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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흥자본 ‘코리아 러시’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거대 자본에 눌려 빛을 보지 못한 북유럽, 중남미, 중동 기업들이 ‘신흥 산업자본’을 앞세워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스웨덴·핀란드를 중심으로 한 북유럽, 멕시코·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두바이 등 중동권 기업들은 전자·자동차부품·통신기기 등의 ‘전방위 투자’를 통해 한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기업은 북한 핵실험, 강성노조 등 한국의 ‘투자 변수’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4일 재계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에 따르면 올 들어 북·동유럽, 중남미, 중동권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면서 스웨덴 10개 업체에 2억6500만달러, 노르웨이 12개 업체 1660만달러, 키프로스 2개 업체 3450만달러 등 한국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또 파나마 515만달러(1개 업체), 버뮤다 233만달러(3개 업체), 아르헨티나 37만달러를 비롯, 사우디아라비아 830만달러(3개업체), 이스라엘 122만달러(3개업체) 등 신규 투자가 예년보다 증가했다.

이들 국가의 투자 규모는 지난 2000년 이후 5년 동안 수치보다 평균 2∼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핀란드의 노키아티엠시, 스웨덴의 SKF, 멕시코 텔셀, 사우디아라비아 TMIK 등 전자·자동차 부품과 이동단말기 업체들은 한국에 생산라인 신·증설 등을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섰다.

핀란드 노키아그룹 계열의 단말기 생산업체인 노키아티엠시는 경남 마산 자유무역지구에서 단일공장으론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4500만대 체제를 갖춘 기업으로 올 상반기에 이미 3억대(누계)의 생산량을 돌파했다.

이 회사는 아시아·미주지역에 대한 수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1000만달러를 투자, 마산 자유무역지구에 아파트형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스웨덴의 자동차부품업체(베어링 생산)인 SKF도 한국에 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했다. 이 회사는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내 외국인전용단지에 1만4000평 규모의 제조공장을 설립중이다.

또 중남미권 중 멕시코의 최대 통신업체인 텔셀은 텔슨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신규 투자에 나섰으며 콜롬비아 자동차부품 업체인 넥스타는 전남 여수에 브레이크 시스템 생산을 위한 신규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이밖에 중동권 기업 중 두바이의 화학업체인 압둘라 TP사는 180억원을 들여 한국 기업과 합작투자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에 프로필렌·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할 수 있는 화학원료 공장 건립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과 론스타 수사, 강성노조 등으로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북유럽, 중남미권 등 신흥 산업자본의 한국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기업은 주로 공장 건립 및 생산라인 신·증설 등을 위해 신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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