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산업이 국내외서 활개치는 ‘짝퉁(위조품)’ 반도체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매그나칩 등 간판급 반도체 기업들은 국내외서 밀거래되는 ‘짝퉁 반도체’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짝퉁 반도체’의 종류도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D램, 낸드플래시, 상보성산화막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등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반도체 분야에서 ‘짝퉁 대상 기업 1순위’는 삼성전자다.
지난 19일에는 반도체 생산과정(전공정)에서 불량품으로 처리된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중국으로 빼돌려 ‘정품’처럼 판매하려던 국내 폐기물 업체가 적발돼 파문을 일으켰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폐기해야 할 협력사가 반도체 전공정 생산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돼 폐기 대상으로 결정된 45㎏을 빼돌린 뒤 세관에 폴리에틸렌으로 속여 중국으로 밀수출하려다 덜미가 잡힌 것이다. 밀수출 반도체 종류는 S램, D램, 낸드플래시16기가(G) 등 다양하다.
지난 2월에도 ‘짝퉁 삼성 낸드플래시’가 등장해 반도체 업계를 뒤집어 놨다.
당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G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모조한 일명 ‘짝퉁 삼성 반도체’가 국내외에서 유통되다가 인천세관에 의해 적발됐다.
수법은 삼성 메모리 반도체의 제품번호를 지운 뒤 그 위에 신형 제품의 제조번호를 표기하는 방식이다. 적발된 ‘짝퉁 삼성 반도체’는 외관상 진품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했다.
하이닉스도 인도와 중국 등지에서 짝퉁 반도체가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어 묘책을 짜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이닉스 짝퉁 반도체’는 주로 현지에서 중고 반도체나 폐기 직전의 반도체를 대량 구입해 정품처럼 위조해 판매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짝퉁 반도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도와 중국 등 현지 법인과 유통망을 대상으로 ‘짝퉁 예방교육’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짝퉁 제조업자들이 D램보다는 가격이 비싼 낸드플래시 반도체 쪽으로 대상을 바꾸는 추세”라며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해외에서 ‘짝퉁 반도체’ 유통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매그나칩반도체의 경우 전직 직원들에 의해 ‘짝퉁 반도체’ 유통이 시도된 케이스다. 매그나칩반도체는 경쟁사인 A사로 자리를 옮긴 전 직원들이 CMOS 이미지센서기술을 고스란히 가져가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려던 사실을 문제삼아 법적 다툼을 진행하고 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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