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채권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통합계좌(Omnibus Account)의 개설을 허용하기로 했다.
통합계좌는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등이 고객(외국인투자자)을 위해 투자 대상국에 자기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고객의 자금 등을 관리해주는 계좌를 말하며,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유가증권에 투자를 하려면 일일이 외국환 은행에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해야 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17일(현지시간) 런던의 그레이트 이스턴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올 4·4분기부터 외국인이 자기 명의 계좌를 따로 개설하지 않고 통합계좌를 통해 원화 채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통합계좌의 허용을 통해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고, 아시아 역내 예약결제기구를 설립할 때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1월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비율은 35.5%나 되지만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비율은 0.7%에 머물고 있다.
이날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권 부총리는 “한국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세금·금융 정책을 통한 투기 억제, 부동산 거래 투명성 증진, 주택 공급확대, 저소득층 임대주택 공급 등을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그는 “유동성 증가율이 지난해 7%에서 올해 들어 11%로 높아져 주시하고 있다”며 유동성 과잉은 은행의 단기 차입과 외화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 부총리는 다음달 중순 발표 예정인 ‘제2단계 기업환경 개선 종합대책’의 하나로 수도권 외국인투자기업의 공장 신·증설 허용기간을 2007년 말로부터 2010년 이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관리지역 내에서는 소규모 공장 설립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지역 특성을 고려해 필요할 때만 도시계획 조례를 통해 제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 부총리는 한국경제 설명회에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의 편집진과의 간담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요청을 받지 않았지만 협상 내용이 상호 연계돼 있어 추가적인 양보를 위한 재협상은 양국 간의 이익 균형을 깨뜨리게 되므로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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