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에 ‘국가 정체성’ 논쟁이 국정홍보처 인터넷사이트의 김일성 조문 관련 게재글을 놓고 다시 공방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 위주의 경제정책 경쟁을 벌이자는 여야간 접촉이 재개되고 있어 8월의 정가는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3일 다시 ‘국가 정체성’ 논쟁을 놓고 한바탕 공방을 주고 받았다.
언쟁 위주의 지루한 대결이 한풀 꺾이는가 싶더니 지난 2일 국정홍보처 인터넷뉴스 사이트에 게재됐던 김일성 조문 관련 글에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에 대한 우리당의 자체 진상조사 문제가 겹치면서 여야가 다시 맞부딪친 것이다.
신기남 우리당 의장은 이날 기획자문회의에서 “한나라당에서 정체성이란 것을 갖고 경제와 연결시켜 정체성의 위기가 경제난의 원인이라고 비약하는 공세가 있었다”면서 “난데 없는 정체성 논란은 색깔론의 연장”이라며 ‘신 색깔론’으로 규정, 강력히 비판했다.
회의에 참석한 문희상 의원도 “야당은 송두율씨 재판문제, 북방한계선(NLL) 문제 및 의문사진상조사위 문제를 갖고 정체성 논란을 제기 중”이라며 “정체성 시비는 국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되는 만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아침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정수장학회에 대한 여당의 진상조사단 구성에 대해 “이번 기회에 조사받아 검증받을 용의가 있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나타났다.
한편, 이종걸 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수석부대표를 만난 뒤 브리핑에서 “경제위기 진단 대국민 토론회는 국회 밖의 이벤트로 유효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수석부대표는 “일자리 창출특위 등 국회에 설치한 공식적 루트와 제도를 통해 민생경제를 챙겨야 한다는 것이 우리당의 입장”이라며 “해당 상임위와 국정감사를 통해서 경제 위기를 진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열린우리당은 ‘카드대란’ 국정조사 추진과 예결위 상임위화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원내 기구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