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들이 일제히 ‘3불 정책’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제기하는 가운데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이에 가세했다.
정 전 총장은 2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국제대학원 주최로 열린 ‘한국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강연에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국 교육의 부실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21일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가 ‘3불 정책’을 대학 성장의 ‘암초’ 같은 존재에 비유하며 새로운 입시 정책 마련을 주문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정 전 총장은 총장 재직 시절 ‘3불정책 폐지’를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정 전 총장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교육 문제 해법으로 ▲ ‘입시준비 교육’에서 ‘인재양성 교육’으로의 전환 ▲하향식 평준화 지양과 수월성교육 보완 ▲교육기관의 자율성 확보 ▲충분한 재정 지원 등을 주문했다.
그는 “대학에 대한 재정 투자 확대는 양질의 인적 자본을 확충하며 이는 다시 연구의 질적 수준 제고와 기술자본 확대의 선순환 고리로 연결된다”면서 “이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성장능력을 배양, 강소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장은 양극화를 정부ㆍ정치의 실패로 규정하고 교육 문제를 비롯한 여러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양극화는 ‘시장의 실패’에 속하는 경제 문제지만 그 뒤에는 정부 및 정치의 실패가 있다”며 ▲금융자산과 부동산 수익률 사이의 균형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공정거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로 마련 등을 함께 제안했다.
그는 “양극화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되곤 하는 소득 재분배에 지나치게 매달리면 유능한 인재와 기업이 의욕을 잃고 해외로 빠져나가 결국 양극화 해소가 실패할 것”이라며 이라며 극단적인 소득 재분배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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