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 주범인 조승희씨가 미 NBC 방송국에 보낸 소포 분석을 통해 이번 사건이 정신분열적인 개인사건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부는 공식적인 대책발표보다는 해외언론 등의 동향파악에 전력키로 했다.
사건 발생 사흘째인 19일 정부는 이번 사건을 미 영주권자의 개인적인 사건으로 규정짓고 외국의 언론과 미국내 동향파악 등에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어쨌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됐을 수 있다고 보고 주미 공관과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이미지 제고 노력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은 19일 “아직까지 이번 사건으로 동포사회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면서 “당분간 더 이상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대책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밑의 조용한 외교를 통해 이번 사고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조 국장은 “외국 언론들과 미국 및 각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미국 언론도 이번 사건을 인종갈등이 아닌 개인의 정신질환적인 사고로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원하든 원치 않든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이라는 이미지가 약간은 훼손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은 해 볼 수 있다”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재미동포 사회에서도 중장기적인 노력을 계속해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단 정부 차원의 공개대책은 다 취했다고 판단하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한편 미 NBC 방송은 이날 조승희씨가 사건 당일 기숙사에서 2명을 살해한 후 자신의 불만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와 사진 등을 담은 소포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조씨는 비디오 테이프에서 “이번 일은 내가 한 일”이라면서 “오늘의 참사를 막을 방법은 수 없이 많았지만 너는 결국 내 피를 보겠다고 결정했고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내겐 한 가지 선택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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