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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떼기당 논란’ 1년만에 재격돌



‘오만방자, 안하무인 총리’ vs ‘색깔론은 그 정도 하시라’.

이해찬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이 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벌인 ‘2라운드’에서 오간 말이다.

두 사람은 1년 만에 만났지만 이번에도 국가 정체성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지난해 대정부 질의에서 ‘두고보자’고 여운을 남겼던 안택수 의원이 작심하고 포문을 열었다.

안의원은 이날 이총리를 불러 “수구꼴통좌파 인사를 정권 차원에서 두둔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노무현 정권이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세력인가, 중도파 정권인가, 아니면 사회주의·친북좌파 세력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총리는 “강정구 교수 주장에 찬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전제, “지난 92년 선거 당시 써먹었던 방식(색깔론)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의회 품위에도 도움이 안된다. 그 정도 하시라”고 답변을 피했다.

화가 난 안의원이 “이렇게 오만한 총리의 답변을 듣는 국민이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할지 안타깝다. 진지하게 답하라”고 재촉했고 이총리는 “자꾸 잘못된 전제를 가지고 대꾸하라면 누가 대꾸하겠느냐. 대답하면 국민을 분열시키는 전술에 말려들어가게 되는 것인데 내가 그 정도로 경험없는 미숙한 총리가 아니다”라고 되받아쳤다.

안의원은 1년 전 한나라당 장외투쟁 및 국회 파행의 단초가 됐던 이해찬 총리의 ‘차떼기당’ 발언 당시에도 질문자로 나선 바 있다.
당시 안의원은 “끝까지 한번 해보자는 거냐. 총리는 물러나는 게 타당하다. 사퇴하라”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이총리는 “내가 안의원 주장에 따라서 그만두거나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안의원은 이날 질의에서도 “한나라당은 아직도 나쁜 당이냐”면서 지난번 파문의 ‘후속질의’를 던졌고 이총리는 “그건 안의원이 알아서 판단하라”고 비켜갔지만 신경전은 계속됐다.

/ libero@fnnews.com 김영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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