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코 한쪽씩 시술한다”고 설명했다.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한쪽 코에 30∼40분 정도며, 수술후 바로 당일 퇴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들을 생각하라=담배 연기를 내뿜는 버릇때문에 콧병이 생겼다면 고치면 된다. 그러나 요즘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고 간접흡연으로 콧속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는 어린이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흡연자의 폐를 거치치 않고 공기중에 퍼지는 생담배 연기는 독성성분이 2∼3배 더 많다. 부모가 흡연하는 가정의 어린이들은 중이염, 천식 등이 나타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가정과 비교해 6배, 급성호흡기질환 감염율은 5.7배나 높다고 한다.

박원장은 “최근 집밖에서 담배를 피더라도 아이들에게 각종 호흡기질환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며 “흡연은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 건강까지 해치기 때문에 하루빨리 금연을 결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