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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APEC정상회의]허남식 부산시장 “21세기 최고 이벤트로 세계도시 탈바꿈”



허남식 부산광역시장은 6일 “부산에서 치러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우리 민족의 역량과 부산시민의 자긍심을 세계에 알리는 21세기 최고의 국제 이벤트가 될 것”이라면서 “역대 어느 도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견주어도 가장 훌륭한 국제행사라는 평가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성공 개최를 확신했다.

줄곧 해오던 아침 조깅을 APEC 정상회의 개최 100일 전(D-100)이 되던 날 명상으로 바꾼 허시장은 “성공적인 APEC 개최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힘이 솟는다”며 국가 대사를 앞둔 벅찬 소감을 피력했다.

허시장은 “APEC에는 미·중·일·러 4강국을 포함, 아시아·태평양지역 21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고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57%, 교역량의 46%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 정상들의 회의체”라고 의의를 부여하고 “이번 정상회의는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의 행사이고 국가적으로도 향후 10년 이내에 열리는 행사 중 가장 큰 국제행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부산시의 도시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APEC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경우 항만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 영화영상산업 및 전시컨벤션산업 육성 등 지역전략산업의 글로벌화가 촉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상회의 개최를 11일 앞두고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허시장을 만나 APEC 최종 준비상황과 APEC 성공 개최를 통한 ‘세계도시 부산’ 발전구상을 들어봤다.

대담=이인욱 APEC 정상회의 특별취재팀장

―APEC 정상회의가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상회의 준비는 잘 되고 있나.

▲회의 준비를 하면서 예산 확보 등 어려움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APEC 정상회의 준비가 완벽한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제1차 정상회의장인 ‘벡스코(BEXCO)’, 제2차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 하우스’는 물론, APEC 나루공원, 평화공원, 동백공원 등 3대 공원 정비사업을 포함해 필요한 시설공사를 모두 끝냈다. 숙박시설이나 문화행사, 교통대책 등도 완벽하게 마련했기 때문에 행사준비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부산 APEC이 역대 최고의 성공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안전문제에 만전을 다하고 시민들과 함께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테러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다. 대테러 대책이 가장 근본적인 준비라고 보는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안전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이미 지난 9월1일 대통령 경호실과 국가정보원, 군, 경찰 등 유관기관들이 모두 참여한 경호안전통제단이 발족돼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안전은 시민의 도움과 관심이 절대로 중요하다. 3000여명으로 구성된 ‘APEC 시민안전봉사단’은 지하철역 등에 배치돼 눈과 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진보사회단체들이 ‘APEC 반대 국민연대’를 구성, 10만명 반대투쟁을 준비하고 있어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 않은가.

▲APEC이라는 게 개방화·무역자유화 등을 지향하는 기구니까 반대단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부분도 가능한 한 순화를 시키고 집회가 평화적으로 이뤄지도록 계속 설득하고 유도할 것이다. 그러나 회담장이나 정상들이 묵는 숙소 주변에서 벌이는 집회는 안되도록 원천봉쇄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중대행사가 아닌가.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부산 APEC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5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개인과 단체회원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들 중 3000여명은 ‘APEC 시민안전봉사대’를 발족해 경찰과 연계, 지하철 출입구와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순찰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APEC의 성공 개최는 부산은 물론 우리나라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일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다시 한번 우뚝 서느냐, 아니면 지도상의 한 작은 반도로 전락하느냐’는 기로에 서있다. 이 때문에 다수의 부산시민은 물론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동참하고 있다. 안전한 행사 개최는 물론 부산을 찾는 손님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이다.

―동백섬에 준공한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벌써부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는데.

▲최근 부산을 찾아온 참가국들 선발대들이 둘러보고 아주 만족해했다. 건축물뿐 아니라 어우러진 해안 경관에 대해 찬탄을 자아냈다. 우리나라 전통의 ‘정자’에 현대적인 감각을 곁들여 전통미를 살리면서 현대적인 것들도 가미해 진정한 세계 최고의 회의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붕 형태는 능선을 형상화했고 외부 사선기둥(12개)은 시정 구호인 ‘다이내믹 부산’의 역동성을 표현했다. 내부장식은 우리나라의 창조적 문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외벽은 모두 방탄시설이 돼 있고 해일 등 재해에도 완벽하게 대비했다.

