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80세에 육박하고 있다. 40대부터 갱년기 증상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갱년기로 지내야 할 판이다. 보통 갱년기 하면 여성들만 떠올리지만 사실 남성들도 갱년기 증상으로 많이들 고생하고 있다. 다만 여자들은 폐경 이후 급속한 변화를 보이지만 남자들은 40대 이후 서서히 진행될 따름이다.
요즘 혹시 발기가 잘 되지 않거나 성욕이 감소했다든지, 사정액이 적어진 경험이 있는가. 기억력과 집중력이 약해졌다든지 우울하고 초조한 기분을 자주 느끼는가. 피곤하고 무기력하며 매사에 짜증이 잘 나는가. 아랫배가 나오고 식은 땀이 잘 나며 얼굴이 화끈거리고 밤에 잠을 잘 못 이루는가.
이러한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면 당신은 갱년기일 확률이 높다. 특별히 다른 몹쓸 병이 있어서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 반갑진 않지만 찾아온 손님, 갱년기. 이 몹쓸 놈의 갱년기는 도대체 왜 오는 것일까.
이유는 남성호르몬의 감소다. 30세 이후부터 남성호르몬은 1%씩 감소하기 시작한다. 과도한 음주나 흡연, 스트레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환 등이 남성호르몬 감소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미국에서 실시한 역학조사에 의하면 50대의 10%, 60대의 20%가 남성갱년기 환자라는 보고가 있다. 2002 대한남성갱년기학회에 따르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무기력, 피로, 성기능 감소가 있는 40대 이상 남성의 10명 중 2∼3명은 남성갱년기가 원인이다.
그렇다면 갱년기는 어떤 방법으로 치료될 수 있나. 부족한 남성호르몬을 외부에서 공급해 주는 방법인 호르몬 보충요법을 통해 극복가능하다. 치료를 받으면 골밀도가 증가해 골절 방지 효과가 있으며 성욕이 증가하고 근력 및 스테미너가 증가한다. 또한 마음도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심각한 전립선비대증 환자나 전립선암 환자라면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에 호르몬 보충요법을 이용해서는 안된다.
호르몬 보충요법 외에도 일주일에 5일 이상 꾸준히 운동하고 술과 담배를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도록 노력한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 콩 단백질 등을 많이 섭취하고 설탕이나 소금, 패스트 푸드는 되도록이면 피한다.
갱년기로 힘들어하면서도 늙어서 그런 건데 별 도리 있겠냐며 맥 없는 인생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아직도 늦지 않았다. 70세가 넘어서도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으러 오는 활기찬 노인들도 있다. 활력 있는 인생은 자기가 만들기 나름아닌가.
/김정민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kim@wow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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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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