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도 다같은 부자가 아니다. 자산 1억달러(약 1150억원)를 넘는 슈퍼부자들은 금융기관에서도 ‘특급 VIP’ 대접을 받는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지는 8일 미 금융기관들이 부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프라이빗 뱅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추세 속에 자산 크기에 따라 부자들의 등급을 나눠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자산 1억달러를 웃도는 ‘슈퍼 부자’를 선호하면서 ‘평범한’ VIP 고객들은 소홀하게 취급받는 경우도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예전에는 유동자산 500만∼1000만달러 정도를 보유하면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1억달러는 돼야 ‘VIP 중의 VIP’로 대접받는다.
씨티그룹, 노던 트러스트,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등은 부자 고객을 관리하기 위한 특별 부서를 두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은 겉으론 부자들에게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속으론 등급을 매겨 차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씨티그룹의 프라이빗 뱅크 서비스를 받으려면 적어도 투자자금 1000만달러는 있어야 한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프라이빗 자본 파트너 그룹’에 끼려면 1억달러는 있어야 한다. 슈퍼 부자들은 수익성이 높은 개별 주식거래, 은행과의 공동투자, 특별 벤처자본 투자 제의 등 특별한 투자 기회를 제공받는다.
메릴린치에서는 1000만달러를 갖고 있으면 ‘프라이빗 뱅킹 및 투자 그룹’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1억달러가 없으면 호사스러운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는 받지 못한다. 슈퍼부자들은 금융기관 간부뿐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들로부터 투자 자문을 얻을 수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개인 재무 컨설턴트인 캐서린 매카디는 “부자들에게 ‘이류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않기 위해 금융기관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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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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