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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댐이 ‘대형참사’막았다…중부 물난리 그나마 소양강·충주댐이 있었기에



한반도의 허리를 강타한 집중호우로 서울·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권이 타격을 받았지만 큰 위기를 한고비 넘기면서 새삼 대형댐의 홍수조절기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경기·강원 등 광범위한 지역에 쏟아진 물폭탄으로 자칫 홍수 등 대형참사를 빚을 수도 있었지만 북한강계의 소양강댐과 남한강계의 충주댐 등 대형댐들이 한강의 수위를 조절해 이를 모면할 수 있었기 때문. 이들 댐들이 물을 가두지 못하고 그대로 한강하류로 흘려보냈다면 과연 서울과 수도권이 어떤 위기에 빠졌을까는 생각하기 조차 싫을 지경이다.

◇소양강댐 이번 빗물 고스란히 가둬

17일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총 29억t(톤)에 이르는 저수량을 자랑하는 강원도 춘천 소양강댐은 이번 호우기간 내내 댐 빗장을 굳건히 닫아건 채 일체 물을 흘려보내지 않았다. 그 결과 장마전선이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든 17일 오전 10시 현재 수위가 187.02m까지 올라 제한수위인 185.5m를 넘어섰지만 위험수위인 만수위(193.5m)나 계획 홍수위(198m)에는 크게 못미친 상태다.

제한수위는 홍수기(6월 20일∼9월 20일)에 대비해 수문 위치까지 물을 비워 홍수를 조절할 수 있는 최저수위이며 상시 만수위는 홍수기를 제외한 나머지 9개월 동안 유지하는 댐수위를 말한다. 또 계획 홍수위는 댐이 저류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로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수문을 완전히 열어야 하는 그야말로 홍수를 초래하는 위험한 수위다.

소양강댐은 유역 면적이 서울시의 4.5배인 2703㎢에 달해 앞으로 230㎜ 이상의 집중호우가 더 내려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양강댐이 흘려보낼수 있는 최대 방류량은 초당 5500t이며 3000t 방류를 기준으로 할 때 서울 한강 인도교까지는 17시간 가량 소요된다.

소양강댐과 함께 북한강 수계 홍수조절을 맡고 있는 화천댐(저수량 1억1800만t)도 현재 수위가177.1m로 제한수위는 넘어섰으나 만수위(181m)까지는 크게 못미치고 있고 초당 1045t의 물을 방류하고 있어 수위조절에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화천댐 아래 위치해 있는 춘천댐(저수량 150만t)과 의암댐(8000만t), 청평댐(186만t), 팔당댐(244만t)은 홍수조절 능력을 갖추지 못해 현재 각각 적정량을 방류하고 있다.

◇충주댐도 한강수위조절 결정적 역할

남한강계의 유일한 다목적댐인 충북 충주 충주댐 역시 이번 폭우때 한강 수위 조절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충주댐은 지난 6일 수위를 122.76m까지 낮췄으나 폭우가 시작되면서 17일 오전 10시께는 수위가 홍수기 제한수위인 145m에 가까운 144m까지 이르렀다. 저수량도 같은 기간 11억3100만t에서 26억5600만t으로 열흘만에 무려 15억2500여t이 증가했다.

특히 충주댐의 경우 17일 새벽 한때 상시 만수위인 145m에 육박하는 143.7m까지 도달, 자칫 홍수조절기능을 잃을 뻔 했었다.
여주 등 남한강변 일대에 침수피해가 나타나자 초당 방류량을 9000t에서 8000t으로 줄인게 원인이 됐다. 다행히 그후 유입량이 방류량과 같은 8000t에 그쳤고 더 이상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수위도 추가 상승하지 않아 화를 면했다. 이때문에 남한강엔 북한강에 비해 홍수조절용 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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