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잇몸이 아프거나 시린이 등 구강질환은 뼈가 약해진 노인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0대에서 구강질환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AC닐슨과 Lee&DDB가 지난 2000년과 2002년 두차례에 걸쳐 조사한 ‘구강질환 실태’에 따르면 서구화 식습관에 익숙한 30∼40대가 50∼60대보다 시린이 증상을 많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 조사에서 20대는 17%, 30대 38%, 40대는 24%,50대 20%가 각각 시린이 증상을 보였다. 이를 전문의들은 서구화되는 식생활과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치아 뿌리를 둘러싼 잇몸 조직이 점차 약해짐에 따라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강질환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여성은 임신과 출산, 미백제의 잦은 사용 등으로 인해 구강질환 환자가 남성에 비해 26% 가량 많았다.
치아는 신체의 다른 부위와 달리 병들면 자연 치유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평소에 철저한 치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구강질환 어떻게 생기나=세균들이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플라크(치태)는 모든 치아 표면에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은 칫솔질로 제거되지만 치아와 치아 사이나 치아와 잇몸 사이에 생긴 플라크는 칫솔질로 제거가 어렵다. 이때 만들어진 플라크 내에서 세균들이 증식해 독성물질을 만들고 잇몸에서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 염증은 곧 치조골까지 침범한다.
플라크를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서서히 치석(딱딱한 석회화 물질)으로 변한다. 게다가 파괴된 치주조직은 플라크의 생성과 집합을 도와 악순환을 일으킨다.
이외에도 인체에 다른 중요한 질병이 있거나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도 잇몸 질환이 생긴다. 당뇨병,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사춘기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는 사람, 혹은 임신했거나 모유 수유하는 여성에게도 잇몸 질환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일으켜 체내 대사에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시린이는 잘못된 양치질에 의한 손상이나 탄산음료 등 산이 높은 음식 섭취에서 발생한다. 치아 표면인 법랑질(에나멜질)이 손상되면 그 아래 상아질이 노출된다. 상아질은 조직액이 가득차 있는 상아세관으로 구성돼있는데 치아목부분의 잇몸이 느슨해지면서 상아세관이 노출되면 만성적인 시린이의 원인이 된다.
◇어떻게 치료하나=칫솔질할 때 출혈이 있고 이가 시리거나 씹을 때 불편하고 통증이 있으면 치주염을 의심해야 한다. 치주염은 통증이 심해졌다 가라앉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검진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치주염 치료는 크게 원인 물질인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과 파괴된 잇몸이나 뼈를 수술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질환 초기인 경우 간단한 스케일링 정도로 염증을 없앨 수 있으나 이보다 심한 경우는 치은 소파술이나 치은 박리 소파술, 치조골 정형술, 골 이식이나 특수한 재생막을 통한 치주조직재생술식 등 수술이 필요하다. 치주질환이 있어 프라그와 치석제거가 필요한 경우에는 6개월에 1회 정도 스케일링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시린이는 대개 손상된 법랑질과 상아질을 복구해주는 복합레진 치료나 상아질 손상으로 노출된 상아세관을 막아주는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의 교정도 병행한다. 또 치아손상을 가져오는 이갈이 원인으로서 잘못된 기존 치아 수복물(레진이나 보철물)을 잘 맞게 고쳐주는 교정치료나 과도한 저작력을 줄일 수 있는 보톡스 치료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잇몸약 파로돈탁스나 시린메드, 센소다임 등 시린이 증상개선 치약도 손상된 치아의 칼슘과 결합하여 보완해주는 성분이 있어 어느정도 증상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방이 더 중요=치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주병의 원인인 플라크를 기계적으로 제거해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른 칫솔질이다. 칫솔질로 플라그 제거는 물론, 잇몸 마사지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칫솔질을 할 때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치아와 치아 사이 그리고 치아와 잇몸 경계부위다.
치아와 잇몸 사이 작은 틈으로 들어간 음식물과 플라크가 잇몸 질환을 일으키므로 치아와 잇몸 사이의 플라크를 제거한다는 기분으로 치솔 옆면을 약 45도 기울여 치아면에 대고 조그마한 원을 그리듯이 떠는 동작을 한다. 이때 한 치아당 20회 정도가 효과적이다. 칫솔질은 하루에 3번, 식후 3분 이내에, 5분 이상 충분하게 이를 닦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런데 치아와 치아 사이에 생긴 플라크는 일반적인 칫솔질로는 완전하게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이때는 보조 기구가 필요하다. ‘치실’을 50cm 정도 자른 다음 양손 가운뎃손가락에 감은 뒤 엄지나 검지의 끝으로 당긴 다음 치아 사이에 조심스럽게 넣어 상하로 양쪽 치아면을 구두를 닦듯이 닦는다. 치실을 사용하여도 치아 사이가 벌어질 위험은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외에도 물이 분사될 때의 힘을 이용하여 치아면에 부착된 플라크를 제거하는 기구인 워터픽도 있다. 이는 칫솔질이나 치실 사용후에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칫솔질 없이 워터픽에만 의존한다면 플라크가 효과적으로 제거될 수 없으므로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치주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치간칫솔을 사용한다.
이는 치주질환으로 인해 치아 사이가 비교적 넓어진 경우 양쪽 치아면의 플라크를 제거할 때 사용하는 기구다. 치아 사이에 치간칫솔을 넣은 다음 양쪽 치아면을 닦는데 잇몸 쪽으로 너무 세게 닦을 경우 잇몸에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시린 증상을 줄이려면 과도한 칫솔질이나 미백제 사용을 피하고 탄산음료 섭취 후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치주과 조규성 교수, 보존과 노병덕 교수, 이승규치과 이승규 원장, 미소드림치과 황성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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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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