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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경위,한은 업무보고 질타]“중앙銀 환율대처 안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21일 한국은행의 업무보고를 받고 환율, 금리 등에서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에게 금리, 환율, 부동산 등에서 명쾌한 정책방향을 제시해줄 것을 촉구했다.

■8·31 부동산대책 만족스럽지 않아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초 발표한 8·31 부동산종합대책 조사보고서는 단기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2006년에는 주택가격 하락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사정은 정반대"라면서 "조사보고서를 상당히 급조했고 '용비어천가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의원은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고 다시 올라가고 있다"면서 국민들을 호도한 책임을 지라고 질타했다.

같은당 김정부 의원은 "과거 총재들은 실물과 유리되는 정책을 취해왔다"면서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흐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은데 부동산 투기문제에 대한 소신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총재는 "부동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유동성이 너무 많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금리인상은 유동성 상황을 고려해야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은 "콜금리가 2개월 연속 동결되고 있는 가운데 이총재는 취임 이후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발언들을 잇따라 하고 있다"면서 "정치권, 시장 등이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의원은 이어 "금리가 인상되면 환율이 급격히 하락할 수도 있다"며 신중한 금리인상 결정을 주문했다. 같은당 정덕구 의원도 "금리는 환율 상황을 봐가면서 조절해야 하지 않느냐"며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한국은행이 시중 부동자금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총재는 "금리문제는 유동성 상황이 적절한지를 고려해야 하고 실물 수준도 봐야 한다"면서 "환율만 보면 금리상승이 원화 상승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는 부정할 수 없지만 금리는 환율만 보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현재 환율은 한국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급격한 환율절상으로 일본, 중국, 대만 등의 경쟁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급격한 원화절상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또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환율이 떨어지면서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중소기업들이 다 문닫고 있는데 중앙은행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며 한국은행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총재는 "중소기업들이 견딜 수 있는 환율 수준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면서 "환율도 하나의 가격인 만큼 기업이 견딜 수 있는 적응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의 환율은 한국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한국 경제가 감당하기 힘들다면 수급이 바뀔 것"이라면서 "자본이 나가는 데서 해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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