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복합도시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충남 연기 월산지방산업단지가 행정도시 건설과정에서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도시계획 수립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이전해야한다는 주장과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막대한 이전비용 등을 이유로 그대로 둬야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존폐결정이 지연되면서 입주업체들은 이전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월산단지는 행정도시의 주산격인 충남 연기군 남면의 전월산(해발 260m)북쪽 비탈을 깎아 만든 140여만㎡(42만평)규모의 지방산업단지로 현재 38개업체에 부지분양이 끝났고 28개 업체가 입주해 조업중이며 7개 업체가 공장을 건축중이거나 건축을 준비중이다
◇ 지자체 “이전비 수조원,존치해야”= 단지를 그대로 둬야 한다는 주장은 충남도와 연기군 등 지자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막대한 이전비용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월산공단에는 토지매입비 209억원과 조성공사비 1300억원,공장시설비 7040억원 등 총 8570억원이 들어갔다고 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여기에 영업보상이 이뤄질 경우 보상액은 1조원 이상이 되고 특히 공단이 옮겨갈 새로운 부지조성비와 설비비가 추가로 들어 공단이전에 따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게 된다는 것이다.따라서 공단을 그대로 두고 다른 방안을 찾는 게 이치에 닿는다는 것이다.
충청남도 관계자는 “공단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예상되는 주변 땅값과 물가 상승요인 등을 고려하면 비용은 월산공단 조성비의 4∼5배는 족히 들어갈 것”이라면서 “폐쇄보다는 활용방안을 찾는게 국가차원에서도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행정도시건설추진위는 “이전검토”=행정도시건설추진위 내부에서 공단존치를 의심스럽게 보는 시각이 나오면서 ‘이전론’이 차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한복판에 공단을 놓고 행정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국가백년대계를 망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재까지 추진위는 연말 도시기본계획이 나온 뒤 공단 존치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추진위는 첨단업종 위주의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당장 이전이 어렵다고 공단을 그대로 둔 채 행정도시를 조성하는 것은 역사에서도 불행한 일”이라면서 “아무리 첨단업종이라도 행정도시 중심부에 자리잡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도 “월산공단 입주업체들이 집단으로 이주할 수 있는 터를 찾고 있다”면서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비용도 낮추는 쪽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전계획을 시사했다.
추진위는 총 42만평의 월산공단 터 가운데 23만평 정도만 쓰이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도 도로나 녹지 등을 뺀 순수 공장부지는 10만평 정도에 그쳐 현재 확장공사 중인 이웃 전의산업단지 등으로 집단이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 경우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전비용도 최대한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체들만 ‘속앓이’=업체들은 어차피 이전 계획이 있다면 정부가 최대한 빨리 공단 존치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불필요하게 결정이 늦어지면 업체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신규투자나 사업확장 등도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입주업체 대표는 “월산단지입주업체는 대부분 공해를 일으키는 전통제조업체들로 공단에 그대로 남아 생산활동을 할 것으로 보는 업체는 없다”면서 “첨단기업유치 방안 등 정부의 계획이 오히려 업체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월산단지 입주자협의회 관계자는 “행정도시 중심부의 공단존폐 여부는 도시계획 단계가 아니라 그 이전에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고 반문하고 “정부의 결정이 늦어지는 만큼 업체들의 이전계획과 사업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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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j5797@fnnews.com 김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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