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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질환 예방과 대처법]산으로 바다로…몸 뒤탈 없어야죠


휴가 시즌이 시작됐다. 일상에서 훌훌 벗어나 산으로 바다로 떠날 여행 계획으로 부풀어 있을 때다.

그러나 들뜬 기분으로 자칫 준비를 소홀히 하다가는 각종 후유증으로 한해를 고생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뒤탈없는 건강한 여름휴가를 위해 여행 중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예방과 대처법을 살펴본다.

◇유행성 눈병=물놀이로 생기는 흔한 눈병은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이 병에 걸리게 되면 눈곱이 많이 끼고 눈과 임파선이 붓거나 진득한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한다. 수영장에서 화장실 사용 후 손을 씻을 때는 특별히 깨끗이 씻도록 한다. 손바닥과 손바닥, 손바닥과 손등을 마주 대고 문질러준다.

또 가족중에 눈병 환자가 발생하면 수건을 따로 써야 한다. 대부분 1∼2주 지나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지만 세균성 결막염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증상이 심각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귓병=물놀이로 생기는 귓병중 대부분은 세균이 외이도(귓바퀴에서 고막으로 통하는 통로)로 침입해 생긴다.

주로 귀에 물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물을 빼내기 위해 귀를 무리하게 후비다가 상처난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면서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증상은 처음에 귀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르다 통증이 점차 심해지면 수면장애, 식사곤란까지 초래할 수 있다.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수영장에서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손가락이나 귀이개 등으로 귀를 후비지 말고 깨끗한 물로 샤워한 뒤 반드시 면봉으로 물을 닦아내야 한다.

또 자신이 만성 중이염을 앓았다면 가급적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햇볕 화상=강한 자외선은 잡티와 기미, 주근깨의 원인이다. 전문의들은 북구 백인이 아닌이상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리한 선탠은 오히려 피부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햇빛에는 피부의 탄성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위축시켜 잔주름을 유발하며 많은 땀을 흘리면 피부에는 피로가 증가, 각질화가 진행돼 노화를 촉진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외출 1시간 전에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고 최대한 피부가 직접 햇빛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외선 차단크림은 효과적으로 햇빛을 차단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정해진 시간마다 다시 발라줘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5, 15, 25 등 자외선차단지수(SPF)가 적혀있다. 일반적으로 SPF가 20∼30정도 되는 제품을 3∼4시간 단위로 발라주는 것이 좋다.

간혹 SPF가 높은 제품이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 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에 자신의 피부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SPF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다가는 피부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햇빛에 노출된 이후 피부가 발개지고 얼얼해지는 1도 화상일 때는 화끈거리는 부위를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한다.

찬 우유나 오이팩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물집이 생기는 2도 화상이나 3도 화상에서는 병원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기미, 주근깨, 잡티 같은 태양에 의한 피부의 색이 변하는 증상에는 비타민 C나 E가 들어있는 화장품이 좋다.

◇일사병=기온이 올라가고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여름철에는 일사병 환자가 급증한다. 일사병으로 보이는 환자 처치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먼저 119에 신고한 뒤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해줘야 한다.

이어 다리를 20㎝ 정도 올린 상태로 눕힌다. 의식이 있으면 시원한 스포츠 음료나 낮은 농도의 소금물을 먹이고, 경련이 있을 때는 경련부위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의식이 없거나 땀이 나지 않으면 옷을 벗기고 환자의 머리와 어깨를 약간 올린 상태에서 얼음물에 몸을 목까지 담가 빠르게 체온을 내린다.

이때 환자가 의식을 되찾은 뒤에도 계속해 얼음물속에 환자를 방치하면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한다. 이밖에 급하게 체온을 내린다고 알코올을 몸에 뿌리면 오히려 급속하게 체온을 증가시키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아토피환자=이젠 생소하지 만은 않은 아토피. 아토피 피부염은 12세 미만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피부질환으로 우리나라 유아의 15%가 겪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아토피 증상은 땀이 과다하면 가려움도 늘기 때문에 여름철 시원한 물만큼 좋은 피서지는 없다. 물은 가려움을 유발하는 피부의 열을 식혀주며, 땀으로 인해 모공에 쌓인 먼지를 씻어주기 때문.

물은 또 소금기 있는 땀이 예민하고 상처 난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것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은 아토피 질환을 악화시키는 양면성도 있다는 사실를 명심해야 한다.

특히 실내 수영장 물 속의 소독제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예민한 피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좋지 않다. 물 속에 들어갔다면 나온 후에는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 바닷물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낫게 한다는 생각에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으며 오히려 바닷물의 소금기는 땀과 마찬가지로 예민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물 속에는 녹농균 등 각종 세균 및 오염물질이 많아 상처가 있거나 염증을 가진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청결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휴가철 아토피 환자는 물에서 나오면 3분 이내, 즉 물기가 채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최근에 시판되기 시작한 엘리델 크림과 같이 아토피 증상 재발 억제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바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부병=수영장 물속에는 물사마귀와 발바닥사마귀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무좀, 전염성농가진 등을 일으키는 균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피부가 약하거나 자극에 민감한 사람과 어린 아이들은 수영장에 오래 있는 것을 삼가며 슬리퍼는 반드시 개인용품을 준비해야 무좀 등을 예방할 수 있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조양선 교수·피부과 이주흥 교수, 한양대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