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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출신CEO를 만나다] 주홍 레이저옵텍 대표



단 7명의 소수정예 인원으로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레이저 시장을 뚫은 회사가 있다. 레이저옵텍 주홍 대표이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시절 국내 최초로 순수 국산기술의 레이저를 개발한 주인공이다. 2000년 이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의료용 레이저를 생산하는 레이저옵텍을 설립했다.

“레이저는 미래산업의 핵심입니다. 모든 정밀가공에 레이저가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국산화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시급한 과제였죠.”

레이저옵텍이 생산하는 레이저는 레이저 중에서도 고주파로 가장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산업용과 의료용이 각각 매출의 50%씩을 차지한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산업용 레이저는 주로 반도체 세척 및 보수 공정에 이용되며 이전까지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던 화학약품을 대체하면서 환경오염을 크게 줄이는 데도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의료용으론 색소제거와 여드름, 제모 등의 피부과 치료 및 라식수술, 전립선 비대증 치료 등에도 널리 이용된다. 레이저는 피부를 자르는 단면적이 의료용 수술 칼에 비해 100분의 1에 불과해 흉터가 작고 뜨거운 열을 이용하므로 동시에 지혈이 가능하다.

최근엔 신체 외부에서 레이저를 쏘아 지방세포를 터뜨리는 기술이 한창 개발 중이다.

산업용, 의료용에서 레이저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레이저를 생산하는 회사는 3∼4개에 불과하다. 블루오션인 셈이다. 앞으로는 수입대체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까지 눈을 돌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레이저 기술이 가장 발달된 곳은 미국이지만 제품들이 워낙 고가여서 동남아, 일본 시장에서는 같은 기술에 훨씬 저렴한 한국산 제품이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반면 정밀기술과 철저한 사후관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중국이 뛰어들지 못하는 시장이기도 하죠.”

그는 실험실에서 연구만 하던 과학자에서 시작해 발로 뛰는 기업가로 변신하다 보니 아예 성격이 바뀌었다고 한다. “융통성도 생기고 사회를 폭넓게 보는 시야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사업이 자리잡히기까지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최고경영자(CEO)의 길을 택한 것에 대해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레이저옵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이미 지난해 총 매출액 10억원을 넘어섰다.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매년 2배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어디 나가서 우리 회사 제품이 쓰이는 것을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외국제품과 당당히 겨뤄 시장에서 인정받을 땐 자식을 훌륭히 키워낸 것 만큼 큰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과학자에서 기업가로 변신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할까요.”

/eunwoo@fnnews.com 이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