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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 따라잡기] 경제 세계화와 부의 양극화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제시문>

(가) 자본이 고정된 주소를 갖지 않고 금융의 유동이 국민국가의 통제를 벗어난 세계에서는 국가가 갖고 있는 경제정책의 지렛대들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한다. 새로운 세계적 무질서는 세계화된 세계질서이자 그것의 효과이다. 국가의 쇠퇴는 지구를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로 만들었다. 국가를 대신하여 세계금융시장이 지구적 차원에서 법칙과 명령을 부과한다. 세계적 규모에서 사회·문화적 위계와 재계층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사회가 구성원들을 형성하는 방식은 무엇보다도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의무에 의해 지배된다. (…중략…) 물질적 기반이 붕괴되면서 국가의 주권과 독립은 무화되어버리고, 국가의 정치계급은 말살되어버리며, 국민국가는 단순히 거대 기업들을 위한 안보서비스업체로 전락해버린다. 자유무역법칙의 무제한적이고 멈출 수 없는 확산으로 인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본과 금융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인해 ‘경제’는 점진적으로 정치적 통제로부터 면제된다. 경제적 삶과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지 국가는 전혀 손을 댈 수가 없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것과 자율적인 경제정책에 관한 모든 사상을 폐기하는 것, 그리고 유순하게 명령에 따르는 것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금융 지원을 얻는 데 적합한 일차적인 조건이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적 규모에서 새로운 사회·문화적 위계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지구적 범위의 재계층화가 나타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선택인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잔혹한 운명으로 엄습한다. 세계화는 역설이다. 극소수의 사람에게는 상당한 혜택을 준 반면, 세계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외면하거나 주변화시켰다. 새로운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풍요는 지구적이고 참상은 지역적이다. 지구적인 베를린 장벽을 만드는 것이다. 지구의 발전된 부분들이 초래한 잔인성의 나쁜 결과로부터 그 세계를 구원하려는 시도는 오직 돈을 버는 효과만을 가져올 뿐이며 결국 실패할 운명에 처해 있다. 움직이는 모래 위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소비자들의 사회에서 ‘저 위의 높은’ 그리고 ‘저 아래의 낮은’ 사람들이 구획되는 차원은 그것들의 이동성의 정도에 달려 있다.

제1세계의 거주자들은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모든 거리에 걸쳐 있는 것은 즉시 극복될 수 있으므로 공간은 그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점차 세계주의적인 제1세계의 거주자들, 세계적인 사업가들, 세계적인 문화 경영자들, 또는 세계적인 학자들의 외계에서 국가경계는 세계의 상품과 자본 그리고 금융에 의해 파괴됨에 따라 점차 평준화된다. 여행자들은 자신들의 뜻에 따라 머물거나 움직인다. 그들은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기회들이 다른 곳에서 손짓하면 한 장소를 과감하게 버린다. 떠돌이들은 그 자체로 여행자들의 즐거움에 바쳐진 세계의 쓰레기들이다. 떠돌이들은 여행자가 될 권리를 박탈당한 여행자들이다.

-지그문트 바우만,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

(나)

1. 요약하기

제시문 (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시오.

요약하기(400자 내외)

핵심어

2. 설명하기

* (나)의 표에 나타난 특징을 <보기>를 참조하여 설명하시오.(400자 내외)

<보기> 세계화가 전반적인 실질 소득을 높여 주기는 했지만 혜택이 편중되면서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적했다. OECD는 ‘2007 고용전망 보고서’에서 “세계화에 대한 두려움이 과장됐지만 근거가 없지는 않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민소득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고, 소득 불평등도 역시 확대되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은 크게 늘지 않고 직장 안정성도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주인 기업들이 세계화 이전보다 환율 같은 외부변수에 더 취약해졌기 때문에 직장 안정성이 ‘영구히’ 불안정해졌다. 또 해외로 공장을 옮길 수도 있다는 기업주들의 유무형 위협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임금 협상 능력도 크게 떨어져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율이 경제 전체의 소득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는 소득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OECD “세계화가 소득격차 확대” ’(파이낸셜뉴스, 2007.6.21)-

4. 종합하여 논술하기

* 위의 제시문들과 다음 <보기>를 참조하여 세계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400자 내외)

