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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고유가 수혜 ‘톡톡’…공무원·군인 20년만에 월급인상



사우디아라비아의 신임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이 22일(현지시간) 포고문을 통해 장관급 고위 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과 군인, 연금생활자들의 급여를 15% 올린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과 산업개발기금을 조성하는 등 정부 지출을 대폭 확대키로 했다.

이는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오일달러 수혜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지적했다.

사우디 공무원 월급이 오른 것은 20여년 만이다.

사우디 공무원은 사우디 전체 고용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공무원 급여가 정부 지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른다.

사우디 국립상업은행(N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사이드 알 셰이크는 “정부가 얻은 오일달러 이득을 같이 나눠야 한다는 압력이 늘고 있었다”며 “생계비용 부담이 너무 커져 대다수의 사우디 사람들이 견디기 힘들어했다”고 지적했다.

압둘라 국왕은 지난 95년부터 병을 앓고 있던 파드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을 대신해 사우디 국정 운영을 도맡아 왔다.

그 기간 압둘라 국왕은 정부 지출을 억제하고 부정한 고위 공직자를 처단하는 등 지난 90년대에 발생했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 사우디 정부는 고유가 덕택에 재정흑자가 무려 260억달러에 이르렀지만 정부 지출을 늘리지는 않았다.


알 셰이크는 “고유가가 계속되고 있어 이번 조치가 사우디 정부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주 보수적으로 봐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보여도 사우디 정부는 추가지출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리야드에 있는 삼바은행이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 정부가 석유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지난해보다 48% 늘어난 157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올해가 사우디 역사상 최고의 경기 호황을 누리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재정흑자와 경상수지 흑자가 최대치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