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의 기업체 10곳 중 9곳이 연구개발비를 아예 책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산발전연구원 여성경제정책센터가 펴낸 ‘부산지역 기업의 여성인력 활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5월 부산에서 여성 직원을 1명 이상 고용 중인 8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개별 면접조사 결과 92.9%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책정조차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책정한 7.1%의 연구개발비 수준도 매출액의 0.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의 대표적인 산업단지인 녹산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의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전체 매출의 1.11%에 불과한 데 비해서도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는 부산지역 기업 연구개발비 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 58.3%는 직원들의 교육훈련비를 책정하지 않거나 직업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답해 인적자원 투자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교육훈련비를 책정한 기업들 역시 투자 규모 1000만원 이하가 21.6%로 가장 많았고 비중도 매출액의 0.2%에 불과해 직원교육비 책정은 구색 맞추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산지역 기업체들이 인력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실무경험 및 경력과 인성·적성으로 조사됐다.
인력채용 기준으로 ‘실무경험 및 경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의 경우 여성 채용에 대해서는 73.9%(591개사), 남성 채용에 대해서는 79.3%(634개사)를 차지, 남여 차별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인성·적성(여성 71.0%, 남성 71.3%) △관련 자격증 소지 유무(여성 53.8%, 남성 64.4%) △전공 여부(여성 48.0%, 남성 55.9%) 등으로 나타났다.
△학력 및 출신학교(여성 27.3%, 남성 28.6%) △연령(여성 26.0%, 남성 26.5%) △용모·키 등 신체적 특성(여성 14.9%, 남성 14.4%) 등은 채용기준으로서 중요도가 낮았다.
최청락 여성경제정책센터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볼 때 채용 기준에서 남녀간 차이가 크지 않지만 관련 자격증 소지 유무 및 관련 분야 교육·훈련 이수, 실무 경험 및 경력 등 전문적인 부문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요구하는 비율이 높았다”며 “이는 기업 내 핵심 업무를 주로 남성이, 부수 업무는 여성이 맡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부산=victory@fnnews.com 이인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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