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섰다. 어느새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와 사람과 함께 생활할 정도로 부쩍 커버린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부가 주도해 개발 중인 네트워크 로봇(u-로봇)은 상용 로봇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조만간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이웃이 될 것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러나 요즘 급팽창하고 있는 노인층을 생각하면 로봇산업은 조만간 성장기를 맞을 공산이 크다. 그 엄청난 서비스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로봇뿐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우리나라 u-로봇 개발 실태를 점검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기획시리즈를 4부에 걸쳐 싣는다.
맞벌이 생활을 하는 유미래씨(35)는 이젠 u-로봇(지능형 네트워크 로봇)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에게 u-로봇은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가족이다.
u-로봇은 매일 그 날의 일정을 체크해 주는가 하면 바깥 날씨와 입고 갈 옷에 대한 팁도 아끼지 않는다. 또 메일을 확인하거나 음악, 교육,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해 준다.
특히 유씨의 다섯살배기 딸은 로봇과 함께 노래도 하고 공부도 한다. 때론 로봇이 신이 나서 먼저 놀자고 딸에게 떼를 쓰기도 한다.
집에 누가 방문해 초인종을 누르면 찾아 온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문을 열어주는 것은 물론, 손님에게 인사하고 안내도 한다.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나면 로봇은 혼자 집을 말끔하게 청소하고 걸려오는 전화도 받는다. 혹 외출한 사이 집 안 형편이 궁금할 땐 로봇을 통해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도 있다. 또 침입자가 있을 경우엔 외부침입감지 센서와 연동해 비상상황을 가족들과 경비원, 보안업체에 즉시 알린다.
u-로봇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혁명을 불러오고 있다. 로봇과 함께하는 유미래씨 가족의 생활도 이미 현실로 다가왔거나 머지않아 다가올 상황들이다.
u-로봇은 초고속인터넷 및 무선통신망과 연결된 지능형 네트워크로봇이다. 로봇 몸체에 음성·영상 인식, 통신기술 등을 접목해 집안일을 돕거나 교육, 보안, 정보제공, 공공안내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한다.
정보통신부는 세계 로봇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로 지난 2004년부터 이같은 u-로봇 상용화사업을 적극 추진중이다. 10대 국가성장동력사업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엔 시장성이 높고 생활에 밀접한, 보다 진화된 네트워크로봇이 상용화되고 있다.
■u-로봇, 첨단기술과 만난다
올해는 무엇보다 네트워크 로봇의 진화가 눈부시다. 무엇보다 3세대 이동통신망(WCDMA)과 KT의 광대역통합망(BcN)을 활용해 영상전화가 가능해졌다. 로봇기술의 핵심 중 하나인 음성인식률을 높인 업그레이드된 음성인식 엔진도 적용되고 있다. 최근엔 양방향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지원용 로봇, 엔터테인먼트 로봇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민로봇사업단 오상록 단장(정보통신부 정책자문관)은 “올해는 로봇 상용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실제로 소비자들이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대폭 보강했다”며 “그 중에서도 u-로봇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충실해졌고 로봇이 알아서 움직이는 자율주행 기능도 아주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팔리는 로봇 만든다
올해 u-로봇은 시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요가 있는 ‘돈 되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1차적인 타깃은 로봇 상용화가 용이한 교육업체, 건설사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이다.
로봇 공급가격도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쉽게 낮췄다. 300만원대 고가 제품에서부터 10만원대 초저가상품까지 다양화했다.
이같은 민관의 노력은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유진로봇과 다사로봇은 교육용 네트워크 로봇인 ‘아이로비 큐’와 ‘제니보’를 어린이 전문교육기관인 한국몬테소리에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연내 4000대 공급을 모두 끝낼 예정이다. 나아가 해외시장에도 첫발을 내디뎠다. 유진로봇은 중국에 지능형 홈 로봇 ‘아이로비큐’를 수출한다. 오는 2009년까지 최소 4000만달러어치 이상 공급할 계획이다. 국민로봇사업단 오 단장은 “해외에서 수출상담이 상당히 많이 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수출길이 더 열릴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정통부 설정선 정보통신정책본부장은 “상용화에 초점을 맞춘 초기 u-로봇이 로봇시장 형성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u-로봇 13종 ‘탄생 신고’
정통부의 지원으로 올해 새롭게 탄생하는 u-로봇은 유아교육, 가정도우미, 엔터테인먼트, 보안로봇 등 13가지다. 지난해 u-로봇 6종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마이크로로봇은 SK텔레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손잡고 휴대폰과 연동하는 모바일연동 감성형 로봇을 선보인다. 이 로봇은 SK텔레콤의 3세대폰을 이용, 집안 상황을 살펴보는 등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디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주문과 안내를 도와주는 외식 도우미 로봇을 만든다. 이 로봇은 손님을 맞아들이고 알아서 좌석예약, 엔터테인먼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컨소시엄에는 KT, CJ푸드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참여한다.
한울로보틱스는 생활·학습도우미 로봇을 선보인다. 이 로봇은 교사를 보조해서 각종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유진로봇은 가정용 로봇 ‘아이로비큐’를 기능을 업그레이드 해 새롭게 내놓는다.
이번에는 유아교육용 보조교사·교재 역할에 초점을 맞춘다. 다사테크도 100여가지 명령어를 알아듣는 강아지로봇 ‘제니보’를 업그레이드해 선보인다. 이밖에 이지로보틱스의 유아교육용 캐릭터 로봇, 하늘아이의 교사보조 로봇, 로보티즈의 엔터테인먼트 로봇, 야호커뮤니케이션의 영상 보안경비 로봇 등이 선보인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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