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기자수첩]“국민銀 요즘 어떤가요”/홍순재기자



요즘 국민은행 출입기자들은 금융권과 감독당국으로부터 “국민은행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리딩 뱅크의 행보에 이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만큼 국민은행의 동향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그 해답은 강정원 행장의 경영 스타일에서 찾을 수 있다. 강행장은 밖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안에서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내실 위주형 최고경영자(CEO)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한다고 해서 ‘세븐 일레븐’이란 별칭이 따라다닐 만큼 일벌레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누구를 만나는지 무슨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비서실도 홍보팀도 행장의 행적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언론과의 인터뷰도 매우 조심스러워한다. 강행장은 직원들에게도 ‘언론과의 접촉은 되도록 자제하라’고 당부하는 CEO다. 그의 이런 미디어관은 오랜 외국계 은행 시절을 통해 체득됐다는 게 국민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가 취임한 지 벌써 1년이 가까워 온다. 강정원 행장 체제 이후 과연 국민은행 내부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 걸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직원들의 마인드가 고객 위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사실 강행장 이전의 국민은행은 고객 만족도 면에서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과거의 국민은행은 지점을 방문한 손님들을 향해 ‘줄을 서시오’ 하는 불친절한 은행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고객 만족도는 업계 2∼3위권을 다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철저한 수익 위주의 경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다. 무리한 확장 정책도 찾아볼 수 없다. 예컨대 매각이 유력시되는 외환은행 인수라든지 증권사 인수 등은 아예 내부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런 변화들을 종합해 볼 때 분명 ‘강정원호’는 순항중이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수많은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 고객들은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선장’이 대중 앞에 나서 그동안의 행보와 앞으로의 계획을 자세히 설명해 줄 때가 됐다. 그게 리딩 뱅크 수장으로서의 고객과 시장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한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