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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임단협 ‘먹구름’…노사 임금 가이드라인 큰차이



재계가 14일 내놓은 올해 임금 조정 가이드라인은 노동계 안과 정규직(1000명미만)의 경우 그 인상률에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1000명이상 대기업 사용자에게는 임금 동결을 권고했다. 올 봄 임단협이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민주노총은 국회의 비정규직 관련 입법의 4월 처리 방침에 반발해 오는 4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노·정 충돌마저 예고되고 있다. 경영난 가중속에 올 노사 관계는 ‘대체로 안정될 것’이라는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전망을 무색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측이 노조에 막무가내로 끌려가는 것은 협상 및 노사관계에도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회사나 노조가 서로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노사간 임금인상률 하늘과 땅=한국경영자총협회의 ‘올 경영계 임금조정 기본 방향’에 따르면 근로자 1000명 이상 대기업은 임금 동결을 권고하고 있다. 1000명 미만 사업장의 임금 인상률은 총액기준 3.9% 인상을 제시했다. 그나마 동결 기준도 지난해에 비해 1000명 이상으로 완화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노동계측 안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노총은 총액 및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정규직은 9.4%, 비정규직은 19.9%, 민주노총의 경우 정규직은 9.3%±2%, 비정규직은 15.6% 인상안을 제시했다.

양대 노총의 임금인상분 계산방식은 표준 생계비와 현재 받고 있는 임금간 차액을 산정, 계산했다. 비정규직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각각 정규직 대비 57%, 53.5% 수준으로 맞춰질 수 있도록 차등 인상률을 적용했다.

그러나 경총은 “노동계의 계산방식은 기준 생계비 자체가 과대계상이 된 부분이 있는 데다 맞벌이 등 가족내 다른 소득원은 감안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로 보기 힘들다”며 “비정규직 임금 수준도 실제 지급액보다 낮은 것으로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기업 임금 동결 재원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근로조건 향상과 신규인력의 채용에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기업 노조가 재계안을 받아들여 임금을 동결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임단협의 행보가 불안한 이유다.

◇인력관리 유연성 제고도 논란=경총은 이날 ▲직무급제 등 성과주의 임금체제 확산 ▲임금피크제 도입 ▲정기 승급제도 점진적 폐지 ▲고용형태 다양화를 통한 인력 관리 유연성 제고 등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민주노총은 지난달 임금체제 유연화 확산 저지를 선언하고 기본급 비중확대와 성과급 비중 축소, 임금피크제 도입 저지 등의 요구사항을 함께 제시해 놓고 있다. 노사측 권고안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비정규직 문제도 난항이 예상된다.
비정규직 법안에 대해 재계는 법안 지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노동계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비정규직 법안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4월1일 4시간 동안 시한부 경고파업을 벌이는데 이어 비정규직법안이 환경노동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될 경우 이튿날 오전 8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는 등의 파업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경제5단체장은 지난 10일 “정부의 비정규직 입법안을 산업현장의 안정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다”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 hwani9@fnnews.com 서정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