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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만에 이룬 첫사랑,20분만에 끝난 재혼식…英찰스 왕세자 백년가약



영국 찰스 왕세자와 그의 첫사랑 커밀라 파커 볼스가 35년 만에 정식 부부가 됐다.

찰스 왕세자(56)와 한살 연상인 커밀라는 9일 낮 12시30분(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여름 거처인 윈저성이 있는 런던 서부 윈저시의 시청 대강당에서 20분간의 짧은 ‘결혼 등록소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재혼식으로 평민이었던 커밀라는 ‘콘월 공작부인’이란 공식 직함을 부여받았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이어 두번째로 서열이 높은 왕실 여성이 됐다.

찰스와 다이애나비와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커밀라는 왕세자비의 공식 직함인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찰스 왕세자의 공식 직함은 ‘프린스 오브 웨일스’다.

신원을 확인한 뒤 결혼 의사를 묻고 성혼 선언만을 하는 단출한 세속 결혼식을 마친 뒤 왕실 전용 차량 롤스로이스에 오른 찰스 왕세자는 환호하는 군중들에게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결혼등록소 서기의 주재로 열린 재혼식에는 언론 취재가 금지된 가운데 찰스와 다이애나비의 두 아들인 윌리엄과 해리 왕자를 비롯, 특별히 초대된 28명의 하객만이 참석했다.

찰스 부부는 결혼식에 이어 윈저궁 안에 있는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로 자리를 옮겨 ‘축복 예배’를 올렸다.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내외와 토니 블레어 총리, 유럽 왕실 인사, 외교 사절 등 국내외 귀빈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축복 예배야말로 사실상의 결혼식이었다.

예배 중에 찰스와 커밀라는 두손을 마주 잡고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서로에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1662년부터 내려온 참회의 기도문을 성직자들과 함께 낭독했다. 찰스 왕세자 부부는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는 말과 행동, 생각으로 죄와 사악함을, 때론 가장 심각한 방법으로 저지름으로써 신의 분노를 일으킨 점을 인정하고 눈물로 회개합니다”라고 기도문을 읽어 내려갔다.

부부는 이어 윈저성 워털루 홀에서 열린 여왕이 베푸는 결혼 피로연에 참석한 뒤 스코틀랜드 왕실 영지 밸모럴로 10일간의 신혼여행을 떠났다.

시민들은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부부가 된 신랑·신부에게 “잘됐다. 행복하길 바란다”며 축하했다.


하지만 청순하고 아름다웠던 다이애나비를 잊지 못하는 일부 시민들은 불륜을 저지른 이혼녀 커밀라가 영국의 왕비가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사진설명

런던 서부 윈저 시청 대강당에서 9일(현지시간) 결혼식을 올린 찰스 왕세자·커밀라 파커 볼스 부부가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열린 축복예배에 참석했다. 이 예배에는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와 토니 블레어 총리 등이 참석했다. /사진=런던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