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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나가는 공기업들…취업청탁·비자금 흥청망청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는 정부 산하기관들이 비자금을 조성해 유흥비로 쓰거나 임의로 특별채용하고 지인들의 자녀를 부당하게 채용했다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2005년 10월부터 95개 정부 산하기관에 대한 경영혁신 추진 실태를 감사한 결과 모두 115건의 위법·부당 사례가 적발돼 관련자들을 구속기소하는 등 조치를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감사를 받은 곳은 △정부 산하기관 관리기본법 적용을 받는 한국건설관리공사 등 87개 공공기관 △일부 금융·건설 공기업 감사에서 제외됐던 대한석탄공사, 인천공항공사 등 5개 기관 △공적 기능이 강한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3개 기관 등 총 95곳이었다. 이중 55곳은 실지감사를, 나머지 40곳은 서면감사를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은 2001년 이후 24명의 신입직원들을 선발하면서 특별채용 대상이 아닌 8명을 임의로 채용해 물의를 빚었다. 공단은 승진 인사시 1급 승진 대상자 본인이 직접 승진 심사위원으로 참여, 스스로를 1급으로 승진시키는 웃지 못할 일도 벌였다. 4급 직원을 특별 승진시키기 위해 19.5점인 근무성적을 무려 95.4점으로 둔갑시켜 1급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비자금을 조성, 유흥비로 흥청망청 탕진했다가 적발된 기관도 있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계약 상대방과 공모, S인쇄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1억857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노조 집행부 등에 향응을 제공하거나 간부들이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항공공사도 지난 2005년 항공기 구조·소방차(5억9000만원)와 활주로 제설차 3대(13억4767억원)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규정과 어긋나게 L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거나 심지어 L사의 장비 성능이 떨어져 입찰 조건에 미달하는데도 입찰 기준까지 낮춰가며 특혜를 베푼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지적공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 등은 불필요한 국내·외 지사를 운영해 국가예산을 낭비했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사회 의결도 없이 상여금 등의 명목으로 33억400만원을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드러났다.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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