―이번 회의의 특징은.

▲‘정보기술(IT) APEC’이라고 할 만하다. 회의 진행 때 최첨단 IT기술이 총동원돼 한국의 IT산업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회의는 문서 없이 진행된다. 정상들이 움직이는 동선마다 최첨단기술이 융합된 조형물이 설치된다. 회의장엔 한국 전통과 첨단기술이 합쳐진 디지털 병풍을 설치, 한국의 다양한 전통문화와 IT 발전상을 홍보, IT강국의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 선언에서 정상들이 합의한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라는 목표를 중간 점검하고 APEC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부산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다. 부산이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 회자돼 국제지명도가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경제적인 문제로 화제를 바꿔보자. APEC 개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부산발전연구원(BDI)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 개최는 생산유발 4021억원, 부가가치 유발 1747억원, 취업 유발과 고용 유발효과 각각 6000명, 4000명 등 생산·고용 유발효과뿐 아니라 외자유치를 비롯, 지역 신전략산업 육성을 통해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분석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의 경제적 효과는 회의 참가자들의 지출경비 3000만달러 이상, 투자유치 효과 1억6620만달러, 국내 산업 파급효과 2억5556만달러 등 총 4억5176만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회의 개최도시인 부산의 도시 이미지 컨셉트는.

▲기본 컨셉트는 해양·항만도시. 이는 전달효과를 고려한 것이자 외국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외국인이 느끼는 부산의 주된 이미지에 가장 맞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정했다. 궁극적으로 환태평양권 국제 해양·물류도시와 21C 동북아시대의 해양수도 등 부산의 비전과 목표와도 방향이 일치한 게 설정 이유이다.

―세계적인 기업인들이 대거 부산을 찾을 것으로 안다. 이 기회를 활용해 APEC 개최효과를 극대화할 복안은 있나.

▲개최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은 무엇보다 국제 세일즈다. 도시 세일즈 즉 투자유치다.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 기업의 투자유치는 세계도시로서 성장하는 데 기본과제다. APEC 정상회의 회원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투자환경설명회 등을 통해 부산의 투자 프로젝트를 부각시키고 부산의 투자환경을 집중 홍보, 투자유치에 전력할 것이다.

이미 국가별로 차별화된 투자설명회 준비를 끝냈으며 분야별 투자 관심기업 현장답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외국 최고경영자(CEO)와 지역상공인간 네트워크를 구축, ‘APEC CEO 서밋‘ 회의 및 ABAC 회의 참가 CEO를 대상으로 정보교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투자유치로 연결시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및 부산 신항만과 연계한 세일즈 방안도 필요할 텐데.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위치와 시설을 갖추게 될 신항만을 품고 있으며 반경 200㎞ 안에 세계적 수준의 조선, 자동차, 기계 및 항공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되고 있다.

따라서 신항만과 연계한 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를 위해 부산시는 토지 무상임대와 투자금의 15%범위 내에서 현금지원하는 등 외자유치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APEC 후의 시정목표인 ‘성숙한 세계도시 부산’ 건설을 위한 전략은.

▲APEC으로 높아질 위상을 감안해 ‘부산 발전 2020 비전과 전략구상’을 마련해 놓고 있다. 또한 무역·투자 자유화도시, 국제회의도시 육성, APEC 기후연구 중심도시 구축, 외국 영사관 유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등 다양한 ‘POST APEC사업’을 개발해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계획들이 하나하나 성사되면 부산은 ‘21세기 국제교류거점 해양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정리=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

◇약력 ▲55세 ▲경남 의령 ▲마산고 ▲고려대 문과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경성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박사 ▲부산시 아시안게임 준비단장(초대)▲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 ▲부산시 시의회 사무처장 ▲부산시 기획관리실장 ▲부산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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