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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차’ 불법수출 대책마련 절실



도난 차량에 이어 할부 금융사의 리스를 통해 취득한 국산 차가 해외로 불법 수출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8일 제2금융권에 따르면 급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신차를 할부로 구입케 한 뒤 중고차로 둔갑시켜 불법 수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의 신고가 최근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할부 금융사를 통해 수천만원짜리 신차를 할부로 구입토록 하고 이를 중고차 수출업자에게 팔아넘겨 부당 이득을 챙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할부 금융사를 통해 차를 받은 자는 횡령죄가 성립된다.

이처럼 국내 신차가 중고차로 둔갑해 법망을 피해 해외로 팔리고 있어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이미지를 추락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같은 불법 해외 수출로 자동차 판매사, 렌터카 업체 및 할부 금융사들은 차량 미 회수와 대금 미 환수 등의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국내 1위 업체인 금호렌터카의 경우 지난 20002년부터 올 4월까지 총 140건의 미 회수 차량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에는 30건이었다가 2006년에는 50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4개월 동안 10건의 미 회수 차량 사건이 발생했다.

금호렌터카 관계자는 “불법 밀수출을 하거나 국내에서 팔아치우는 악덕 고객들이 있다”면서 “매년 이 같은 차량 할부금 미 회수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른 렌터카 업체와 할부 금융사의 피해도 증가하고 있지만 정확한 집계는 확인되지 않아 대책 마련도 힘든 상황이다.

최근 할부 금융사의 리스를 악용한 불법 수출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도난 차량의 경우 불법수출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경찰청 도난차량 전산망(2002년 5월)과 건교부 차량등록 전산망(2002년 9월)을 관세청 수출신고(차대번호) 전산망과 연결하는 전산시스템이 구축돼 선제 대응할 체제가 갖춰졌다.

하지만 할부금융 리스를 활용한 차량의 불법수출은 아직 이같은 전산망이 구축되지 못했다.
도난차는 경찰청 전산망에 차량 수배로 확인할 수 있으나 할부금융 차량은 관세청에서 일일이 해당 할부 금융사에 확인 전화를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차를 수출하려면 자동차 등록증이 말소돼야 수출이 가능한 데 보통 할부 금융사로 산 차는 미 확인 차량으로 등록증도 없다”면서 “이를 사전에 예방할 시스템도 없고 업계 내에서도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는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계자는 “할부 금융사를 통해 빌린 차는 기계류로 등록돼 컨테이너에 입고돼 수출되기 때문에 불법수출 확인도 어렵다”고 말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안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