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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2004-마지막 TV토론회]케리 52% vs 부시 39%


미국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13일(현지시간)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과 국내 정책을 놓고 벌인 3차 TV토론에서도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이날 애리조나주 템피의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재정적자·일자리 등 국내정책을 주제로 마지막 TV 토론을 가졌다.

CNN과 USA투데이가 시청자 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리 후보가 이겼다는 응답이 52%, 부시 대통령이 이겼다는 응답이 39%로 케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CBS방송 여론조사에서는 케리가 39%, 부시가 25%의 지지를 얻었고, 36%가 비겼다고 답했다. ABC방송 조사에서는 케리가 42%, 부시 41%로 백중세를 보인 가운데 14%는 무승부라고 응답했다.

두 후보는 이날 감세 정책을 놓고 상대방을 비판하며 토론장을 달궜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은 세금 감면이 미국인들에게 돌아가는 유익한 혜택인 줄 알고 있지만 이는 재정적자를 증가시키고 국가 복지비용을 운영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 내 재정적자를 반으로 줄이고 의료, 교육 분야 등에 적절한 방안으로 세금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부시 행정부는 클린턴 정부로부터 흑자 재정을 물려받아 막대한 적자 재정을 만들었다”며 “부시 대통령은 70여년만에 처음으로 재임 중 일자리가 감소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시는 “내가 취임하기 6개월 전부터 증시가 추락했으며 9·11 테러 등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며 “이제 서서히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케리의 재정정책 발언에 대해 “케리의 말은 결국 중산층의 세금 부담만 가중시키는 허구”라며 “그는 주류에서 벗어난 좌파”라고 비난했다.

의료제도와 관련,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 재임 이후 500만명이 의료 보험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나는 일반 국민들이 의원들이 받는 의료혜택과 똑같은 혜택을 누리도록 광범위한 경쟁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1차 토론처럼 위축되거나, 2차 토론처럼 화를 내거나 하지 않고 비교적 침착한 자세로 토론에 임했으며 케리 후보는 토론의 명수라는 별명에 걸맞게 시종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부시 행정부의 실책을 공격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7년째 시간당 5.15달러로 묶여 있는 최저임금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근로자 교육문제로 화제를 돌리는 등 저임 근로자들의 관심사에 약한 약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케리 후보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얘기를 많이 했으나 2500만∼4500만명의 무보험자까지 확대하는 ‘전국민 보험공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사진설명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13일 (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템피의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열린 마지막 3차 TV토론을 마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템피(미국 애리조나주)로이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