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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포인트 건강] 뇌졸중,위험인자 조절 통해 예방 가능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뇌졸중(뇌중풍)으로 입원하는 환자 수가 늘고 있다. 뇌졸중은 ‘뇌 기능이 졸지에 중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반신불수, 언어장애, 요실금 등의 후유증이 생겨 삶의 질도 떨어진다. 때로는 이것이 원인이 돼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무서운 병이다. 죽음보다 두렵다는 치매도 절반 정도는 뇌졸중이 원인이다. 노년의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엔 비교적 젊은 50대, 심지어 40대도 뇌졸중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뇌졸중은 말 그대로 아무런 예고 없이 들이닥쳐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해 버린다. 어느 날 갑자기 깨어나지 못하고 평생 동안 나무토막 같은 식물인간이 되어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줄 수 있는 병이 바로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원인이 분명하고 예방과 대처가 가능한 정직한 병이다. 뇌졸중의 원인이 대부분 밝혀졌기 때문이다. 뇌 속 혈액순환을 방해하거나 뇌혈관을 손상시키는 것은 모두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다. 이 중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흡연, 과도한 음주는 ‘중요한 위험 인자’다. 고지혈증,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은 ‘덜 중요한 위험인자’로 분류할 수 있다.

따라서 뇌졸중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대비하고 예방할 수 있다. 느닷없이 뇌졸중이 생겼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심은 대로 거두는 병이 바로 뇌졸중이다.

그렇다면 10년 내에 내가 뇌졸중에 걸릴 위험도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에서 시행된 대단위 역학 조사인 프랭임험 연구가 이를 알아냈다. 이 연구에선 나이, 수축기 혈압, 고혈압 약물 사용력, 당뇨, 흡연, 과거 심혈관 질환(협심증·심근경색) 여부, 심방세동(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일종), 좌심실비대(심전도를 통해 진단 받은 경우) 같은 위험인자의 여부 등으로 10년 내에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든 것.

예를 들어 57세의 남자가 △고혈압이 있으며 △수축기 혈압이 150㎜Hg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건강검진에서 좌심실비대가 있다면 10년내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은 26%다. 같은 나이 때의 최저 발생률인 2.6%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의 위험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적절한 고혈압 치료를 통해 수축기 혈압을 120㎜Hg로 조절하고 금연을 한다면 10년 내의 위험도 발생률을 절반 이하인 11%로 낮출 수 있게 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한 당신의 대책은 바로 쉽고 가까운 곳에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과 적극적인 위험인자의 조절을 통해 뇌졸중이라는 불청객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이다. 10년 후의 건강한 나를 위해서….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김용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