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행원에서 시작해 은행연합회장까지 해봤으니… 이제 더 바랄 게 있나요.”
신동혁 은행연합회장이 오는 14일자로 3년 임기를 마치고 연합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자그마치 40년이다. 신회장은 지난 64년 한일은행(현 우리은행)에 입행해 40년 동안 외길을 걸었다. 한일은행과 한미은행(현 한국씨티) 두곳의 행장을 지냈다. 오랜 세월을 관통하며 부침을 거듭해온 우리 금융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은행연합회장직을 끝으로 40년 뱅커인생을 마감한다. 신회장은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갖고 3년간 은행연합회장으로 일한 소회를 밝혔다.
“3년이란 시간이 너무 빨리 갔어요. 회장으로 있는 동안 은행권 전체 영업활동이 나아지고 이익도 많이 내서 보람이 큽니다.”
신회장은 임기동안 별 탈없이 무난하게 협회를 이끌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역대 회장들이 이루지 못했던 산별교섭의 틀을 만들고 매년 큰 잡음없이 금융권 공동임단협을 마무리해온 점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여기에는 특유의 뚝심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이다. 과거 은행장 시절에도 이같은 성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지난 98년 한일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을 당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작업을 원만히 처리했던 게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연합회 내부에서는 신회장의 연임을 바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신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권에 대한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은행들이 개별은행으로서는 영향력이 크지만 뭉치는 힘이 약해요. 공동목표를 위해선 힘을 합쳐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신회장은 또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너무 이익내는 데만 집착하기 보다는 공공성을 실현하는 데도 비중을 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회장 바통을 이어받을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인관계나 금융산업 이해도 등에서 나무랄 데가 없는 사람이죠. 후임으로 오는 것을 대환영합니다.”
신회장은 앞으로 우리 은행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은행들에 대한 제대로 된 기록이 없더군요. 자서전 형식이 아니라 40년 금융인생을 돌아보며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기록을 남길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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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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