<보기> ‘세계 시장의 통합과 세계 각국에 대한 동일한 규칙과 기준의 적용’으로 요약되는 소위 ‘세계화(globalization)’는 미국을 비롯한 경제 선진국들의 주도로 이루어지면서 오늘날 선후진국 간 갈등의 핵심이 되고 있다. 세계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21세기 인류의 공동 번영을 위해서 세계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하지만, 세계화의 반대론자들은 현재와 같은 강대국 중심의 세계화는 세계 각 지역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무시한 채 전 지구적으로 획일화된 경제와 사회체제를 강요함으로써 국제적인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뿐이라고 한다. 특히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자유교역의 확대가 개발도상국의 부를 선진국으로 이전시키는 하나의 방편이며, 이로 인해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 간의 빈부 격차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송원영 ㈜엘림에듀 집필위원/광주종로학원 언어·논술담당

예시답안

1. 요약하기

제시문 (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시오.

요약하기(400자 내외)

세계화의 효과는 두 가지이다. 첫째, 자본과 금융이 세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함에 따라 국가의 경제정책이 무력화된다. 즉 국민국가는 거대기업들을 위한 안보서비스업체로 전락해버리고, 자유무역법칙의 확산은 ‘경제’를 정치적 통제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왜냐하면 자율적인 경제정책과 세계 시장의 명령에 따르는 것은 금융 지원을 얻는 데 적합한 일차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둘째, 시장의 세계화는 사회·문화적 위계를 형성한다. 이는 사회구성원들을 소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동질화시키면서 동시에 이질화시킨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시장권력에 의해 ‘삶 전체’를 착취당하게 된다. 이러한 재계층화의 형성 과정에서 극소수의 사람들은 상당한 혜택을 누리는 반면, 세계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외면되거나 주변화된다.

핵심어

시장의 세계화, 국민국가의 소멸, 사회·문화적 위계 형성

2. 설명하기

(나)의 표에 나타난 특징을 <보기>를 참조하여 설명하시오.(400자 내외)

표를 보면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세계화가 실질 소득을 높여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부분 평균 실업률이 연평균 고용증가율의 4∼5배 정도를 보임으로써 고용불안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의 경우 실업률이 고용증가율의 15배에 달함으로써 세계화로 인한 실업 등 고용 안정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의 임금 협상 능력이 크게 떨어져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율이 경제 전체의 소득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니계수가 0.5에 가까운 한국과 영·미형 국가는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드러냄으로써 세계화로 인한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종합하여 논술하기

* 위의 제시문들과 다음 <보기>를 참조하여 경제적 세계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1000자 내외)

세계화는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지배적인 삶의 방식이 되었다. 그러나 발전의 의미와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다른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경제적 세계화의 의미와 실질적 효과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적 세계화가 자유무역과 금융의 개방을 의미한다면 경제적 진보와 발전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고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화에 대한 낙관론적인 견해는 선진국의 부를 후진국에 확대시켜 전 세계적 물질적 풍요를 이룩하는 성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한 없는 개방과 무한한 자유가 주어지는 무역은 다국적 자본의 이윤 확대에 불과하다. 저임금?장시간 등의 강도 높은 노동조건에 노출된 인도?파키스탄, 외국자본의 국내시장 장악으로 인한 금융위기와 물가상승의 압력?기업의 인수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가져온 실업으로 신음하는 멕시코 등은 이러한 파괴적인 결과의 예증이 되고 있다.

최근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농산물과 경쟁력이 취약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의 개방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농산물 시장의 개방 대가로 자동차 산업의 수출증가가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자동차산업의 이익이 농업의 손실보다 중시되어야 할 이유는 있는가? 경쟁력이 취약한 서비스업종의 분야가 무방비적으로 노출되는 대신에 휴대폰 수출증가가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자유무역에 따른 이익의 분배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 않은가?

위에서 제기된 경제적 세계화로 인한 문제는 결국 정치적 판단과 정책적 기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경우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시장개방을 통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분야와 그렇지 못한 분야에 따라 개방과 보호라는 각기 다른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세계화로 인한 진보의 결과가 소수에게 독점되지 않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송원영(엘림에듀 집필위원, 광주종로학원 언어·논술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