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되면서 최근 창업시장에 저가 쇠고기 전문점들이 물 만난 듯이 신규 브랜드로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내수 침체 등으로 매출 부진에 빠져있던 기존 음식점들이 재빨리 쇠고기 전문점으로 업종전환을 시도하면서 외식시장에선 ‘쇠고기 대세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일각에선 돼지고기 시장의 약 30% 정도를 쇠고기 시장이 잠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FC창업코리아 강병오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수요 확대로 프랜차이즈 본사의 쇠고기 시장 진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향후 외식시장의 빅 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격파괴형 브랜드 시장 선점
서울 금호동에서 숯불갈비 전문점 ‘오래드림’(www.oredream.com)을 운영하고 있는 주영자씨(50)는 “지난 4월부터 1인분 6000원짜리 소갈비를 판매하면서 월 매출이 3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주씨는 지난해 10월 매장을 열고 주로 돼지갈비, 삼겹살을 판매해 오다 올들어 1인분 1만원 이하의 저가형 쇠고기 메뉴를 내놓고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30평 남짓한 매장의 일평균 매출은 120만∼150만원. 현재는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달 말부터는 미국산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여전히 1만원 이하.
쇠고기 외식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가격파괴형 저가 브랜드는 오래드림을 포함해 ‘우스’, ‘우쌈’, ‘짚다리골’, ‘아지매 숯불구이’ 등 10여 개에 이른다. 1∼3년 전부터 미국산 수입을 예상하고 뛰어든 이들 선발업체들은 요즘 쇠고기 붐을 타면서 몇몇 업체들은 월 10개 이상의 가맹점 계약실적을 거두고 있다.
■웰빙 강조·고급한우 후발업체 가세
이같은 가격파괴형 브랜드에 맞서 서비스 차별화, 웰빙 메뉴 등을 내세운 후발 브랜드들이 쇠고기 외식시장에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감자탕으로 유명한 중견 프랜차이즈업체 행복추풍령은 최근 ‘소가미소’(www.sogamiso.co.kr)라는 저가형 쇠고기 브랜드를 새로 출시했다. 미국산 소갈비 6500원, 우삼겹살 4500원 등 기본적인 저가 전략에 인테리어, 숯 재질, 밑반찬 등을 차별화화 현재 가맹점 모집에 들어갔다.
행복추풍령 김선권 사장은 “값싼 집이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인테리어 수준을 높였고,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가맹점주의 순이익을 매출의 25∼30% 선에 맞췄다”고 소개했다. 소가미소는 지난달 가맹점 모집에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15개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다.
‘소뜨레’(www.sottle.co.kr)는 허브 컨셉트로 웰빙 점포를 표방한 신규 브랜드. 점포 내부에 로즈마리 등 허브식물 화분을 비치하고, 허브소금, 허브에 절인 고기 등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 어린이 고객에게 인기가 높다. 가격대는 8000∼1만 2000원 선. 소뜨레는 현재 호주산 2등급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내달부터 미국산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또 ‘우쌈’(www.woossam.co.kr)은 호주, 뉴질랜드에서 자생하는 야생 맥아씨앗을 먹고 자란 쇠고기 원육을 수입해 유기농 야채와 함께 판매하는 저가 유기농 쇠고기 전문점의 특징을 강화하고 있다.
돼지고기 보쌈으로 유명한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도 고품질의 고기를 중저가로 판매하는 신규 브랜드 ‘별난소문’(www.byulso.co.kr)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점포 차별화·대체메뉴 있어야 생존
한편 농협 목우촌은 고급한우 전문점 ‘웰빙마을’(www.moguchon.co.kr)을 출시하고 수입산 저가공세에 맞서고 있다. 웰빙마을은 1+등급 이상의 한우 고기를 가격거품을 뺀 1인분(200g) 2만4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점포 내에 정육점과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는 점포 전략을 도입, 1인당 2000∼3000원 입장료를 지불하면 정육점 가격으로 최고급 꽃등심을 먹을 수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향후 6개월 이내에 쇠고기 브랜드가 최소 20∼30개 정도 새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은 “쇠고기 전문점 개업을 고려하는 창업자들은 무조건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점포 난립으로 과당 경쟁에 빠질 수 있어 점포 컨셉트 등의 차별화 없이는 낭패보기 십상이다”고 충고했다. 또 광우병 파동 재현에 따른 피해를 대비해 해산물, 삼겹살 등 대체메뉴를 접목해 위험 부담을 줄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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