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폐허속에서 미국 하와이 교포들의 성금으로 1954년 개교한 인하대학교가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인천의 ‘인’과 하와이의 ‘하’를 따서 학교명을 지은 인하대가 제2의 부흥을 위해 용틀임을 하고 있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해 질주하는 한국경제를 이끌 ‘인하인’을 양성하는 원대한 계획 뒤에는 홍승용 총장이 버티고 있다.
올해로 취임 2주년은 맞은 홍총장은 파이낸셜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인하대의 경쟁력을 갖기 위한 방편으로 물류 중심의 ‘펜타포트(penta-port)’를 강조했다. 다음은 홍총장과 일문일답.
▲인하대의 강점은 이공계 대학의 우수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대한 평가와 발전 계획은.
-인하대는 공업입국의 초석이 될 지도적 인재양성을 창학이념으로 하고 있다. 국가와 민족이 요구하는 과학기술인력과 산업역군을 배출하기 위해 진력하며 실용주의 교육이다. 따라서 대기업과 지역 산업체와 연계한 인력양성을 통해 교육과정의 현장성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산학 클러스터를 도입한다. 예를 들어 산업체 인사가 참여한 교육과정자문위원회의를 운영하고 전공별로 수요자(기업)가 원하는 맞춤강의를 하고 있다. 학기제 현장실습제, 학기�^방학중 현장실습제가 바로 좋은 예다. 또 지난 1월에는 산학협력단을 발족시켰고 해양연구원 등 15개 연구기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턴십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1100명을 파견했다. 또 최고경영자(CEO) 특강, 창업학 특강, 성년학 특강, 세계화 특강, 지성학 특강 등의 교과목을 개설해 학생들로부터 실용주의 학문이라며 호평을 받고있다.
▲급격히 변하는 대학교육 환경속에서 경쟁력을 갖기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계공학 등이 시대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정보기술(IT), 생명과학(BT) 등 신성장산업이 이끌고 있다. 앞으로 몇년후에는 어느 산업이 각광을 받을지 학교내의 교수들과 현장 기업체와의 유기적인 접촉을 통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인하대는 이 변화의 주기를 학제 4년, 군복무 3년의 체계와 연계한 7년주기로 보고 학사과정을 개발,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인하대의 장기적 발전전략은.
-인천은 동북아의 중심지로 어느 도시보다 미래지향적이다. 다시말해 한민족의 번영을 약속할 소명을 부여 받은 곳이다. 이곳을 거점으로 펜타포트(5항구)를 건설하고 이에 맞는 인재를 양성해 나갈 예정이다. 영종도를 중심으로 한 에어(항공)포트, 인천항의 씨(바다)포트, 인하대와 남동공단을 위시한 테크노(기술)포트, 비즈니스포트, 레저포트 등이 그것이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 물류다. 정부 용역을 받아 지난해부터 이 분야 선진국인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등의 사례를 연구 비교한 결과물을 이달 중 완료할 계획이다. 지금 국내 전체 생산물량 가운데 수출비중이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비중을 60%로 올려야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이같은 소득에 소요되는 물류비는 2000억달러로 예상된다. 이 비용 처리를 위해 인하대가 앞장서고 있다. 이분야에 뛰어난 프랑스 르아브르대학에 물류사 과정을 연구하는 인력을 파견해 놓고 있으며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와도 교류를 증진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인하대는 아태물류학부를 신설했다. 이는 국내 처음이다.
▲총장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세계화 전략이다. 세계학생을 염두한 교육과정의 세계표준화, 최첨단 교육인프라구축,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세계적 특성분야 육성 등이다. 인하대는 이미 미국의 워싱턴대, 로드아일랜드대, 이스라엘의 하이파이대, 프랑스 르아브르대, 호주의 RMIT대, 중국의 샤먼대와 ‘글로벌U7컨소시엄’을 공동학위제를 도입했다.
◇ 홍승용 총장은…
홍승용 총장은 인하대학교를 세계적인 학풍의 본산지로 이끌기 위해 이른바 ‘인하학파(仁荷學派)’ 탄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홍총장은 이를 위해 우수한 고등학생을 조기에 발굴하는 프로그램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특히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세계 문명을 이끄는 원동력이랄 수 있는 ‘학파’가 없음을 아쉬워 한다.
교육전문가를 지향하고 있는 홍총장은 해양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97년부터 99년까지 해양수산개발원장을 거쳐 해양수산부 차관을 3년이나 지낼 정도로 해양분야에도 정통하다.
홍총장은 80년대 남극세종과학기지 프로젝트 책임자로 있을 때 태평양 심해저 광구를 개발, 94년 UN에 등록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광구는 하와이에서 1700km떨어진 해저로 망간, 동, 코발트의 광물을 오는 2020년부터 10억달러어치 캐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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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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